傳
이때
악환자樂桓子가
조문자趙文子의
보좌輔佐였는데
注+환자桓子는 악왕부樂王鮒이다. 상相은 보좌輔佐이다. ,
숙손표叔孫豹에게
재물財物을
요구要求하고자 하여 그를 위해
조문자趙文子에게
사면赦免을
청請하고는
注+[부주]林: 숙손표叔孫豹를 위하여 〈조문자趙文子에게〉 그의 죄罪를 사면赦免하기를 청請한 것이다. 사람을 보내어
숙손표叔孫豹에게
대帶(띠)를 달라고
요청要請하니
注+재물財物을 요구要求한다고 분명히 짚어 말하기 곤난困難하기 때문에 ‘띠’를 달라는 말로 핑계 댄 것이다. ,
숙손표叔孫豹는 주지 않았다.
그러자
양기경梁其踁이 말하기를 “
재물財物을 써서 몸을
보호保護[藩]할 수 있다면 무엇이 아까울 게 있습니까?”
注+양기경梁其踁은 숙손표叔孫豹의 가신家臣이다. [부주]林: 사람이 재물財物을 소유所有하는 것은 자기 몸을 보위保衛하기 위함이라는 말이다. 라고 하니,
숙손표叔孫豹가 말하기를 “
제후諸侯의
회맹會盟은
사직社稷을
보위保衛하기 위함인데, 내가
재물財物로써
화禍를
면免한다면
노魯나라가 반드시
공벌攻伐을 당할 것이니
注+그 나라 사자使者를 죽이지 않으면 반드시 그 나라를 칠 것이라는 말이다. , 이는 나라에
화禍를 끼치는 짓이다.
사람이 담장을
설치設置하는 것은
악예惡穢(불미스러운 일들)를
엄폐掩蔽하기 위함인데
注+내가 국위國衛(나라를 보위保衛하는 신하臣下)가 된 것이 담장이 인폐人蔽(人家에 오예汚穢를 엄폐掩蔽하는 장벽障壁)가 된 것과 같다는 것을 비유한 것이다. , 담장이 갈라지고 무너진다면 이것이 누구의
죄罪이겠는가?
注+죄罪가 담장에 있다는 말이다. [부주]林: 이미 원장垣牆으로서 틈이 생겨 〈안을〉 엿볼 수 있고, 무너져서 넘을 수 있다면 〈이는 악예惡穢를 엄폐掩蔽할 수 없으니, 그 허물이 담장에 있다는 말이다.〉
내가
국가國家를
보위保衛하겠다고 와서 도리어
국가國家에
화난禍難을 끼친다면
注+[부주]林: 이미 국위國衛(國家를 보위保衛하는 신하)가 되어 국가의 악예惡穢를 드러낸다면 〈나의 죄罪가 담장보다 더욱 심하다는 말이다.〉 나의
죄罪는 담장이 〈무너져서 담장 구실을 하지 못하는〉
죄罪보다 심하다.
注+죄罪가 담장보다 심하다는 말이다.
비록
계손季孫이 원망스럽기는 하지만 우리
노魯나라야 무슨
죄罪가 있느냐?
注+계손季孫이 거莒나라를 침벌侵伐한 것을 원망한다는 말이다.
숙손叔孫은
출사出使의 일을 맡고
계손季孫은
처수處守(國內에 남아서 나라를 지킴)의 일을 맡은 것은 그
유래由來가 오래되었으니, 내 또 누구를 원망하겠는가?
注+계손季孫이 나라 지키는 일을 맡고 숙손叔孫이 출사出使의 일을 맡은 것은 그 유래由來가 오래되었으니, 지금 죽임을 당한다 하더라도 원망하는 바가 없다는 말이다.
그러나
악왕부樂王鮒는
재물財物을 좋아하니 주지 않으면
요구要求를 그치지 않을 것이다.”
注+[부주]林: 악왕부樂王鮒는 재물財物을 좋아하니 만약 대帶를 주지 않는다면 그 또한 요구要求를 그치려 하지 않을 것이라는 말이다. 고 하고서
악왕부樂王鮒가 보낸
사자使者를 불러 치마를 찢어 주며 말하기를 “띠가 다 없어졌으므로 〈치마폭을 찢어 보냅니다.〉”
注+띠가 편진褊盡하였기 때문에 치마폭을 찢어 보낸다고 말하여 거역拒逆하지 않는 뜻을 보인 것이다. 고 하였다.
조맹趙孟이 이 말을 듣고 말하기를 “
환난患難에
임臨해서도 나라를 잊지 않은 것은
충성忠誠이고
注+노魯나라가 무슨 죄罪가 있느냐고 한 말을 이른다. ,
위난危難이 미칠 것을 생각하면서도
사신使臣의
직무職務를
포기抛棄[越官]하지 않은 것은
신의信義이고
注+숙손叔孫이 출사出使를 맡고 계손季孫이 처수處守를 맡았다고 한 말을 이른다. ,
국가國家의
이익利益을 꾀해 죽음을 돌아보지 않는 것은
정절貞節(굳은 절개)이고
注+재물財物로써 화禍를 면免하려 하지 않은 것을 이른다. , 이 세 가지를
주의主義로 삼기를
계획計劃한 것은
의리義理이다.
注+세 가지는 충忠과 신信과 정貞이다.
