傳
군자君子는 이에 대해 다음과 같이 논평論評하였다.
“진목공秦穆公이 맹주盟主가 되지 못한 것은 당연하다.
그 이유는 죽으면서도 백성을 버렸기 때문이다.
옛날의 선왕先王들은 세상을 떠나면서도 오히려 후인後人에게 법도法度을 남겼는데, 하물며 백성에게서 선인善人을 빼앗아간다는 말인가?
시詩에 ‘
선인善人이 죽으니 나라가 병든다.’고 하였으니
注+시詩는 《시경詩經》 〈대아大雅첨앙편瞻卬篇〉이다. 선인善人이 죽으면 나라가 병든다는 말이다. 이는 나라에
선인善人이 없음을 말한 것인데
목공穆公은 어째서
선인善人을 빼앗아갔단 말인가?
옛날의
왕자王者는 자기의 생명이
영원永遠하지 못하다는 것을 알았기 때문에 덕과 지혜가 높은 사람[聖哲]을 널리 등용하여
注+덕과 지혜가 높은 사람[聖知]을 관직官職에 세워 목민牧民의 일을 맡긴 것이다.풍성風聲(敎化)을 세우는 일을 맡기고,
注+토지土地의 풍속風俗에 따라 교화敎化하는 법을 세우는 것이다.채물采物을 나누어 주고
注+정기旌旗와 의복衣服은 각각 신분身分에 따라 정해진 제도制度가 있다.선언善言을 기록하고
注+화話는 선善이다. 착한 말로 글을 지어 경계로 남기는 것이다.율도律度를 제정하고
注+율도律度는 종률도량鍾律度量으로 역曆을 만들어 시時를 밝히는 것이다.예극藝極을 선포하고,
注+예藝는 준準이고 극極은 중中이다. 공부貢賦의 수량數量을 정定한 법法을 만든 것이다. 소공昭公 13년 전傳에 “공부貢賦에 법제法制[藝]가 없다.”고 하였고, 또 “공헌貢獻이 끝[極]이 없다.”고 하였다.표의表儀로 인도하고,
注+인引은 도道(導)이다. 표의表儀는 위의威儀와 같다.법제法制를 만들어 주고,
注+[부주]林: 천하天下 사람들에게 길례吉禮‧흉례凶禮‧군례軍禮‧빈례賓禮‧가례嘉禮의 법제法制를 만들어 준 것이다.훈전訓典을 일러 주고
注+훈전訓典은 선왕先王의 글이다.방리防利를 가르치고
注+해악害惡을 막고 이익을 일으키는 것이다.상질常秩을
위임委任하고
注+위委는 임任이다. 상질常秩은 관사官司의 상직常職이다.예칙禮則으로
교도敎導하여
토의土宜를 잃지 않게 하고서
注+[부주]朱: 《주례周禮》에 “토의土宜에 따라 백성들에게 가색稼穡을 가르친다.”고 하였으니, 지리地利에 따라 각각 그 본성本性에 순응順應하게 하는 것이다.중예衆隷가 이를
신뢰信賴한 뒤에 세상을 떠났고,
注+즉卽은 취就이다. [부주]林: 중예衆隷는 관官이나 사士‧농農‧공工‧고賈에 예속된 자들이다. 이들이 모두 그 법을 의뢰依賴한 뒤에 상명上命을 따른다는 말이다.성왕聖王도 이와 같이 하였는데, 지금
목공穆公은 법도를 세워
후사後嗣에게 남겨 주지는 못할망정 또
양신良臣마저 거두어 죽게 하였으니, 남의 윗자리에 있기가 어려울 것이다.”
注+[부주]朱: 지금 진목공秦穆公은 법法을 세워 자손에게 남겨 주지는 못할망정 또 선인善人을 거두어 순장殉葬시켜 죽게 하였으니, 이와 같다면 나라가 병들어 남의 위에 있기가 어려울 것이라는 말이다.
군자君子는 이로써
진秦나라가 다시
동정東征하지 못할 줄을 알았다.
注+다시 동방東方의 제후들을 정토征討하여 패주霸主가 될 수 없다는 말이다.
傳
8월 을해일乙亥日에 진양공晉襄公이 졸卒하였다.
그
태자太子영공靈公이 아직 어리니
진인晉人은
환난患難 때문에 나이 많은 사람을 임금으로 세우고자 하였다.
注+어린 임금을 세우면 난리가 날 것을 우려한 것이다.
조맹趙孟이 말하기를 “
공자公子옹雍을 세워야 한다.
注+조맹趙孟은 조돈趙盾이다. 공자公子옹雍은 문공文公의 아들이고, 양공襄公의 서제庶弟이고 두기杜祁의 아들이다.
