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생께서는 모든 존재가 다 옳다고 인정되는 것에 대해서 아십니까?”
“선생께서는 선생이 알지 못한다는 것에 대해 아십니까?”
“그렇다면 모든 존재에 대해 앎이 없습니까?”
내가 이른바 안다고 하는 것이 알지 못하는 것이 아님을 어찌 알겠으며, 내가 이른바 알지 못한다고 하는 것이 아는 것이 아님을 어찌 알겠는가?”
사람은 습한 데서 자면 허리병이 생기고 반신불수가 되는데, 미꾸라지도 그러한가?
사람은 나무 꼭대기에 머물면 벌벌 떨며 두려워하게 되는데, 원숭이도 그러한가?
이 세 가지 중에서 누가 올바른 거처를 아는가?
사람은 소와 양, 개와 돼지를 먹고, 사슴은 풀을 뜯어 먹고, 지네는 뱀을 달게 먹고, 소리개와 까마귀는 쥐를 즐겨 먹는다.
이 네 가지 중에서 누가 올바른 맛을 아는가?
암컷원숭이를 수컷원숭이가 자신의 짝으로 여기고, 사슴은 사슴 종류와 교미하고 미꾸라지는 물고기와 함께 헤엄치며 노닌다.
모장毛嬙과 여희麗姬를 사람들은 아름답다고 여기지만 물고기는 그들을 보면 물 속으로 깊이 도망하고, 새는 그들을 보면 하늘로 높이 날아가고, 사슴은 그들을 보면 힘껏 달아난다.
이 네 가지 중에서 누가 천하의 올바른 아름다움을 아는가?
내 입장에서 살펴본다면 인의仁義의 단서端緖와 시비是非의 길이 복잡하게 얽혀서 어수선하고 어지럽다.
그러니 내가 어찌 그 구별을 알 수 있겠는가.”
“선생께서 이로움과 해로움을 알지 못한다고 하시니 그렇다면 지인至人도 본래 이해利害를 모르는 것입니까?”
못가의 수풀 우거진 곳이 불에 타도 그를 뜨겁게 할 수 없으며, 황하黃河나 한수漢水가 얼어붙을 정도로 춥더라도 그를 춥게 할 수 없으며, 격렬한 우레가 산을 쪼개고 바람이 바다를 뒤흔들지라도 그를 놀라게 할 수 없다.
그 같은 사람은 구름을 타고 해와 달을 몰아서 사해四海의 밖에서 노닌다.
죽음과 삶도 자신을 변화시키지 못하는데 하물며 이해의 말단 따위이겠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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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장(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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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장(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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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장(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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