숙손표叔孫豹는 이 네 가지를 가진 사람이니 죽여서야 되겠는가?”
注+의義까지 아우르면 네 가지가 된다. 라고 하고서, 이에
초인楚人에게
요청要請해 말하기를 “
노魯나라에 비록
죄罪가 있으나, 그
집사執事(叔孫豹를 이름)가
화난禍難을
피避하지 않고
注+집사執事는 숙손표叔孫豹를 이른다. 초楚나라의
위엄威嚴을 두려워하여
명命을 공경히 받드니
注+감히 죽음을 피하지 않은 것을 이른다. , 그대가 만약 그를
사면赦免한다면 그대의
좌우左右를
권면勸勉할 수 있을 것입니다.
그대의
군리群吏가
국내國內에서는 궂은일을
피避하지 않고
注+오汚는 수고로운 일이다. 국외國外에 나가서는
화난禍難을 피하지 않는다면
注+구차하게 화난禍難을 면免하려 하지 않는 것이다. 초楚나라에 무슨 걱정이 있겠습니까?
걱정거리가 생기는 것은 관리官吏들이 궂은일을 피하고 하지 않으며, 화난禍難을 피하고 직무職務를 지키지 않는 데서 유래由來하니, 이 두 가지 일을 능히 해낸다면 또 무슨 걱정이 생기겠습니까?
그런데 이 두 가지 일을 능히 해낸 사람을
안정安定시키지 않는다면 그 누가 그대를 따르겠습니까?
注+현능賢能한 사람을 안정安靖시키면 대중大衆이 붙좇는다는 말이다.
노魯나라
숙손표叔孫豹는 이 두 일을 능히 해냈다고 할 수 있으니, 그를
사면赦免하여 그 일을 능히 해낸 자를
안정安靖시키기를
청請합니다.
注+[부주]林: 숙손叔孫의 주륙誅戮를 사면赦免하여 현능賢能한 사람을 안정安靖시키기를 청請한 것이다.
그대가
회맹會盟에 와서
죄罪 있는 나라를 용서하고
注+노魯나라를 치지 않는 것이다. 또 그 나라의
현자賢者를
포상褒賞한다면
注+숙손叔孫을 사면赦免하는 것이다. 제후諸侯 중에 그 누가 기쁜 마음으로
초楚나라를 바라보며
귀의歸依하여 멀리 있는
초楚나라를 가까운 이웃 나라처럼 여기지 않겠습니까?
注+[부주]林: 근로勤勞를 꺼리지 않고 초楚나라를 섬길 것이라는 말이다.
강역疆埸(國境)의
읍邑은 한때는 저쪽 나라에 붙기도 하고 한때는 이쪽 나라에 붙기도 하니, 어찌
일정一定한
주인主人이 있겠습니까?
注+오늘날 쇠란衰亂한 세상에는 강역疆埸에 정定해진 주인主人이 없다는 말이다.
옛날
삼왕三王과
오패五伯의
정령政令에
注+삼왕三王과 오패五伯의 영덕令德이 있을 때라는 말이다. 나라의
봉강封疆(國境)을
획정劃定하여
注+인引은 정正이니 봉강封疆의 경계境界를 바로잡는 것이다. 관부官府를 세우고
注+수樹는 세우는 것이니, 관부官府를 세워 나라를 지킨 것이다. ,
봉강封疆을
표시表示하는
정기旌旗를 세워
注+정기旌旗를 세워 귀천貴賤을 표시表示한 것이다. 제도制度와
법령法令을 드러내고
注+제후諸侯를 위해 제도制度와 법령法令을 만들어 서로 침범侵犯하지 못하게 한 것이다. ,
봉강封疆을 넘으면
형벌刑罰을 내렸으되, 오히려
봉강封疆이 한결같지 않았습니다.
그러므로
우순虞舜 때에
삼묘三苗의
난亂이 있었고
注+삼묘三苗는 도철饕餮로 삼위三危로 추방追放된 자이다. ,
하夏나라 때에
관국觀國과
호국扈國의
난亂이 있었고
注+관국觀國은 지금의 돈구頓丘위현衛縣이고, 호국扈國은 시평始平호현鄠縣에 있었다. 서서書序에 “계啓가 유호有扈와 감甘의 교야郊野에서 전쟁戰爭하였다.”고 하였다. ,
상商나라 때에
선국姺國과
비국邳國의
난亂이 있었고
注+두 나라는 상商나라의 제후諸侯이다. 비邳는 지금의 하비현下邳縣이다. ,
주周나라 때에
서국徐國과
엄국奄國의
난亂이 있었습니다.
注+두 나라는 모두 영성嬴姓이다. 서서書序에 “성왕成王이 회이淮夷를 정벌征伐하고서 드디어 엄국奄國을 멸滅[踐]하였다.”고 하였다. 서徐는 곧 회이淮夷이다.
세상에
성왕聖王[令王]이 없어진 뒤로
제후諸侯가
패권霸權을 다투어[逐進]
注+축逐은 경競과 같다. 번갈아 가며
회맹會盟을
주관主管하였으니, 어찌 또
각국各國의
봉강封疆이 한결같을 수 있었겠습니까?
