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인宋人이 소주자小邾子를 잡았다.注+전傳이 없다. 주자邾子가 그 백성에게 무도無道하였기 때문에 ‘인人이 잡았다.’고 칭稱한 것이다.
여름에 채蔡나라가 대부大夫공손公孫성姓과 공손公孫곽霍을 죽였다.注+모두 임금을 시해한 역당逆黨이다.
진인晉人이 융만자戎蠻子적赤을 잡아서 초楚나라로 돌려보냈다.注+진晉나라가 초楚나라를 위하여 제후諸侯를 잡은 것을 치욕恥辱으로 여겼다. 그러므로 ‘인人’으로 칭稱해 통고通告하여 마치 만자蠻子가 그 백성들에게 부도不道한 것처럼 글을 만든 것이다. 적赤은 본래 초楚나라에 속屬하였기 때문에 ‘귀歸’라고 한 것이다. [부주]林: 진晉나라 융만자戎蠻子를 잡아서 천자天子에게 보내지 않고 초楚나라로 보냈으니, 이는 초楚나라를 경사京師(天子를 뜻함)로 여긴 것이다.
노魯나라 서쪽 외성外城을 수축修築하였다.注+전傳이 없다. 노魯나라 서쪽 외곽外郭이다. 진晉나라의 침공侵攻을 대비對備한 것이다.
6월 신축일辛丑日에 박사亳社에 화재火災가 발생하였다.注+전傳이 없다. 재災는 천화天火(저절로 일어난 불)이다. 박사亳社는 은殷나라의 사社인데, 제후諸侯가 박사亳社를 세운 것은 망국亡國을 경계로 삼기 위한 것이다. [부주]林: 망국亡國의 사社는 지붕을 설치하여 위로 하늘과 통하지 못하게 한다. 그러므로 화재火災가 발생한 것이다.
가을 8월 갑인일甲寅日에 등자滕子결結이 졸卒하였다.注+전傳이 없다. 고유臯鼬에서 동맹同盟하였다.
겨울 12월에 채蔡나라 소공昭公을 장사 지냈다.注+전傳이 없다. 난리亂離 때문에 늦은 것이다.
4년 봄에 채소후蔡昭侯가 오吳나라에 가려 하자 대부大夫들은 그가 또 나라를 옮길까 두려워하여注+승承의 음音은 징懲이다. 초楚나라 말인 듯하다. 공손公孫편翩을 도와 뒤쫓아가서 소후昭侯에게 활을 쏘니, 소후昭侯는 민가民家[家人]로 들어가서 죽었다.注+편翩은 채蔡나라 대부大夫이다. [부주]林: 채소후蔡昭侯를 뒤쫓아가서 소후昭侯에게 화살을 쏜 것이다.
공손公孫편翩이 두 대의 화살을 가지고서 민가의 문을 지키니 누구도 감히 앞으로 나아오지 못하였다.注+편翩이 화살을 들고서 스스로 그 문門(民家의 문門)을 지킨 것이다.
문지개文之鍇가 뒤늦게 와서注+개鍇는 채蔡나라 대부大夫이다. 말하기를 “담장처럼 나란히 서서 앞으로 나아가면 많아야 두 사람 정도 죽일 것이다.注+담장처럼 나란히 서서 함께 걸어 나아간다는 말이다. [부주]林: 편翩이 가진 화살은 두 대뿐이니 많아야 두 사람을 죽일 것이라는 말이다.”고 하고서, 개鍇가 손에 활을 들고 앞장서서 나아가자 편翩이 그를 향해 활을 쏘아 팔꿈치를 맞히니, 개鍇가 맞받아 활을 쏘아 드디어 편翩을 죽였다.
그러므로 공손公孫신辰을 축출하고 공손公孫성姓과 공손公孫우盱를 죽인 것이다.注+우盱는 바로 공손곽公孫霍이다.
傳
여름에 초인楚人이 이미 이호夷虎를 공격해 승리하고서注+이호夷虎는 초楚나라를 배반背叛한 만이蠻夷이다. 곧 북방北方(中原)을 도모圖謀하였다.
