傳
[傳]費無極言於楚子曰 建與伍奢將以方城之外叛이니이다
비무극費無極이 초자楚子에게 말하기를 “태자太子건建이 오사伍奢와 함께 방성方城 밖의 인민人民들을 거느리고서 반란叛亂을 일으키려 합니다.
自以爲猶宋鄭也
注+[附注] 朱曰 自比於宋鄭之國어늘 齊晉又交輔之
하야 將以害楚
니 其事集矣
리이다
저들은 스스로
송宋나라‧
정鄭나라 같은
제후諸侯가 될 수 있다고 여기는데
注+[부주]朱: 스스로 송宋나라나 정鄭나라와 같이 될 수 있다고 여긴다는 말이다. ,
제齊나라와
진晉나라가 또 서로 저들을 도와
초楚나라를 해치려 하니, 그 일이 이루어질 것입니다.”고 하였다.
王信之
하야 問伍奢
한대 伍奢對曰 君一過多矣
注+一過 納建妻어늘 何信於讒
이닛고 王執伍奢
注+忿奢切言하고 使城父司馬奮揚殺大子
한대
초평왕楚平王은 그 말을 믿고서
오사伍奢에게 물으니,
오사伍奢가 대답하기를 “임금님께서는 〈
무극無極의
참언讒言을 듣고서 며느리로 맞이한
여인女人을 아내로 삼으신〉 한 번의 잘못도 그
과오過誤가 매우 큰데
注+일과一過는 건建의 아내를 자기의 아내로 삼은 것을 이른다. , 어째서 또
참언讒言을 믿으십니까?”라고 하니,
평왕平王은
오사伍奢를 잡아 가두고서
注+오사伍奢의 직언直言[切言]에 분노忿怒한 것이다. ,
성보城父사마司馬분양奮揚을 보내어
태자太子를 죽이게 하였다.
未至
에 而使遣之
注+知大子寃 故遣令去 [附注] 林曰 奮揚 楚大夫 時爲城父司馬 朱曰 奮揚未至城父 先使人報大子 遣之使行 하니
분양奮揚은
성보城父에 당도하기 전에
태자太子에게 사람을 보내어 도망가게 하였다.
注+태자가 억울하다는 것을 알기 때문에 떠나도록 보내준 것이다. [부주]林: 분양奮揚은 초楚나라 대부大夫로 이때 성보城父의 사마司馬가 되었다. [부주]朱: 분양奮揚이 성보城父에 당도하기 전에 먼저 태자에게 사람을 보내어 떠나도록 일러 도망가게 한 것이다.
3월에 태자太子건建이 송宋나라로 출분出奔하였다.
평왕平王이 분양奮揚을 소환召還하니 분양奮揚은 성보城父 사람들에게 자기를 체포逮捕해 국도國都로 가게 하였다.
王曰 言出於余口하야 大於爾耳니 誰告建也오 對曰 臣告之니이다
평왕平王이 분양奮揚에게 “말이 내 입에서 나와 너의 귀로 들어갔을 뿐인데, 누가 건建에게 알렸단 말이냐?”고 하니, 분양奮揚이 대답하기를 “신臣이 알려주었습니다.
전에 임금님께서 신臣에게 ‘태자太子건建 섬기기를 나를 섬기듯이 하라’고 명命하셨습니다.
臣
注+佞 才也 이나 不能苟貳
하야 奉初以還
注+奉初命以周旋 [附注] 林曰 不能苟且而懷二心하니 不忍後命
이니이다 故遣之
注+[附注] 林曰 不忍奉後命以殺大子 니이다
신臣이 변변치 못하지만
注+영佞은 재才이다. 구차하게 두마음을 품을 수 없어서
초명初命을 받들어
주선周旋[還]하였으니
注+처음에 내린 명을 받들어 주선周旋(輔佐)하였다는 말이다. [부주]林: 구차하게 두마음을 품지 않았다는 말이다. 차마
후명後命을 받들 수 없기 때문에 도망가게 한 것입니다.