注+강약彊弱이 무상無常하기 때문에 번갈아 가며 회맹會盟을 주관主管한 것이다. [부주]林: 압狎은 경更(번갈아)이다.
큰일을 걱정하고 작은 일을 용서[舍]한다면
맹주盟主가 될 수 있으니
注+큰일은 찬시簒弑와 멸망滅亡의 화禍를 이른다. [부주]林: 작은 일은 전벌戰伐침탈侵奪 같은 일이다. , 작은 일을 다스릴 게 뭐 있겠습니까?
注+작은 일을 다스릴 게 뭐 있느냐는 말이다.
변경邊境이 침삭侵削(侵奪)당하는 일이 어느 나란들 없겠습니까?
그러니
제맹齊盟을
주관主管하는 자가 어찌 다 다스릴 수 있겠습니까?
注+변辯은 치治이다.
가령
오吳나라와
백복百濮(濮水 가에 사는
부족部族)에
초楚나라가 쳐들어갈 수 있는
기회機會가 생긴다면
초楚나라의
집사執事가 어찌
맹약盟約을 생각하겠습니까?
注+오吳나라는 초楚나라 동쪽에 있고, 백복百濮은 초楚나라 남쪽에 있다. 지금 건녕군建寧郡 남쪽에 복이濮夷가 있다. 흔釁은 허물이다. [부주]朱: 오吳나라는 초楚나라 동쪽에 있고, 복濮은 초楚나라 남쪽에 있다. 두 나라에 만약 초楚나라가 쳐들어갈 수 있는 기회機會가 생긴다면 초楚나라의 집정執政이 된 자가 어찌 다시 전쟁戰爭을 정지停止하기로 한 맹약盟約을 생각하여 그 기회機會를 이용利用해 그 땅을 취取하지 않겠느냐고 가정假定해 말한 것이다.
거莒나라
봉강封疆의 일은
초楚나라가
간여干與해 알 일이 아니니
제후諸侯를 번거롭게 하지 않는 것이 좋지 않겠습니까?
注+[부주]林: 제후諸侯를 번거롭게 하여 가서 노魯나라의 죄罪를 토벌討伐하게 하지 않는 것이다.
거莒나라와
노魯나라가
운읍鄆邑을 다툰 지는 오래이니, 만약
거莒나라의
사직社稷에 큰
위해危害가 없다면
거莒나라를
보호保護하지 않는 것이 좋습니다.
注+항亢은 막는 것이다. [부주]林: 만약 거莒나라 사직社稷에 큰 위해危害가 되지 않았다면 반드시 거莒나라를 위해 노군魯軍을 방어防禦하지 않는 것이 좋다는 말이다.
제후諸侯의 번거로움을 없애 주고
선善한 사람을
사면赦免한다면
注+[부주]林: 번거롭고 자잘한 일을 버리고 선량善良한 사람을 용서하는 것이다. 사람들이 앞 다투어 서로
선善을
권면勸勉하지 않는 자가 없을 것입니다.
그러니 그대는 깊이 생각하기 바랍니다.”고 하고서, 초인楚人에게 굳이 청請하니, 초인楚人이 허락하거늘 이에 숙손표叔孫豹를 방면放免하였다.
傳
천왕天王이 유정공劉定公을 영읍潁邑으로 보내어 조맹趙孟을 위로慰勞하게 하였다.
두 사람이
낙예雒汭에 머물렀는데
注+왕王은 주경왕周景王이다. 정공定公은 유하劉夏이다. 영수潁水는 양성현陽城縣에서 발원發源한다. 낙예雒汭는 하남河南공현鞏縣 남쪽에 있다. 물이 굽이쳐 흐르는 곳을 ‘예汭’라 한다. ,
유자劉子가 말하기를 “아름답도다.
우왕禹王의
공적功績이여!
注+하수河水와 낙수雒水를 보고서 우왕禹王이 〈치수治水〉한 공덕功德을 생각한 것이다.
그 밝은 덕德이 먼 후세後世에까지 입혀졌구려.
만약 그때 우왕禹王이 없었다면 우리는 아마도 어류魚類가 되었을 것이오.
나와 그대가
면관冕冠을 쓰고
단위端委(禮服)를 입고서 백성을 다스리고
제후諸侯를
통치統治하는 것은 모두
우왕禹王의
공덕功德이니
注+변면弁冕은 관冠이고 단위端委는 예복禮服이다. 오늘날 함께 예복禮服을 입고 면관冕冠을 쓰고서 국가國家를 소유所有하게 된 것은 모두 우왕禹王의 공덕功德에서 유래由來한 것이라는 말이다. , 그대는 어찌하여 먼 옛날의
우왕禹王의
공덕功德을
계승繼承[績]하여 크게 백성을
보호保護하지 않습니까?”
注+조맹趙孟에게 우왕禹王의 공덕功德을 계승繼承[纂]하도록 권면勸勉한 것이다. 라고 하니,
조맹趙孟이 대답하기를 “이 늙은이는
죄罪를
범犯할까만을 두려워할 뿐이니, 어찌 먼 앞날을 걱정할 수 있겠습니까?
注+[부주]朱: 나는 난세亂世를 당하여 죄罪에서 면免하지 못할까 두려우니, 어찌 생각이 후세後世에 미칠 수 있겠느냐는 말이다.
