傳
초왕楚王은 다시
위자빙薳子馮을
영윤令尹으로,
공자公子의齮를
사마司馬로,
굴건屈建을
막오莫敖로 삼았다.
注+굴건屈建은 자목子木이다.
위자薳子에게 총애寵愛를 받는 여덟 명이 모두 녹봉祿俸이 없으면서도 말을 많이 소유所有하였다.
얼마 뒤 조회朝會 때에 위자빙薳子馮이 신숙예申叔豫에게 말을 걸자 신숙예申叔豫는 대답도 하지 않고 물러갔다.
위자薳子가 그의 뒤를 따라가니
신숙예申叔豫는
인파人波 속으로 들어갔다.
注+신숙申叔이 위자薳子를 피避한 것은 그와 더불어 말하고 싶지 않아서이다.
또 따라가니 신숙예申叔豫는 드디어 자기의 집으로 돌아갔다.
위자薳子는
조정朝廷에서 물러 나와
신숙예申叔豫의 집으로 가서
注+위자薳子가 신숙申叔의 집으로 가서 그를 만나 본 것이다. 말하기를 “그대가
조정朝廷에서 나에게 세 번
곤욕困辱을 주었으니 나는 두려운 마음이 들어 감히 찾아와 보지 않을 수가 없었다.
注+[부주]朱: 삼곤아三困我는 대답하지 않은 것과, 인파人波 속으로 들어간 것과, 드디어 집으로 돌아간 것을 이른다.
무엇 때문에 나를 미워하는 것인가?”
注+[부주]朱: 나에게 과실過失이 있으면 그대는 사실事實대로 나에게 고告할 것이지, 무엇 때문에 지나치게 미워하여 내 말에 대답도 하지 않느냐는 말이다. 라고 하니,
신숙예申叔豫가 대답하기를 “나는
화禍를
면免하지 못할까 두려웠으니 어찌 감히 당신에게 고할 수 있었겠습니까?”
注+당신과 함께 죄罪를 받게 될까 두려웠기 때문에 감히 당신과 더불어 말하지 않았다는 말이다. 라고 하였다.
위자薳子가 “무엇 때문인가?”라고 묻자, 신숙예申叔豫가 대답하기를 “예전에 관기觀起가 자남子南에게 총애寵愛를 받았는데 자남子南은 이로 인해 죄罪를 얻었고 관기觀起는 거열車裂되었으니 어찌 두렵지 않을 수 있습니까?”라고 하였다.
이 말을 들은
위자빙薳子馮은 스스로 수레를 몰고 돌아올 때 너무 놀라고 두려워서
차도車道도 제대로 찾지 못하였다.
注+위자薳子는 매우 두려워 마음이 수레를 모는 데 있지 않았기 때문이다. [부주]朱: 위자빙薳子馮이 신숙申叔의 말을 듣자 두려운 마음이 들어 스스로 수레를 몰고 돌아올 때 마음이 수레를 모는 데 있지 않았기에 차도車道를 찾아 똑바로 가지 못한 것이다.
집에 돌아와서 여덟 사람에게 말하기를 “내가
신숙예申叔豫를 만났는데 그 분은
注+[부주]朱: 내가 마침 가서 신숙예申叔豫를 만나 보았다는 말이다. 이른바 ‘죽을 사람을 살리고 마른 뼈에 살을 돋게 한다.’
注+죽은 사람을 다시 살리고 백골白骨에 다시 살이 돋아나게 했다는 말이다. 는 사람이다.
나와 알고 지내는 너희들도 이분처럼 나의 잘못을 바로잡는다면 내 밑에 머물러도 좋지만
注+부자夫子는 신숙申叔을 이른다. 부자夫子처럼 한다는 것은 의리義理로써 나를 바로잡는 것을 이른 것이다. 그렇지 않다면
절교絶交하기를
청請하노라.”
注+지止는 서로 모르는 사람처럼 지내는 것이다. 하고서 여덟 사람을 물리쳤다.
그런 뒤에
초왕楚王은
위자薳子를 편안하게 대하였다.
注+사辭는 그들을 물리쳐 보낸 것이다. [부주]朱: 초강왕楚康王이 위자빙薳子馮을 의심하지 않은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