그는
선善을 좋아하고 나이가 많은 데다가
선군先君(文公)이
총애寵愛하였으며 또
진秦나라와
친근親近하니
注+[부주]林: 이때 공자公子옹雍은 진秦나라에 벼슬하고 있었고, 또 진晉나라는 진秦나라와의 거리가 가깝다.진秦나라는 우리의 오랜
우호국友好國이다.
注+[부주]林: 진秦나라는 진晉나라와 구생舅甥 사이로 오랜 우호友好가 있다는 말이다.
선善한 사람을 임금으로 세우면 나라가 공고鞏固해지고, 나이 많은 사람을 임금으로 섬기면 순리順理가 되고, 선군先君이 사랑한 사람을 세우면 효도孝道가 되고, 오랜 우호국友好國과 친분親分을 맺으면 나라가 편안해진다.
환난患難 때문에 나이 많은 임금을 세우고자 한다면 이러한 네 가지 덕이 있는 사람을 세워야만 반드시
환난患難이 제거될 것이다.”
注+서抒는 제除이다.고 하니,
가계賈季가 말하기를 “
공자公子악樂을 세우는 것만 못하다.
注+공자公子악樂은 문공文公의 아들이다.
신영辰嬴이 두 임금에게 사랑을 받았으니,
注+신영辰嬴은 회영懷嬴이다. 두 임금은 회공懷公과 문공文公이다. 그 아들을 임금으로 세우면 백성들이 반드시
안정安定될 것이다.”고 하였다.
조맹趙孟이 말하기를 “
신영辰嬴은
신분身分이
미천微賤하여
부인夫人 중에
서열序列이 아홉 번째이니
注+반班은 위차位次이다. [부주]朱: 적부인嫡夫人으로부터 서열序列이 아홉 번째라는 말이다. 그 아들이 무슨
위엄威嚴이 있겠는가?
注+진震은 위威이다.
그리고 또 두 임금에게 사랑을 받은 것은
음탕淫蕩해서이고,
注+[부주]林: 두 임금에게 사랑을 받은 것은 음탕淫蕩[淫邪]했기 때문이라는 말이다.선군先君의 아들이 되어
대국大國으로 가서 벼슬을 구하지 않고 작은 나라로 가서 있는 것은
성정性情이 편벽되고
식견識見이
고루固陋(僻陋)해서이다.
注+[부주]林: 문공文公의 아들로서 대국大國으로 가서 벼슬을 구하지 않고 소국小國인 진陳나라에 벼슬한 것은 벽루僻陋했기 때문이라는 말이다.
어미는 음탕하고 아들은 벽루僻陋하니 위엄이 없고, 진陳나라는 작은 나라로 멀리 있으니 우리의 도움이 되지 못할 것이데, 장차 무엇으로 백성을 안정시킨다는 말인가?
두기杜祁는
양공襄公 때문에
핍길偪姞에게
서열序列을 사양하여 자기의 위가 되게 하고,
注+두기杜祁는 두백杜伯의 후손으로 기성祁姓이다. 핍길偪姞은 길성姞姓의 여자인데, 그가 낳은 아들 진양공晉襄公이 세자世子가 되었기 때문에 두기杜祁가 그에게 서열序列을 사양하여 자기의 위가 되게 한 것이다.적인狄人 때문에
계외季隗에게 서열을 사양하고 자기는 그 다음이 되었다.
그러므로 서열이 4
위位가 된 것이다.
注+계외季隗는 문공文公이 적狄에 의탁依託해 있을 때의 아내였기 때문에 다시 서열을 양보한 것이다. 그렇다면 두기杜祁의 본래의 서열은 두 번째이다.
선군先君께서 이 때문에 그 아들을
총애寵愛하여
진秦나라로 보내 벼슬시켜
아경亞卿이 되게 하셨다.
注+아亞는 버금[次]이다. 그가 현賢하기 때문에 지위가 높다는 것을 말한 것이다.
진秦나라는 큰 나라로서 가까운 거리에 있으니 충분히 우리의 도움이 될 수 있고, 어머니는 의롭고 아들은 선군先君의 총애를 받았으니 충분히 백성을 위복威服시킬 수 있다.
그를 세우는 것이 옳지 않겠는가?”
注+[부주]朱: 핍길偪姞에게 사양하고 계외季隗를 섬겼기 때문에 ‘모의母義’라고 한 것이고, 선군先君이 그 아들을 총애하였기 때문에 ‘자애子愛’라고 한 것이다.라 하고서,
선멸先蔑과
사회士會를 보내어
진秦나라로 가서
공자公子옹雍을 맞이해 오게 하였다.
注+선멸先蔑은 사백士伯이고 사회士會는 수계隨季이다.
가계賈季도
진陳나라로 사람을 보내어
공자公子악樂을 불러오게 하였는데
조맹趙孟이 사람을 보내어
공자公子악樂을
비郫에서 죽였다.
注+비郫는 진晉나라 땅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