注+[부주]林: 차마 후명後命을 받들어 태자太子를 죽일 수 없었다는 말이다.
이윽고 후회後悔하였으나 이미 미칠 수 없었습니다.”고 하였다.
王曰 而敢來
는 何也
오 對曰 使而失命
하고 召而不來
면 是再奸也
注+奸 犯也니 逃無所入
이니이다 王曰 歸
하야 從政如他日
注+善其言 舍使還하라
평왕平王이 “감히 온 것은 어째서이냐?”고 묻자,
분양奮揚이 “
사명使命을 받고도
사명使命을
완수完遂하지 못하고,
소명召命을 받고도 오지 않는다면 이는 재차
왕명王命을
범犯하는 것이니
注+간奸은 범犯함이다. , 도망간다 해도 들어갈 곳이 없습니다.”고 대답하니,
평왕平王은 “돌아가서 전일처럼
정무政務를 살피라.
注+그 말을 착하게 여겨 용서容恕[舍]해 돌려보낸 것이다. ”고 하였다.
傳
無極曰 奢之子材
하니 若在吳
면 必憂楚國
注+[附注] 朱曰 伍奢之子 皆有知謀 若使出奔在吳 必能貽楚之憂 이리니
무극無極이
평왕平王에게 말하기를 “
오사伍奢의 아들들은
인재人才이니, 그들이 만약
오吳나라에 머문다면 반드시
초楚나라의 근심거리가 될 것입니다.
注+[부주]朱: 오사伍奢의 아들은 모두 지모知謀가 있으니, 만약 출분出奔하여 오吳나라에 체재滯在한다면 반드시 초楚나라에 근심을 끼칠 것이라는 말이다.
임금님께서는 어찌하여 그 아비를 사면赦免한다는 조건條件으로 그들을 부르지 않으십니까?
만약 오지 않는다면 장차 우환憂患거리가 될 것입니다.”고 하였다.
그러자 평왕平王은 사자使者를 보내어 그들을 부르며 말하기를 “돌아오라.
棠君尙謂其弟員
注+棠君 奢之長子尙也 爲棠邑大夫 員 尙弟子胥曰 爾適吳
하라
당군棠君오상伍尙이 그 아우
오원伍員에게 말하기를
注+당군棠君은 오사伍奢의 장자長子오상伍尙이다. 당읍棠邑의 대부大夫가 되었다. 오원伍員은 오상伍尙의 아우 자서子胥이다. “너는
오吳나라로 가거라.
吾知不逮
注+自以知不及員하니 我能死
어니와 爾能報
리라
나의
지혜知慧가 너에 미치지 못하니
注+스스로 지혜知慧가 오원伍員에 미치지 못한다고 여긴 것이다. 나는 아버지를 위해 죽을 수 있을 뿐이지만 너는 아버지의 원수를 갚을 수 있다.
聞免父之命이면 不可以莫之奔也오 親戚爲戮이면 不可以莫之報也라
아버지를 사면赦免하겠다는 명命을 들었으면 달려가지 않을 수 없고, 친척親戚(父母를 이름)이 죽음을 당하였으면 원수怨讐를 갚지 않을 수 없다.
奔死免父
는 孝也
오 度功而行
은 仁也
注+仁者貴成功 오 擇任而往
은 知也
注+員任報讐오 知死不辟
는 勇也
注+尙爲勇 라
달려가 아버지를 죽음에서 벗어나게 하는 것은
효孝이고,
성공成功을 헤아려 행동하는 것은
인仁이고
注+인자仁者는 성공成功을 중요[貴]하게 여긴다. , 〈감당할 수 있는〉
임무任務를 선택해서 〈그 길로〉 가는 것은
지知이고
注+오원伍員의 임무任務는 복수復讐이다. , 죽을 줄을 알면서도 피하지 않는 것은
용勇이다.
