傳
겨울 12월에
제후齊侯가
고분姑棼에서
유람遊覽하고서 드디어
패구貝丘에서 사냥하였는데,
注+고분姑棼과 패구貝丘는 모두 제齊나라 땅이다. 전田은 사냥이다. 낙안樂安박창현博昌縣 남쪽에 패구貝丘라는 지명이 있다. 큰 돼지 한 마리를 보았다.
종자從者가 “
공자公子팽생彭生입니다.”라고 하니,
注+제양齊襄의 눈에는 큰 돼지로 보이고 종자從者의 눈에는 팽생彭生으로 보인 것이니, 모두 요귀妖鬼의 장난이다.양공襄公은 화를 내며 “팽생이 감히 나타나는가.”라고 하고서 활을 쏘니,
注+[부주]林: 이미 죽은 팽생이 감히 형체形體를 드러내어 나를 보느냐는 말이다. 그 돼지가 사람처럼 서서 울었다.
注+[부주]朱: 그 돼지가 갑자기 사람으로 변하여 서서 운 것이다.
이를 본 제후齊侯는 겁이 나서 수레에서 떨어져 발을 다치고 신발을 잃었다.
사냥에서 돌아온 뒤에
제후齊侯는
도인徒人비費에게 신발을 찾아오도록 하였으나
注+주誅는 책責(요구함)이다.[부주]朱: 도인徒人은 도역인徒役人(수고로운 일을 맡아 하는 인부人夫)이고, 비費는 그의 이름이다. 찾아오지 못하자,
제후齊侯는 그에게 피가 흐르도록 채찍질을 하였다.
비費가 도망해 나오다가 궁문宮門에서 반란군을 만났다.
반란군이 그를 위협해
결박結縛하려 하자,
注+[부주]朱: 역적들이 도인徒人비費를 위협해 결박結縛하려한 것이다.
비費는 “내가 무엇 때문에 그대들을 막겠는가.”라고 하고서 옷을 벗어 피가 흐르는 등을 보이니 역적들이 비費를 신임信任하였다.
비費가 먼저
궁宮으로 들어가기를 요청하여
注+거짓으로 역적을 돕고자 하는 것처럼 꾸민 것이다.양공襄公을 숨겨 놓고 나와서 반란군과 싸우다가
궁문宮門 안에서 죽고,
석지분여石之紛如는 섬돌 밑에서 죽었다.
注+석지분여石之紛如도 제齊나라의 소신小臣이다. 그 또한 싸우다가 죽은 것이다.
반란군이 마침내
궁중宮中으로 들어가서
용상龍床에 앉아 있는
맹양孟陽을 죽이고서
注+맹양孟陽도 소신小臣이다. 양공襄公을 대신해 용상龍床에 앉은 것이다. “이 자는 임금이 아니다. 용모가 같지 않다.
注+[부주]朱: 면모面貌가 양공襄公과 같지 않다는 말이다.”고 하고는
다시 찾다가 문 밑으로 나와 있는
양공襄公의 발을 보고는
注+[부주]林: 양공襄公이 문 뒤에 숨었지만 그 발이 문 밑으로 나왔기 때문에 역적들에게 발각된 것이다. 드디어
양공襄公을
시해弑害하고
공손公孫무지無知를 임금으로 세웠다.
注+경經에 기록한 11월 계미일을 장력長曆으로 추산推算해 보면 11월 6일인데, 전傳에 ‘12월이다.’고 하였으니, 전傳이 틀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