臥龍躍馬俱黃土 謂諸葛公孫賢愚共盡 孔丘盜跖俱塵埃 玉環飛燕皆塵土一意 感慨豪蕩 他人所無 - 元 方回, 《瀛奎律髓》 卷1 登覽類
戰伐敗而野哭者約有千家 漁樵樂而夷歌者能有幾處 當此危亂 謂非豪傑不能拯濟
此詩全於起結着意 而向來論詩 止稱五更一聯 倂不知其微意之所在也
蜀都賦云夷歌成章 - 明 王嗣奭, 《杜臆》 卷8
○ 老杜七言律全篇可法者 紫宸殿 退朝 九日 登高 送韓十四 香積寺 玉台觀 登樓 閣夜 崔氏莊 秋興八篇
氣象雄蓋宇宙 法律細入毫芒 自是千秋鼻祖 - 明 胡應麟, 《詩藪》 〈內篇〉 卷5
鼓角夜所聞 星河夜所見 野哭夷歌 將曉所傷感者 末則援古人以自解也
鼓角之聲 當更盡而悲壯 星河之影 映峽水而動搖 皆宵霽之景
思及千古賢愚同歸於盡 則目前人事 遠地音書 亦漫付之寂寥而已 - 淸 仇兆鰲, 《杜詩詳注》 卷18
○ 無首無尾 自成首尾 無轉無接 自成轉結 但見
詩至此而律髓之選法 於是乎窮 - 淸 馮舒, 《瀛奎律髓彙評》 卷1引
오랑캐 노래 여기저기서 어부와 초부들이 부르네
[集評]○ 이 老杜(杜甫)의 夔州詩에서 이른바 〈閣夜〉라는 제목의 ‘閣’은 西閣이다.
‘五更의 북과 호각 소리 비장하고 三峽의 강물에 별그림자 흔들린다.[五更鼓角聲悲壯 三峽星河影動搖]’고 한 연은 시의 기세가 한결같다.
‘제갈량도 공손술도 모두 흙이 되고[臥龍躍馬俱黃土]’는 제갈량과 공손술처럼 어질고 어리석은 이가 모두 죽었음을 말한 것으로 ‘공구와 도척이 모두 먼지가 되었네.[孔丘盜跖俱塵埃]’(〈醉時歌〉), ‘옥환과 비연은 모두 티끌이 되었네.[玉環飛燕皆塵土]’(辛棄疾, 〈摸魚兒〉)와 같은 뜻인데, 감개와 호탕함이 다른 사람에게는 없는 것이다.
○ 한 해가 이미 저물어가는데 시간의 흐름은 빨라 또 짧은 해그림자도 재촉하니 인생은 그 얼마나 되겠는가.
또 내 몸은 멀리 떨어진 곳에 있는데 서리와 눈도 막 그쳐서 추운 밤에 외로이 거하고 있다.
사람의 마음이 즐겁지 않으니 북과 호각 소리는 비장하고, 마음이 편하지 않으니 물에 비친 별그림자는 흔들린다.
전쟁에 패하자 천여 집의 사람들은 들에서 곡하고, 어부와 초부들은 즐거워하며 여기저기서 오랑캐 노래를 잘도 부르는데, 이처럼 위태롭고 어지러운 시기에는 호걸이 아니면 구할 수 없다고 한다.
옛일을 떠올려 얘기해보면 와룡선생(제갈량)도 끝내 약마(공손술)와 함께 흙으로 돌아갔으니 하물며 나 같은 사람이겠는가.
지금 세상사로 논한다면 유리되고 쇠락함이 이미 이와 같은 지경에 이르렀다.
音書는 집안 소식을 말하는데 公家와 京師에서는 집안 소식을 전할 때 반드시 조정의 일을 언급한다.
전해진 음서에도 좋은 소식이 없으니, 모두가 적막하고 쓸쓸할 뿐이다.
세월을 헛되이 보내다가 선배들과 함께 죽을 뿐이다.
마음은 매달린 깃발과 같으니, 어찌 고각과 함께 슬프지 않고 물에 비친 별그림자와 함께 흔들리지 않겠는가.
이 시는 기구와 결구에 주제를 드러낸 것이 완전한데 지금까지 이 시를 논할 때에 ‘五更鼓角聲悲壯 三峽星河影動搖’ 한 연을 칭찬하는 데에 그쳤으니, 그 미묘한 뜻이 어디에 있는지 전혀 모르는 것이다.
‘臥龍躍馬終黃土’ 구는 모두 스스로의 재주를 펼 수 없고 뜻을 펼 수 없다는 데에서 나온 것이요, 제갈량을 비웃는 것이 아니다.
〈촉도부〉에서 말한 ‘오랑캐의 노래가 三章으로 한나라의 덕을 칭송하는구나[夷歌成章]’과 같은 것이다.
○ 老杜(杜甫)의 칠언율시 중에 전편을 법으로 삼을 만한 것은, 〈紫宸殿〉, 〈退朝〉, 〈九日〉, 〈登高〉, 〈送韓十四〉, 〈香積寺〉, 〈玉台觀〉, 〈登樓〉, 〈閣夜〉, 〈崔氏莊〉, 〈秋興八篇〉 등이다.
기상이 웅장하여 우주를 덮고 법도가 세밀하여 털끝에도 들어갈 만하니, 이 때문에 천추의 비조가 된다.
○ 이는 밤에 서각에 있으면서 전란을 슬퍼한 것이다.
앞의 4구는 서각의 밤 풍경이고, 뒤의 4구는 서각에서의 밤의 정취이다.
북과 호각 소리는 밤에 들리는 것, 별은 밤에 보이는 것, 들에서의 곡소리와 오랑캐 노래는 새벽녘에 느끼는 슬픈 감상이고, 마지막에는 고인의 일을 가지고 와 자신의 감정을 풀어내었다.
북과 호각 소리는 오경을 지나 울리니 비장하고, 별그림자는 삼협에 비쳐 흔들리니 모두 눈이 그친 밤 풍경이다.
吳氏가 ‘五更鼓角聲悲壯 三峽星河影動搖’ 구를 읽을 때 아래 두 글자인 悲壯과 動搖를 따로 읽어야 한다고 논하였다.
천고의 賢人과 愚人이 모두 죽기 마련이라는 데 생각이 미치니, 눈앞의 일과 멀리서 오는 소식 역시 적막하고 하염없이 쓸쓸함에 부칠 뿐이다.
○ 머리도 없고 꼬리도 없는데 저절로 머리와 꼬리를 이루었고, 전환도 없고 접속도 없는데 저절로 전환하여 맺게 되었다. (이 시를) ‘비장’과 ‘동요’로 보는 경우가 있는데, 시가 여기에 그친다면 《瀛奎律髓》의 選法이 궁색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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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9 각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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