注+오상伍尙은 〈가면 반드시 죽을 줄을 알면서도 갔으니〉 용감勇敢함이 된다.
父不可棄
注+俱去爲棄父오 名不可廢
注+俱死爲廢名니 爾其勉之
하라
아버지를 버릴 수도 없고
注+함께 떠나가는 것은 아버지를 버리는 것이 된다는 말이다. 명예名譽를 버릴 수도 없으니
注+함께 죽는 것은 명예名譽를 버리는 것이 된다는 말이다. , 너는
복수復讐에 힘쓰라.
相從爲愈
注+愈 差也 [附注] 林曰 比之相從俱奔俱死 皆爲差勝也니라
함께 가서 죽는 것보다 낫다.
注+유愈는 나음이다. [부주]林: 서로 따라 함께 출분出奔하거나 함께 죽는 것에 비해 모두 나음이 된다는 말이다. ”고 하였다.
伍尙歸
하니 奢聞員不來
하고 曰 楚君大夫其
乎
注+將有吳憂 不得早食ᄂ저
오상伍尙이 돌아오니,
오사伍奢는
오원伍員이 오지 않았다는 말을 듣고 말하기를 “
초楚나라 임금과
대부大夫들은 아마도
간식旰食하게 될 것이다.
注+장차 오吳나라에 대한 근심으로 아침밥도 일찍 먹지 못하게 될 것이라는 말이다. ”고 하였다.
傳
華亥與其妻로 必盥而食所質公子者而後食하고 公與夫人每日必適華氏하야 食公子而後歸하니
화해華亥는 그 아내와 함께 매일 아침마다 반드시 세면洗面하고서 인질人質로 잡혀와 있는 공자公子들에게 밥을 먹인 뒤에 밥을 먹었고, 송원공宋元公도 그 부인夫人과 함께 날마다 화씨華氏의 집으로 가서 공자公子들에게 밥을 먹인 뒤에 돌아갔다.
華亥患之하야 欲歸公子한대 向寧曰 唯不信이라 故質其子어늘 若又歸之면 死無日矣리라
화해華亥는 이를 걱정하여 공자公子들을 돌려보내고자 하자, 상녕向寧이 말하기를 “임금이 신의信義가 없기 때문에 그 아들들을 인질人質로 삼은 것인데, 만약 인질人質을 돌려보낸다면 머지않아 우리에게 죽음이 닥칠 것이오.”라고 하였다.
公請於華費遂
하야 將攻華氏
注+費遂 大司馬 華氏族한대 對曰 臣不敢愛死
어니와 無乃求去憂而滋長乎
注+恐殺大子 憂益長잇가
송원공宋元公이
화비수華費遂에게 도움을 청하여
화씨華氏를
공격攻擊하려 하자
注+비수費遂는 대사마大司馬로 화씨華氏의 종족宗族이다. ,
화비수華費遂가 말하기를 “
신臣은 감히 죽음을
애석哀惜해 하지는 않습니다만,
우환憂患을 없애려다가 도리어
우환憂患을 키우게 되지 않겠습니까?
注+태자太子를 살해殺害할까 두려워 근심이 더욱 커진다는 말이다.
臣是以懼
하야 敢不聽命
이로이다 公曰 子死亡有命
이어니와 余不忍其訽
注+訽 恥也하노라
신臣은 이렇게 될 것이 두려워 감히
명命을 따를 수 없습니다.”고 하니,
원공元公이 말하기를 “
공자公子들의
사생死生은
천명天命이지만 나는 저들이 받는
치욕恥辱을 차마 볼 수 없다.
注+후訽는 치욕恥辱이다.”고 하였다.
