30. 謝湜이 自蜀之京師할새 過洛而見程子한대 子曰 爾將何之오
曰 將試敎官하노이다 子弗答하신대 湜曰 何如잇고
子曰 吾嘗買婢할새 欲試之러니 其母怒而弗許曰 吾女는 非可試者也라하니
儒者有席上之珍以待聘이어늘 往京就試는 自薦自媒하야 卑陋已甚이니 況求爲人師乎아
乃今有求試而不得者하고 有試輒見斥而易術詭遇者하고
又有全無可試之具어늘 而鑽請干謁하야 巧於營進者하니 蓋不勝江河日下之感矣라
謝湜이 紆其途以見師라가 聞師言而遂止하니 豈非篤學君子로 可爲今世之儀刑(型)者乎아
30. 사식謝湜이 촉蜀으로부터 경사京師에 갈 적에 낙양洛陽을 지나다가 정자程子를 뵙자, 정자程子는 “그대는 장차 어디를 가려는가?” 하고 물었다.
“장차 교관敎官 시험을 보려 합니다.” 하자, 정자程子가 대답하지 않으시니, 사식謝湜은 “어떻습니까?” 하고 다시 물었다.
이에 정자程子가 말씀하기를 “내 일찍이 계집종을 살 적에 시험하려고 하였더니, 그 어미가 노하여 허락하지 않고 말하기를 ‘내 딸은 시험할 수 있는 대상이 아닙니다.’ 하였다.
그대가 지금 남의 스승이 되려고 하면서 교관敎官 시험을 본다면 반드시 이 할미에게 비웃음을 당할 것이다.” 하니, 사식謝湜이 마침내 가지 않았다.
유자儒者는 자리 위의 보배가 되어 초빙을 기다려야 하는데 서울에 가서 응시하는 것은 스스로 천거하고 스스로 매개媒介하는 것이어서 낮고 누추함이 이미 심하니, 더구나 남의 스승이 되기를 구한단 말인가.
정자程子가 계집종을 사는 일을 말씀한 것은 그 풍자함이 간절하다.
“아, 내 딸은 시험할 만한 대상이 아니다.” 하였으니, 할미도 오히려 이런 말을 하는데,
지금 마침내 시험을 보려 하나 얻지 못하는 자가 있으며 시험을 보았으나 그때마다 번번이 낙방하고는 방법을 바꾸어 부정한 방법으로 급제하려는 자가 있고
또 전혀 쓰여질 만한 재능이 없으면서 백방으로 간청하고 청탁하여 교묘히 벼슬길에 나아가기를 경영하는 자가 있으니, 강하江河의 물이 날로 내려가는 느낌을 이길 수 없다.
사식謝湜이 길을 돌아 스승을 뵈러 왔다가 스승의 말씀을 듣고 마침내 응시하려던 것을 중지하였으니, 어찌 학문에 독실한 군자君子로 지금 세상에 의형儀刑(모델)이 될 만한 자가 아니겠는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