傳
“나는 풍성하고 깨끗한
제물祭物로 제사를 지냈으니,
신神이 반드시 우리나라를 편안하도록 도와 줄 것이다.”
注+거據는 안安과 같다.
“신臣이 듣건대 귀신鬼神은 사람을 친애親愛하는 것이 아니라 오직 덕德 있는 사람에게 의지한다고 합니다.
그러므로 〈
주서周書〉에 ‘하늘은 특별히
친애親愛함이 없고 오직
덕德 있는 사람을 돕는다.’고 하고,
注+〈주서周書〉는 일서逸書이다.
또 ‘
서직黍稷이 향기로운 것이 아니라 밝은 덕이 향기로운 것이다.’
注+형馨은 향기가 멀리까지 퍼지는 것이다. 고 하고
또 ‘백성이
제물祭物을 바꾸지 않아도 오직
덕德이 제물이다.’라고 하였으니
注+제사에 서직黍稷‧희생犧牲‧옥벽玉璧을 올려도 덕이 없으면 신神은 흠향歆饗하지 않고, 덕이 있으면 흠향하니, 제물은 동일해도 그 작용作用이 다르다. [부주]林: 백성이 제물을 바꾸지 않고 제사를 지내도 신神이 흠향하기도 하고 흠향하지 않기도 하는 것은 오직 덕이 있으면 이 제물이 올바른 제물이 되어 신이 흠향하지만 덕이 없으면 아무리 제물을 차려 놓아도 신神이 흠향하지 않는다는 말이다.
이 말대로라면 덕德이 없으면 백성이 화목和睦하지 않고 신神이 흠향歆饗하지 않을 것이니, 신神이 의지하는 곳은 아마 덕德에 있을 것입니다.
만약 진晉나라가 우虞나라를 취하여 밝은 덕으로써 향기로운 제물을 올린다면 신神이 어찌 토吐해 내겠습니까.”
우공虞公은 듣지 않고 진晉나라 사신使臣에게 길을 허락했다.
궁지기宮之奇는
가족家族을 이끌고 떠나며 말하였다.
注+행行은 떠나는 것이다.
“
우虞나라는
납제臘祭를 지내지 못하게 될 것이다.
注+납臘은 세말歲末에 여러 신神에게 지내는 제사 이름이다.
진晉은 이번 걸음에
우虞를
병탄幷呑할 것이니 재차 군대를 일으키지 않을 것이다.”
注+다시 군대를 일으키지 않는다는 말이다. [부주]林: 장차 괵虢나라를 격멸擊滅하고는 드디어 우虞나라를 격멸擊滅할 것이라는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