傳
선자宣子에게
옥환玉環이 있었는데, 그 한 짝은
정鄭나라
상인商人에게 있었다.
注+옥환玉環이다. 하나의 박옥璞玉을 둘로 쪼개어 같은 모양으로 깎아 한 쌍雙으로 만든 것이다. [부주]朱: 한기韓起가 가진 옥환玉環 한 짝과 정鄭나라 상인商人이 가진 옥환玉環 한 짝은 대개 한 박옥璞玉을 같은 모양으로 가공加工해 본래 한 쌍으로 만든 것이다. 그러므로 선자宣子가 그 한 짝을 얻어서 짝을 맞추고자 한 것이다.
선자宣子가
정백鄭伯에게 그 한 짝을 구해 주기를 요청하자
注+알謁은 청請함이다. ,
자산子産은 구해 주려 하지 않으며 말하기를 “이는
공가公家의
부고府庫에
수장收藏[守]된
기물器物이 아니니
과군寡君께서는 알지 못하십니다.”고 하였다.
자태숙子太叔과
자우子羽가
자산子産에게 말하기를 “
한자韓子가 많은 것을 요구하는 것이 아니니
注+요구하는 것이 작다는 말이다. 진晉나라에 두마음을 품어서는 안 됩니다.
注+[부주]林: 진晉나라는 여전히 강强하니 휴이攜貳(두마음을 품음)해서는 안 된다는 말이다.
진晉나라와
한자韓子를
박대薄待해서는 안 되니
注+투偸는 박薄이다. [부주]林: 진晉나라는 회맹會盟을 주재主宰하는 나라이고 한자韓子는 집정執政이니 모두 경시輕視하여 박대薄待함이 있어서는 안 된다는 말이다. , 만약 마침
참소讒訴하는 자가 두 나라 사이를
이간離間하고
귀신鬼神이 그
참소讒訴하는 자를 도와
진인晉人의
분노憤怒를 일으키게 한다면
후회後悔한들 무슨 소용이 있겠습니까?
注+[부주]朱: 귀신鬼神도 따라서 참소讒訴하는 자를 도와, 진인晉人이 흉포凶暴하게 분노忿怒하는 마음을 일으키게 한다면 비록 후회後悔해도 미칠 수 없다는 말이다.
그대는 무엇 때문에 옥환玉環 하나를 아껴 대국大國의 미움을 사려 하십니까? 어찌 그 옥환玉環을 구求해 주지 않으십니까?”라고 하자, 자산子産이 말하기를 “나는 진晉나라를 박대薄待하여 두마음을 품는 것이 아니라 끝까지 진晉나라를 섬기고자 해서입니다.
그러므로 주지 않는 것이니, 이것이 충성忠誠과 신의信義이기 때문입니다.
내가 듣건대 ‘
군자君子는 재물이 없는 것을 걱정하지 않고
입조立朝하여 아름다운
명성名聲이 없는 것을 걱정한다.
注+[부주]林: 직위職位에 있으면서 아름다운 명성名聲이 없는 것이 바로 큰 걱정이라는 말이니, 이것은 한자韓子를 말한 것이다. ’고 하고, 내 또 듣건대 ‘나라를 다스림에 있어
대국大國을 섬기고
소국小國을 사랑하지 못하는 것을 걱정하지 않고
예禮로써 자기의
지위地位를
안정安定시키지 못하는 것을 걱정한다.
注+[부주]朱: 예禮로써 그 지위地位를 안정安定시키지 못하는 것이 바로 국가國家의 큰 걱정이라는 말이니, 이 두 구句는 정鄭나라를 말한 것이다. ’고 하였습니다.
대국大國 사람이 소국小國에 명령하여 그 요구하는 것을 다 얻고자 한다면 소국小國이 장차 무슨 수로 그 요구를 다 들어줄 수 있겠습니까?
한 번은 주고 한 번은 주지 않는다면
죄罪를 얻는 것이 더욱 클 것입니다.
注+자滋는 익益(더욱)이다. [부주]朱: 지금은 요구하는 것을 주고, 뒤에는 요구하는 것을 주지 않는다면 대국大國에 죄를 얻는 것이 더욱 클 것이라는 말이다.
대국大國의 요구를 예禮로써 거절하지 않는다면 저들의 요구가 어찌 끝이 있겠습니까?
우리나라는 장차 저들
변방邊方의
성읍城邑이 되어
국가國家의
지위地位를 잃게 될 것입니다.
注+다시 나라가 될 수 없다는 말이다. [부주]朱: 이와 같이 되면 정鄭나라는 진晉나라의 변방邊方의 읍邑이 되어 다시 나라가 될 수 없으니, 이는 정鄭나라 임금이 지위地位를 잃게 된다는 말이다. 이 한 대목은 ‘예禮로써 그 지위地位를 안정安定시키지 못한다.’는 뜻을 다시 해설解說한 것이다.
한자韓子가
명命을 받들고
사신使臣으로 와서
옥환玉環을 요구한다면
탐욕貪慾과
사악邪惡이 심한 것이니 어찌
죄罪가 되지 않겠습니까?
注+[부주]朱: 이 한 대목은 ‘입조立朝하여 아름다운 명성名聲이 없다.’는 뜻을 다시 해설解說한 것이다.