우리 같은 사람은 구차하게
세월歲月만 보내며
注+[부주]林: 우리는 목전目前의 안일安逸만을 탐貪하며 녹祿이나 훔쳐 먹는 무리라는 말이다. 아침에 저녁의 일도 생각할 수 없으니, 어찌 먼 앞날을 생각하겠습니까?”
注+구차히 목전目前의 위기危機나 면免하고자 하니, 장구長久한 앞일을 생각할 수 없다는 말이다. 라고 하였다.
유자劉子가 돌아가서
주왕周王에게 다음과 같이 말하였다.
注+[부주]林: 조맹趙孟의 말을 경왕景王에게 고告한 것이다.
“
속담俗談에 이른바 ‘늙으면 지혜로워지지만
혼모昏耄(정신이 흐려 혼란함)가 뒤따른다.’는 말은
注+80세歲를 ‘모耄’라 하는데, 모耄는 난亂이다. [부주]林: 사람이 노년老年에 이르면 당연히 지식智識이 있게 마련인데, 조맹趙孟은 도리어 모란耄亂(늙어서 정신이 혼란함)이 미쳤다는 말이다. 아마도
조맹趙孟의 경우를 이른 듯합니다.
조맹趙孟은
진晉나라의
정경正卿으로
제후諸侯의 일을
주재主宰하면서
복례僕隷와 일반으로 아침에 저녁의 일을 생각하지 않으니
注+조맹趙孟은 스스로 천인賤人에 비유하여 백성의 고통苦痛을 걱정할 마음이 없다는 것을 말한 것이다. ,
신神과 백성을 버린 것입니다.
注+백성은 신神의 주인主人인데, 백성의 고통苦痛을 걱정하지 않기 때문에 신神과 인민人民이 모두 조맹趙孟을 버린다는 말이다.
신神이 노怒하고 백성이 배반背叛할 것이니, 어찌 오래갈 수 있겠습니까?
조맹趙孟이 다시
명년明年을 맞지 못할 것입니다.
注+장차 죽을 것이니 다시 명년明年을 볼 수 없을 것이라는 말이다.
신神이 노怒하면 제사祭祀를 흠향歆饗하지 않고, 백성이 배반背叛하면 일을 하지 않습니다.
제사祭祀와 일이 뜻대로 되지 않는다면
注+[부주]林: 제사祭祀와 사공事功(일의 성과成果)을 신神과 사람이 모두 따라주지 않는다는 말이다. 또 어찌
명년明年을 맞을 수 있겠습니까?”
注+이해 겨울에 조맹趙孟이 죽은 장본張本이다.
傳
정鄭나라
서오범徐吾犯의 누이동생이
미녀美女였다.
注+서오범徐吾犯은 정鄭나라 대부이다.
공손公孫초楚가 이미
빙문聘問하였는데
注+초楚는 자남子南이니, 정목공鄭穆公의 손자孫子이다. ,
공손公孫흑黑이 또 사람을 보내어 강제로
위금委禽(納采)하니
注+금禽은 기러기인데, 납채納采할 때 기러기를 사용使用한다. ,
서오범徐吾犯은 겁이 나서
자산子産에게 이 사실을
고告하였다.
그러자
자산子産이 말하기를 “이는
국가國家에
정령政令이 없기 때문이다.
注+[부주]林: 이것은 정鄭나라에 정령政令이 바르지 못해 생긴 일이라는 말이다.
그대가 걱정할 일이 아니니, 그대가 주고 싶은 자에게 주라.”고 하였다.
서오범徐吾犯은 두 사람을 초청招請하여 누이로 하여금 스스로 선택選擇하게 하기를 요청要請하니, 두 사람 모두 허락許諾하였다.
자석子晳은
화려華麗하게 차려 입고
서오범徐吾犯의 집으로 들어가서
폐백幣帛을
당상堂上에 펼쳐놓고 나가고
注+폐백幣帛을 벌려놓은 것이다. 자석子晳은 공손公孫흑黑이다. ,
자남子南은
군복軍服을 입고 들어가서
좌우左右를 향해 화살 두 대를 쏘고는
注+[부주]林: 궁시弓矢를 끼고서 달리면서 좌우左右로 쏜 것이다. 뛰어올라 수레를 타고서 나갔다.
注+[부주]朱: 먼저 가거駕車(乘車)를 달리게 하고서 그 수레에 뛰어올라 타고서 나아간 것이다.
여인女人이 방안에서 이들의 모습을 보고서 말하기를 “
자석子晳도 진실로 아름다우나,
자남子南이
장부丈夫답다.
注+장부丈夫답다는 말이다.
장부丈夫는
장부丈夫답고
부녀婦女는
부녀婦女다운 것이 이른바 ‘
순리順理’이다.”고 하니
注+[부주]朱: 장부丈夫는 강강剛强해야 하고, 부녀婦女는 유약柔弱해야 한다는 말이다. ,
서오범徐吾犯은 그녀를
자남씨子南氏에게 시집보냈다.
자석子晳은
노怒하여 얼마 뒤에 속에 갑옷을 입고 가서
자남子南을 만나
注+[부주]朱: 자석子晳이 활집과 전통箭筒에 궁시弓矢를 넣고, 갑옷을 입고서 자남子南을 만나 본 것이다. 그를 죽이고 그 아내를
탈취奪取하고자 하자,
자남子南은 이를 알고 창을 들고
자석子晳을 뒤쫓아 네거리까지 가서 창으로 쳤다.