冬十月
에 公殺華向之質而攻之
하니 戊辰
에 華向奔陳
하고 華登奔吳
注+登 費遂之子 黨華向者하다
겨울 10월에
송원공宋元公은
화씨華氏와
상씨向氏의
인질人質들을 죽이고서
화씨華氏와
상씨向氏를
공격攻擊하니,
무신일戊辰日에
화씨華氏와
상씨向氏는
진陳나라로 달아나고,
화등華登은
오吳나라로 달아났다.
注+등登은 비수費遂의 아들로 화씨華氏와 상씨向氏를 도운 자이다.
向寧欲殺大子한대 華亥曰 干君而出하고 又殺其子면 其誰納我리오
상녕向寧이 태자太子를 죽이려 하자, 화해華亥가 말하기를 “임금을 범犯하고서 도망가면서 또 임금의 아들을 죽인다면 그 누가 우리를 받아들이겠습니까?
且歸之有庸
注+可以爲功善이라 使少司寇牼以歸
注+以三公子歸公也 牼 華亥庶兄曰 子之齒長矣
니 不能事人
注+[附注] 林曰 牼之年齒已長 不能出外服事他人이라 以三公子爲質
이면 必免
注+質 信也 送公子歸 可以自明不叛之信하리라
돌려보내어
공功을 세우는 것만 못합니다.
注+훌륭한 공功이 될 수 있다는 말이다. ”고 하고서
소사구少司寇경牼에게
인질人質들을 데리고 돌아가게 하며
注+세 공자公子를 공公에게 돌려보낸 것이다. 경牼은 화해華亥의 서형庶兄이다. 말하기를 “그대는 나이가 많아
외국外國으로 가서
타국他國의 임금을 섬길 수 없으니
注+[부주]林: 경牼의 나이가 너무 많으므로 외국外國으로 출분出奔하여 타국他國의 임금을 섬길 수 없다는 말이다. , 세
공자公子를 데리고 가서
신의信義를 밝힌다면 반드시
처벌處罰을
면免할 수 있을 것입니다.
注+질質은 신信이니, 공자公子들을 호송護送해 돌려보내면 배반背叛하지 않은 신의信義를 스스로 밝힐 수 있다는 말이다. ”고 하였다.
公子旣入
에 華牼將
注+從公門去하니 公遽見之
하고 執其手曰 余知而無罪也
라
화경華牼이
공자公子들을 데리고 가서
공궁公宮으로 들여보낸 뒤에
궁문宮門을 나오려 하는데
注+공문公門에서 떠나려 한 것이다. 송원공宋元公이 급히 불러 그를 만나 보고는 그의 손을 잡고서 말하기를 “나는 네가
죄罪가 없다는 것을 안다.
네가 다시
조정朝廷으로 들어오면 너의 옛
관직官職을
회복恢復시켜 주겠다.
注+이而는 여汝(너)이고, 소所는 전에 있던 관직官職이다. ”고 하였다.
傳
[傳]鄭子産有疾에 謂子大叔曰 我死면 子必爲政하리라
정鄭나라 자산子産이 병病에 걸리자, 자태숙子太叔에게 말하기를 “내가 죽으면 그대가 반드시 집정執政이 될 것이네.
오직 덕德이 있는 사람만이 관대寬大한 정치政治로 백성을 복종服從시킬 수 있고, 그 다음은 엄격嚴格하게 다스리는 것만 한 게 없네.
夫火
는 烈
하니 民望而畏之
라 故鮮死焉
이어니와 水
는 懦弱
하니 民狎而翫之
注+狎 輕也하야 則多死焉
이라
불은
맹열猛熱하니 사람들이 바라보고는 두려워하기 때문에 불에 타 죽는 자가 적지만 물은
나약懦弱하니 사람들이
경시輕視하여 함부로 대하기 때문에
注+압狎은 경시輕視함이다. 빠져 죽는 자가 많은 것이네.
그러므로
관정寬政으로 다스리기가 어려운 것이네.
注+관정寬政으로 다스리기 어렵다는 말이다. ”라고 하였다.
병病을 앓은 지 몇 달 만에 자산子産이 졸卒하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