하나의 옥환玉環을 내어줌으로 인해 두 가지 죄罪를 불러, 우리는 국가國家의 지위地位를 잃고 한자韓子는 탐욕貪慾스런 사람이 된다면 무엇 때문에 옥환玉環을 내어주는 일을 하겠습니까?
그리고 또 우리가
옥환玉環으로 인해
죄罪를 산다면 작은 일로 〈큰 죄를 사는 것이〉 아닙니까?
注+예銳는 세소細小(些少)이다. [부주]林: 작은 일로 큰 죄罪를 부른다는 말이다. ”고 하였다.
傳
한자韓子는
상인商人에게
옥환玉環을
구매購買하기로 하여 이미 값을 흥정하였는데
注+[부주]林: 값을 의론하는 일이 이미 끝난 것이다.,
상인商人이
선자宣子에게 “반드시 우리 임금님과
대부大夫에게
고告하여 〈
허가許可를 받으십시오.〉”라고 하였다.
한자韓子가
자산子産에게 청하기를 “전일에 내가
옥환玉環을 구해 주기를 청하였을 때
집정執政께서
도의道義에 맞지 않는다고 하시므로 감히 다시 청하지 않았습니다.
注+복復는 거듭 요구要求함이다. [부주]朱: 집정執政은 자산子産을 이른다. 불의不義는 내가 요구하는 것을 의롭게 여기지 않는다는 말이다.
이제 상인商人에게 그 옥환玉環을 구매購買하기로 하였는데, 상인商人이 ‘반드시 보고하라.’고 하므로 감히 〈허가許可해 주기를〉 청합니다.”고 하였다.
자산子産이 말하기를 “옛날에 우리
선군先君환공桓公께서
상인商人들과 다 함께
주周나라에서 이곳으로 나와서
注+정鄭나라가 본래는 주周나라 기내畿內에 있었는데, 환공桓公이 동쪽으로 옮겨올 때 상인商人들과 함께 옮겨온 것이다. [부주]林: 환공桓公은 처음 봉지封地를 받은 정鄭나라의 첫 번째 임금이다. 交代해가며 서로 짝이 되어
注+용庸은 용用이니, 차례에 따라 번갈아 가며 서로 짝지어 밭을 간 것이다. 이 땅을
개척開拓[艾殺]하고
注+[부주]林: 황폐荒弊해 초목草木이 우거진 이 땅에 초목草木을 베어내고 정리한 것이다. 쑥과 명아주 등을 베어내고
거주居住하면서 대대로 지키기로
맹서盟誓하고서 서로 믿어왔는데,
그 맹서盟誓에 ‘너희들은 나를 배반하지 말라.
나는 너희들의 물건을
강매强買하지 않을 것이며
注+그 물건을 강매强買하지 않겠다는 말이다. 너희들 물건을
구걸求乞하지도
강탈强奪하지도 않을 것이며, 너희들에게 팔아서 이익을 남길
보물寶物이 있다 하더라도 나는 간여하지 않을 것이다.
注+[부주]林: 너희들에게 시장市場에서 이익을 추구追求할 수 있는 진귀珍貴한 보물寶物이 있다 하더라도 우리 정鄭나라 조정朝廷에서는 그 일에 간여하지 않겠다는 말이다. ’고 하였습니다.
이 맹서盟誓를 믿기 때문에 오늘에 이르기까지 서로 지켜왔는데, 지금 그대는 우호友好의 일로 와서 우리에게 상인商人의 물건을 강탈强奪하라고 하십니다.
이는 우리에게 맹서盟誓를 배반背叛하도록 가르치는 것이니 부당不當하지 않습니까?
그대는 옥환玉環을 얻고 제후諸侯를 잃는 짓은 반드시 하지 않으실 것입니다.
만약
대국大國이
명命하여
법法에 없는 물건을 바치게 한다면
注+예藝는 법法이다. 이는 우리
정鄭나라를
진晉나라의
변방邊方읍邑으로 여기는 것이니, 우리는 그렇게 할 수 없습니다.
注+변방邊方읍邑의 일은 하고자 하지 않는다는 말이다.
내가 만약
옥환玉環을 바친다면 그 결과를 알 수 없으므로
注+[부주]林: 만약 나에게 그 옥환玉環을 바치게 하고자 하면 두 나라가 성취成就할 바를 알지 못하겠다는 말이다. [부주]朱: 만약 반드시 우리로 하여금 그 옥환玉環을 바치게 한다면 정鄭나라와 진晉나라는 다시 우호友好를 이룰 수 없다는 말이다. 감히 사사로이 말씀드리는 바입니다.
注+포布는 진술陳述함이다. ”고 하였다.
한자韓子가
옥玉을 사양하며 말하기를 “내가
불민不敏하지만 감히
옥玉을 구하여 두 가지
죄罪를 부르겠습니까?
注+[부주]朱: 어찌 감히 옥玉을 요구해 제후諸侯를 잃고, 정鄭나라를 변비邊鄙로 여기는 두 가지 죄罪를 자취自取하겠느냐는 말이다.
감히 사양하겠습니다.
注+전문傳文은 자산子産은 예禮를 알았고, 선자宣子는 능히 허물을 고쳤다는 것을 말한 것이다. ”고 하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