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떤 사람이 구속되지 않고 자유로이 노닐 수 있는 능력이 있다면 그 사람이야 〈어떤 처지에 놓인들〉 노닐게 하지 않을 수 있겠는가.
그런데 어떤 사람이 노닐 수 있는 능력이 없다면 〈아무리 애쓴들〉 노닐게 할 수 있을 것인가.”
무릇 세상으로부터 도피하여 여기저기 유랑하려는 의지와 세상과의 관계를 끊고 고독한 생활을 영위하려는 행동, 아!
그것은 아마도 최고의 지혜와 두터운 덕성을 갖춘 사람이 할 일은 아닐 것이다.
그렇게 되면 〈그들은〉 뒤집히고 굴러 떨어져도 돌아보려 하지 않고 불타오르듯 광분해도 돌아보려 하지 않는다.
비록 서로 군주가 되고 신하가 되는 관계라 하더라도 일시의 만남에 지나지 않는다.
세상이 바뀌면 〈신분이 낮은 사람이라고 해도〉 천시할 수 없을 것이다.
그러므로 “지상至上의 덕을 체득한 사람은 행보行步를 멈추지 않는다.”고 말하는 것이다.
무릇 옛것을 중시하고 지금의 것을 낮추어보는 것은 학자 선생의 무리들이다.
게다가 태고의 성인 희위씨狶韋氏 무리들의 안목으로 지금의 세상을 보면, 도대체 누가 물결처럼 흔들리지 않을 수 있겠는가.
〈그러나 지인至人만은 예외이다〉 오직 지인至人이라야만 마침내 세상 안에서 유유자적 노닐면서도 사욕邪欲에 빠지지 아니하고 사람들의 장단에 맞추면서도 자기를 잃어버리지 않는다.
〈이와 같은 지인至人은〉 저 가르침을 일부러 배우지는 않았더라도 뜻을 잘 이어서 저 가르침을 다른 것으로 여기지 않은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