注+충衝은 길이 사방으로 교차交叉하는 곳이다.
자석子晳은 상처를 입고 돌아가서 대부大夫들에게 고告하기를 “나는 좋은 뜻으로 그를 만났으니, 그에게 다른 뜻이 있는 줄을 몰랐습니다.
그러므로 상처를 입은 것입니다.”
注+[부주]朱: 나는 좋은 뜻으로 자남子南을 만났고, 자남子南이 나를 해치고자 하는 줄을 몰랐다는 말이다. 고 하였다.
傳
진후晉侯가 병病을 앓으니, 정백鄭伯이 공손公孫교僑(子産)를 진晉나라에 보내어 빙문聘問하고 또 문병問病하게 하였다.
숙향叔向이 자산子産에게 묻기를 “우리 임금님의 병환病患이 위독危篤[病]합니다.
복인卜人은 ‘
실침實沈과
대태臺駘가 빌미가 되었다.’
注+[부주]林: 두 신神이 화禍가 된 것이 복조卜兆에 드러난 것을 이른다. 고 하는데,
태사太史는 그것이 무엇인지를 모르니, 감히 묻습니다. 이것이 무슨
신神입니까?”라고 하니,
자산子産이 말하기를 “옛날
고신씨高辛氏에게 두 아들이 있었으니 큰 아들은
알백閼伯이고 작은 아들은
실침實沈이었습니다.
注+고신高辛은 제곡帝嚳이다.
그들은
광림曠林에 살면서 서로 사이가 좋지 못하여
注+광림曠林은 소재지所在地를 알 수 없어 주해註解하지 않았다. [부주]林: 두 아들이 서로 사이가 좋지 않았다는 말이다. 날마다
간과干戈를 사용해 서로
공격攻擊하니
注+심尋은 사용使用이다. ,
후제后帝(堯)는 그들을 좋지 않게 여겨
注+후제后帝는 요堯이다. 장臧은 선善이다. 알백閼伯을
상구商丘로 옮겨
진성辰星(大火星)의
제사祭祀를
주관主管하게 하였더니
注+상구商丘는 송宋나라 땅이다. 진성辰星의 제사祭祀를 주관主管한 것이다. 진성辰星은 대화성大火星이다. ,
상인商人이 이 일을
인습因襲하였습니다.
注+상인商人은 탕왕湯王의 선조先祖상토相土이다. 상구商丘를 봉지封地로 받아 알백閼伯의 옛 나라를 이어 진성辰星의 제사祭祀를 주관主管한 것이다.
그러므로 진성辰星이 상商나라의 별이 된 것입니다.
실침實沈을
대하大夏로 옮겨
삼성參星의
제사祭祀를
주관主管하게 하였더니
注+대하大夏는 지금의 진양현晉陽縣이다. ,
당인唐人이 이 일을
인습因襲하여
하왕조夏王朝와
상왕조商王朝에
복종服從해 섬겼습니다.
注+당인唐人은 유루劉累등等이다. 〈그러나〉 누累는 노현魯縣으로 옮겼으니, 여기에 〈말한 당인唐人은〉 대하大夏에 있는 자들을 이른다.
당唐나라
말세末世의 임금이
당숙우唐叔虞이었습니다.
注+당인唐人의 말세末世에 그 임금이 숙우叔虞이다.
무왕武王의
후비后妃읍강邑姜이
태숙太叔을
임신姙娠할 때를 당하여
注+읍강邑姜은 무왕武王의 왕후王后로 제齊나라 태공太公의 딸이다. 잉태孕胎를 진震이라 한다. 태숙太叔은 성왕成王의 아우 숙우叔虞이다. , 꿈에
천제天帝가
읍강邑姜에게 ‘내가 너의 아들을
우虞로
명명命名하고서
注+제帝는 천제天帝이다. 당군唐君의 이름을 취取한 것이다. , 장차 이 아이에게
당唐나라를 주어
삼성參星분야分野의 땅을
귀속歸屬시켜
注+[부주]林: 그에게 삼성參星분야分野의 땅을 귀속歸屬시키겠다는 말이다. 자손子孫을
번육蕃育(繁昌)하게 하려 한다.’고 하였습니다.
출생出生함에 미쳐 손바닥에 ‘
우虞’자 모양의 무늬가 있으니, 드디어 ‘
우虞’로 이름을 지었습니다.
注+[부주]林: 드디어 〈당군唐君의 이름을 취取하여〉 태숙太叔의 이름을 ‘우虞’로 지은 것이다.
성왕成王에 미쳐
당국唐國을
멸滅하고
태숙太叔을 그곳에
봉封하였으므로
삼성參星이
진晉나라의 별이 된 것입니다.
注+숙우叔虞를 당唐에 봉封하였으니, 이가 진후晉侯이다. [부주]林: 진晉나라가 당唐나라 땅에 거주居住하며 삼성參星분야分野의 땅을 통속統屬하였기 때문에 삼성參星이 진晉나라의 주성主星이 된 것이다.
이로써 보면 실침實沈은 삼성參星의 신神입니다.
옛날에
금천씨金天氏의
후예後裔에
매昧라는 자가 있었더니,
현명사玄冥師가 되어
윤격允格과
대태臺駘 두 아들을 낳았습니다.