좌사마左司馬판眅과 신공申公수여壽餘와 섭공葉公저량諸梁이 채蔡나라 사람들을 불러 부함負函에 모이게 하고注+세 사람은 초楚나라 대부大夫이다. 이것은 채蔡나라의 고토故土와 인민人民들을 초楚나라가 그대로 자기들의 읍邑으로 만든 것이다. 치致는 그 민중民衆을 모은 것이다. , 방성산方城山 밖의 사람들을 불러 증관繒關에 모이게 하고서注+부함負函과 증관繒關은 모두 초楚나라 땅이다. 말하기를 “오군吳軍이 장강長江을 거슬러 올라와 영도郢都로 진입進入하려 하니注+물을 거슬러 올라가는 것을 ‘소泝’라 한다. , 〈그대들은〉 장차 출동명령出動命令이 내려지면 달려가 오군吳軍을 막으라.”고 하고서 하룻밤으로 기한期限을 정하고서 양梁과 곽霍을 습격襲擊하였다.注+오군吳軍을 방비防備해야 한다고 거짓말을 하고서 밤에 기한을 정하여 내일 바로 양梁과 곽霍을 습격하여 양梁과 곽霍이 모르게 한 것이다. 양梁은 하남河南양현梁縣 서남쪽에 있는 고성故城이다. 양현梁縣 남쪽에 곽양산霍陽山이 있는데 모두 만자蠻子의 읍邑이다. [부주]林: 옛 채蔡나라의 민중民衆과 방성산方城山 밖의 민중民衆들을 이곳으로 소집召集한 것은 장차 출동명령出動命令이 내려지면 달려가 오군吳軍을 막게 하기 위함이라는 말이다. 일석一昔은 일야一夜이다.
사마司馬판眅이 풍豐과 석析의 사람과 적융狄戎를 동원[起]하여注+초楚나라 사마司馬판眅이다. 석현析縣은 남향군南鄕郡에 속屬하였다. 석현析縣 남쪽에 풍향豐鄕이 있는데, 모두 초楚나라 읍邑이다. 이 두 읍邑의 인민人民과 융적戎狄을 징발徵發한 것이다. 상락上雒을 핍박逼迫하였다.
좌군左軍은 토화菟和에 주둔駐屯시키고注+토화산菟和山은 상락현上雒縣의 동쪽에 있다. 우군右軍은 창야倉野에 주둔시키고서注+창야倉野는 상락현上雒縣에 있다. 음지陰地의 명대부命大夫사멸士蔑에게 사람을 보내어注+명대부命大夫는 별현別縣의 감윤監尹이다. 말하기를 “진晉나라와 초楚나라가 맹약盟約을 맺어 호오好惡를 함께하기로 하였으니, 만약 그 맹약을 폐기廢棄하지 않는다면 이는 바로 우리 임금님의 바람입니다.
그러나 만약 그렇게 하지 않는다면 우리는 장차 소습산少習山의 길을 뚫은 뒤에 다시 진晉나라의 명命을 기다리겠습니다.注+소습少習은 상현商縣의 무관武關이다. 장차 무관武關에 길을 크게 열어 진晉나라를 치겠다는 뜻이다. ”고 하였다.
사멸士蔑이 조맹趙孟에게 이 일의 처리를 청하니, 조맹趙孟이 말하기를 “우리 진晉나라가 안녕安寧하지 못하니 어찌 초楚나라와 관계를 악화惡化시켜서야 되겠소.
반드시 속히 만자蠻子를 초楚나라에 넘겨주십시오.注+미령未寧은 이때 범씨范氏와 중행씨中行氏의 환난患難이 있었기 때문이다. ”라고 하였다.
사멸士蔑은 이에 구주九州의 융戎을 소집召集해 놓고서注+구주융九州戎은 진晉나라 음지陰地와 육혼陸渾에 있는 자들이다. “토지土地를 쪼개어 만자蠻子에게 주고 그곳에 성을 쌓아줄 것이다.注+이 말로 만자蠻子를 속인 것이다.