注+금천씨金天氏는 제帝소호少皥이다. 예裔는 원遠이다. 현명玄冥은 수관水官이니, 매昧가 수관水官의 장長이 된 것이다. [부주]林: 사師는 장長이다. 매昧가 두 아들을 낳았는데, 큰아들이 윤격允格이고 작은아들이 대태臺駘이다.
대태臺駘는 능히 그
세업世業을
계승繼承하여
注+매昧의 업業을 계승繼承한 것이다. 분수汾水와
조수洮水를
소통疏通시키고
注+선宣은 통通과 같다. 분조汾洮는 두 물의 이름이다. 대택大澤에
제방堤防을 쌓아
注+제방堤防을 쌓아 물을 막은 것이다. 광대廣大한
평원平原에
인민人民들을 편히 살게 하니,
제帝(顓頊)가
注+대원大原은 진양晉陽이니, 대태臺駘가 거주居住한 곳이다. 이를
가상嘉尙히 여겨 그를
분천汾川에
봉封하였으므로
注+제帝는 전욱顓頊이다. 〈그
후손後孫인〉
심국沈國‧
사국姒國‧
욕국蓐國‧
황국黃國이 실로 그
제사祭祀를 대대로 지내왔는데
注+네 나라는 대태臺駘의 후손後孫이다. , 지금
진晉나라가
분수汾水일대一帶를
주재主宰(統治)하면서 이 네 나라들을
멸滅하였습니다.
注+네 나라를 멸망滅亡시킨 것이다. [부주]林: 진晉나라가 분천汾川의 땅을 점유占有(主有)한 것이다.
이로써 보면 대태臺駘는 분수汾水의 신神입니다.
그러나 이 두
신神은
진군晉君의
신병身病과는
무관無關합니다.
注+[부주]林: 그러나 이 두 신神이 내린 재앙災殃과 복福이 국군國君의 신상身上에 미쳐 그 질병疾病이 생긴 것이 아니라는 말이다.
장마와 가뭄과 전염병 등의
재해災害가 있으면 이에
산천山川의
신神에게
영제禜祭를 지내고
注+수한水旱 등의 재해災害가 있으면 산천山川의 신神에게 영제禜祭를 지낸다는 말이다. 산천山川의 신神은 대태臺駘 같은 자이다. 《주례周禮》 〈춘관春官대축大祝〉의 육기六祈 중에 네 번째가 영제禜祭인데, 땅을 고르고 표기表旗를 세우고서 폐백幣帛을 사용해 제사祭祀하여 복상福祥을 기구祈求하는 것이다. , 눈과 서리, 바람과 비 등이 철을 잃으면 이에
일월성신日月星辰의
신神에게
영제禜祭를 지냅니다.
注+성신星辰의 신神은 실침實沈 같은 것이다.
진군晉君의
신병身病으로 말하면
출입出入,
음식飮食,
애락哀樂의 일로 인해 생긴 것이니
注+[부주]林: 출입出入, 음식飮食, 애락哀樂에 절도節度를 잃어 빚어진 일이라는 말이다. ,
산천山川이나
성신星辰의
신神이 또 어찌 병을 줄 수 있겠습니까?
注+실침實沈과 대태臺駘가 진군晉君의 병病이 되지 않았다는 말이다.
내가 듣건대
군자君子는
사시四時(朝時,
주시晝時,
석시夕時,
야시夜時)의 일이 있어, 아침에는
국정國政을
처리處理하고
注+국정國政을 처리處理하는 것이다. 낮에는
자문諮問을 구하고
注+가부可否를 묻는 것이다. , 저녁에는
정령政令을
수정修正하고
注+시행施行할 일을 생각하는 것이다. , 밤에는 몸을 편히 쉰다고 합니다.
이에
체내體內의 기운을
절제節制하기도 하고
발산發散하기도 하여
注+선宣은 발산發散하는 것이다. [부주]朱: 이 네 시절時節의 일을 함으로써 노고勞苦와 안정安靜을 번갈아 하여 그 기운을 발산發散하는 것이다. , 기운이 막히거나
적체積滯되어 몸을 파리하게 하지도
注+추湫는 집集이고 저底는 체滯이다. 노露는 이羸이다. 한 가지 일만을 오로지 마음을 쓰면 몸이 파리해진다는 말이다. , 마음이 밝지 않아 모든 일에
혼란昏亂이 있게 하지도 말아야 하는데
注+자玆는 차此이다. 상爽은 명明이다. 백도百度는 백사百事의 절도節度이다. , 지금 임금님은 마음을 오로지 한 곳에만 써서
병病이 생긴 것이 아닌지요.
注+네 시간時間에 오로지 한 가지 일에만 마음을 쓰는 것이다. [부주]林: 지금 진군晉君은 여색女色에 현혹眩惑하여 네 시간時間을 오로지 여색女色을 탐하는 일에 썼기 때문이 아니냐는 말이다.
내가 또 듣건대
내관內官(妃嬪)은
동성同姓을
취取하지 않는다고 하니
注+내관內官은 빈어嬪御(妃嬪과 시첩侍妾)이다. , 〈그 이유는〉 그 사이에서 태어난 자식은
생산生産이
번성蕃盛하지 못하고
注+식殖은 장長(자람)이다. [부주]林: 남녀男女(夫婦)가 동성同姓이면 비록 생산生産하더라도 장식長殖(成長하거나 번식繁殖)할 수 없다는 말이다. ,
애정愛情[美]이 먼저 〈한 사람에게〉 다 쏠리면 서로에게
병病이 생기기 때문입니다.
注+동성同姓 사이는 교분交分이 〈부부夫婦가 되기〉 전부터 좋았는데, 〈부부夫婦가 된 뒤에〉 좋은 감정感情이 지극하면 애정愛情이 다 그에게 쏠리고, 그에게 다 쏠리면 병病이 생긴다는 말이다. [부주]朱: 사람이 동성同姓 사이에는 서로 친애親愛하는 정情이 더욱 두터운 것인데, 만약 또 부부夫婦가 된다면 서로 친애親愛하는 감정感情이 더욱 지극하다. 그렇다면 사랑하는 감정이 극진하여 병이 생긴다는 말이다.
군자君子는 이런 이유로 동성혼同姓婚을 혐오嫌惡하는 것입니다.
그러므로 옛
기록記錄에 ‘
첩妾을 살 때에 그
성姓을 모르면
점占을 친다.’
注+[부주]林: 점을 쳐서 길吉한 점괘占卦를 얻었다면 반드시 동성同姓이 아닐 것이다. 고 하였으니, 이 두 가지 일을
위반違反하는 것을 옛사람들은 삼갔습니다.
注+사시四時에 한 가지 일만을 하는 것과 동성同姓을 취取하는 이 두 가지는 옛사람들이 삼간 바라는 말이다.
남녀男女의
성姓을
변별辨別하는 것은
예절禮節의 큰
근본根本[司]인데
注+변辨은 별別(분별)이다. [부주]林: 이것이 바로 예절禮節의 큰 근본根本이라는 말이다. , 지금
진군晉君의
내관內官에
희씨姬氏가 넷이 있으니
注+희씨姬氏성姓을 가진 동성同姓여인女人이 넷이 있다는 말이다. ,
진군晉君의
병病이 이로 인해 생긴 것이 아니겠는지요.
注+[부주]林: 어찌 이로 말미암아 병病이 생긴 것이 아니겠느냐는 말이다.
만약 이 두 가지에서
연유緣由한 것이라면
치료治療할 수 없습니다.
注+위爲는 치治(치료)이다.
그러나 네
희씨姬氏가 모시는
시간時間을 줄인다면 오히려
치료治療가
가능可能하겠지만 그렇지 않다면 반드시
병病이 생길 것입니다.”
注+이성異姓에 의지하고 동성同姓을 버리는 것이다. 그러므로 ‘성省’이라고 말한 것이다. [부주]朱: 만약 네 희씨姬氏에게 모시는 일을 줄이게 하면 병病이 이로 말미암아 나을 수 있다는 말이다. 고 하니,
숙향叔向이 말하기를 “좋은 말씀입니다.
지적指摘하신 내용內容이 모두 사실입니다.”고 하였다.
傳
진후晉侯가 진秦나라에게 의원醫員을 요구要求하니, 진백秦伯이 의원醫員화和를 보내어 병病을 진찰診察하게 하였다.
〈의화醫和가 병病을 진찰診察하고서〉 말하기를 “이 병病은 치료治療할 수 없습니다.
이는
여색女色을 가까이하여 생긴
병病으로
증상症狀이
고혹蠱惑과 같다고 할 수 있으니
注+고蠱는 혹질惑疾(무엇에 홀려 정신精神이 나간 병病)이다. ,
귀신鬼神이나
음식飮食으로 인해 생긴 것이 아니고
여색女色에
미혹迷惑하여
의지意志를
상실喪失해서 생긴
병病입니다.
注+여색女色에 미혹迷惑하여 의지意志를 잃은 것이다.
양신良臣이 장차 죽을 것이고 하늘이
보우保佑하지 않을 것입니다.”
注+양신良臣으로서 임금의 허물을 바로잡지 않았기 때문에 장차 죽을 것이고 하늘의 보우保佑를 받지 못할 것이라는 말이다.고 하였다.
진평공晉平公이 “여자女子를 가까이해서는 안 된다는 말이냐?”고 묻자, 의화醫和가 대답하기를 “절제節制해야 합니다.
선왕先王의 음악音樂도 모든 일을 절제節制하기 위해 만든 것입니다.
그러므로
오성五聲의
절주節奏가 있어
注+오절五節은 오성五聲의 절주節奏이다. [부주]朱: 궁宮‧상商‧각角‧치徵‧우羽 등 오성五聲의 절주節奏이다. 지속遲速본말本末이 서로 어우러져[相及]
중성中聲(서로 다른 소리들이 합하여 조화를 이룬 소리)이 되면
注+[부주]林: 그 소리가 느리게 시작하여 빨라지고 본本에서 말末에 이르러 중화中和의 소리를 이루는 것이다. 음조音調를 낮추고,
오성五聲의
음조音調가 낮아진 뒤에는 더 이상
연주演奏하지 않습니다.