그리고 축성築城의 길흉吉凶을 점치려 한다.注+축성築城의 길흉吉凶을 점친 것이다. ”고 거짓말을 하자, 만자蠻子가 점을 듣기 위해 오니注+[부주]林: 만자蠻子는 그 말을 믿고서 드디어 점을 듣기 위해 온 것이다. 드디어 만자蠻子와 다섯 대부大夫를 잡아서 삼호三戶에서 초군楚軍에게 넘겨주었다.注+지금 단수현丹水縣 북쪽의 삼호정三戶亭이다.
사마司馬판眅이 또 만자蠻子에게 성읍城邑을 주어 종주宗主로 세워주겠다고 속여 그 유민遺民을 유인誘引하여注+초楚나라가 다시 만자蠻子를 위하여 도읍都邑을 건설建設해주고 그를 종주宗主로 세워주겠다고 속인 것이다. 모두 포로捕虜로 잡아 돌아갔다.
傳
가을 7월에 제齊나라 진걸陳乞‧현시弦施와 위衛나라 영궤寗跪가 범씨范氏를 구원救援하였다.注+진걸陳乞은 희자僖子이고, 현시弦施는 현다弦多이다.
겨울 11월에 한단邯鄲이 항복降伏하니 순인荀寅은 선우鮮虞로 도망가고 조직趙稷은 임읍臨邑으로 도망갔다.注+임臨은 진晉나라 읍邑이다.
12월에 현시弦施가 조직趙稷을 맞이하고서 드디어 임읍臨邑의 성城을 허물었다.注+[부주]林: 드디어 임읍臨邑의 성을 허물고서 조직趙稷을 그곳에 살게 한 것이다.
제齊나라 국하國夏가 진晉나라를 쳐서 형邢, 임任, 난欒, 호鄗, 역치逆畤, 음인陰人, 우盂, 호구壺口를 취取하고서注+여덟 읍邑은 진晉나라 땅이다. 난欒은 조趙나라 평극현平棘縣 서북쪽에 있고, 호鄗는 바로 고읍현高邑縣이다. 노현路縣 동쪽에 호구관壺口關이 있다. 선우鮮虞와 회합會合하여 순인荀寅을 백인柏人으로 들여보냈다.注+백인柏人은 진晉나라 읍邑이다. 지금의 조趙나라 백인현柏人縣이다. 현시弦施가 선우鮮虞와 회합한 것이다.
역주
역주1所以戒亡國 :
武王이 紂를 征伐하고서 亳社의 흙을 諸侯들에게 나누어주어 각각 亳社를 세우게 하였으니, 이는 亡國을 경계로 삼게 한 까닭이다. 〈正義〉
역주2承 :
杜氏는 “承은 懲이니, 大夫들이 모두 往年에 옮긴 것을 懲戒한 것이다.”고 하고, 惠棟은 “承은 止이니, 대부들은 모두 蔡侯가 가는 것을 沮止하고자 한 것이다.”고 하고, 兪樾은 “承은 乘이니 蔡侯가 수레를 타고서 吳나라로 가려 하자 公孫翩이 亂을 일으킨 것이다.”고 하고, 《左氏會箋》에는 “承은 佐이니, 함께 난을 도운 자는 公孫姓, 公孫盱 등이다.”고 하여 解釋이 紛紛하다. 譯者는 《左氏會箋》의 설을 취하였다.
역주3承音懲 蓋楚言 :
往年에 옮긴 것을 懲戒하여 다시 옮길까 두려워한 것이다. 承과 懲은 音이 서로 가까우니, 楚人의 말인 듯하다. 聲만을 轉用하고 글자는 다르다. 〈正義〉
역주4旴[盱] :
저본에는 ‘旴’로 되어 있으나, 《十三經注疏》本에 의거하여 ‘盱’로 바로잡았다.
역주5若將不廢 :
晉나라가 만약 그 盟約을 廢棄하지 않는다면 마땅히 楚나라를 위하여 蠻子를 잡아야 한다는 말이다. 《左氏會箋》
역주6將通於少習以聽命 :
少習山에 길을 뚫고 서쪽으로 秦나라를 위협하여 秦軍과 聯合해 동으로 陰地를 취하고, 북으로 黃河를 건너서 晉의 國都를 핍박하겠다는 뜻이다. 〈楊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