注+이것은 선왕先王의 음악音樂은 중성中聲을 얻는 것을 〈중요하게 여기니〉 중성中聲이 이루어진 뒤에는 오성五聲의 음조音調를 낮추고서 중지中止[息]한다는 것을 말한 것이다. 강降은 연주演奏를 멈추고 물러나는 것이다.
이때 다시 손을 번거로이 놀려 음란淫亂한 소리를 내면 사람들의 마음을 즐겁게[慆] 하고 귀를 빠져들게[堙] 하여 화평和平한 성음聲音을 잊게 합니다.
그러므로
군자君子는 이런
음악音樂을 듣지 않습니다.
注+오성五聲이 낮아졌는데도 연주演奏를 중지하지 않으면 난잡亂雜한 소리가 일제히 연주演奏되니, 이것이 이른바 ‘정위鄭衛의 소리’이다. [부주]林: 연주演奏가 바르지 않은 것이 번수煩手이고, 소리가 바르지 않은 것이 음성淫聲이다. 〈음란한 성음聲音이〉 사람들의 마음에 간직되고 사람들의 귀에 충만充滿[堙塞]하여, 평화平和한 소리를 잊게 한다는 말이다.
모든 일도 이와 같으니
注+모든 일이 다 음악音樂과 같으니, 절도節度를 잃어서는 안 된다는 말이다. ,
과도過度[煩]한 데 이르면 중지하여
병病이 생기지 않게 해야 합니다.
注+과도過度한데도 중지中止하지 않으면 병病이 생긴다는 말이다.
군자君子가
금슬琴瑟을 가까이하는 것은
예의禮儀의
절도節度를 드러내기 위함이고 마음을
음탕淫蕩하게 하기 위함이 아닙니다.
注+마음의 절도節度와 예의禮儀로 삼아 행동行動이 과도過度하지 않게 하는 것이다.
하늘에는
육기六氣가 있는데
注+육기六氣는 음陰(寒)‧양陽(溫)‧풍風‧우雨‧회晦(夜)‧명明(晝)이다. , 이것이 내려와서
오미五味가 생겨나고
注+오미五味는 금金은 맛이 맵고[辛], 목木은 맛이 시고[酸], 수水는 맛이 짜고[鹹], 화火는 맛이 쓰고[苦], 토土는 맛이 단[甘] 것을 이르는데, 이는 모두 음양陰陽과 풍우風雨에서 생겨난 것이다., 색깔로 드러나
오색五色이 되고
注+신辛은 색色이 희고[白], 산酸은 색이 푸르고[靑], 함鹹은 색이 검고[黑], 고苦는 색이 붉고[赤], 감甘은 색이 누르다[黃]. 발發은 드러남이다. , 소리로 드러나[徵]
오성五聲이 되었으니
注+백白의 소리가 상商이고, 청靑의 소리가 각角이고, 흑黑의 소리가 우羽이고, 적赤의 소리가 치徵이고, 황黃의 소리가 궁宮이다. 치徵은 험驗이다. ,
과도過度[淫]하면
육질六疾이 생깁니다.
注+음淫은 지나침이다. 자미滋味(음식)와 성색聲色은 사람을 기르는 것이지만 지나치면 해害가 생긴다는 말이다.
육기六氣는
음陰‧
양陽‧
풍風‧
우雨‧
회晦‧
명明인데, 이것이 나뉘어
사시四時(春夏秋冬)가 되고 차례로
운행運行하여
오절五節이 되니
注+육기六氣의 변화變化를 나누어 순서順序를 정하면 사시四時가 이루어져서 오행五行의 절후節候를 얻는다는 말이다. , 지나치면
재앙災殃이 됩니다.
음陰이 지나치면
한질寒疾이 생기고
注+한기寒氣가 지나치면 냉병冷病이 생긴다는 말이다. 양陽이 지나치면
열질熱疾이 생기며
注+열기熱氣가 지나치면 천갈증喘渴症(숨이 가쁘고 목이 마르는 병)이 생긴다는 말이다. ,
풍風이 지나치면
말질末疾이 생기고
注+말末은 사지四肢이니, 풍風이 위급危急[緩急]한 병病이 된다는 말이다. 우雨가 지나치면
복질腹疾이 생기며
注+강우降雨로 인한 음습陰濕한 기운이 설사병泄瀉病을 유발誘發한다는 말이다. ,
회晦가 지나치면
혹질惑疾이 생기고
注+회晦는 밤이다. 연침宴寢(夫婦의 잠자리)이 한도限度가 지나치면 마음이 미혹迷惑해 어지러워지는 병病이 생긴다는 말이다. 명明이 지나치면
심질心疾이 생깁니다.
注+명明은 낮이다. 생각이 번다煩多하면 마음이 괴로워 병病이 생긴다는 말이다.
여자女子는
남자男子[陽]의 물건으로 〈
동침同寢이〉 어두운 때에 이루어지는데, 지나치면
내열內熱‧
고혹蠱惑의
병病이 생깁니다.
注+여자女子는 항상 남자男子를 따르기 때문에 남자男子[陽]의 물건이라고 한 것이다. 가도家道(夫婦의 동침同寢)는 항상 밤에 이루어지기 때문에 ‘회시晦時’라고 한 것이다.
그런데 지금 임금님께서는 여색女色을 절제節制하지 않고 때를 가리지 않으셨으니, 병病이 이 지경에 이르지 않을 수 있었겠습니까?”라고 하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