故
로 君子 遠使之
하야 而觀其忠
하고 近使之
하야 而觀其敬
하고 煩使之
하야 而觀其能
하고 卒然問焉
하야 而觀其知
하고 急與之期
하야 而觀其信
하고 委之以財
하야 而觀其仁
하고 告之以危
하야 而觀其節
하고 하나니
正考父는 一命而傴하고 再命而僂오 三命而俯하야 循牆而走하니
知慧
는 外通
하고 勇動
은 多怨
하고 仁義
는 多責
하니 〈
니라〉
“무릇 사람의 마음이란 산천山川보다도 위험하고 하늘을 알기보다 어렵다.
하늘은 그래도 춘하추동과 아침저녁이라는 주기週期가 있거니와 사람은 표정을 두텁게 꾸미고 진정을 깊이 감추고 있다.
그 때문에 외모는 성실해 보여도 속마음이 교만한 자가 있으며, 속에 뛰어난 덕德을 품고 있으면서 겉으로는 어리석은 사람처럼 보이는 자가 있으며, 겉으로는 성급한 것 같지만 사리에 통달한 자가 있으며, 견실한 것 같으나 실은 산만한 자가 있으며, 느릿느릿 여유 있어 보이나 실은 거칠고 조급한 자가 있다.
그러므로 정의正義를 목마른 듯 급하게 추구하는 자는 도리어 정의를 불에 덴 것처럼 버린다.
그 때문에 군자는 〈자기 밑에서 일할 사람을 선발選拔할 때〉 사람을 멀리 보내서 그 사람이 충실한지 살펴보고, 가까운 곳에서 일을 시켜 그가 일을 공경하는지를 살펴보고, 번거로운 일을 시켜보아서 그 능력을 살펴보고, 갑자기 질문해서 그 사람의 지능을 살펴보고, 급히 그와 약속을 하여 그 사람이 약속을 지키는지 살펴보고, 재화財貨를 위탁하여 그가 어진지를 살펴보고, 그에게 위급함을 알려서 지절志節을 살펴보고, 술로 취하게 해서 그 사람이 예의를 지키는지 살펴보고, 남녀가 한곳에 섞여 있도록 해서 호색好色하는지 살펴본다.
이 아홉 가지 증거가 갖추어지면 어리석은 사람을 지적해낼 수 있을 것이다.
〈예를 들면〉 송宋나라의 정고보正考父는 처음 사士에 임명되었을 때에는 등을 굽히고 걸었고, 두 번째 대부大夫에 임명되었을 때에는 허리를 굽히고 남을 대했고, 세 번째 경卿에 임명되어서는 머리를 들지 않고 구부린 채로 담장을 따라 달리듯 걸었다.
그러니 누가 감히 정고보를 모범으로 삼지 않을 수 있겠는가.
〈이에 반해〉 범용한 사람들은 처음 사士에 임명되면 거만해져 남의 말을 따르지 않고, 두 번째 대부에 임명되어서는 수레 위에서 춤을 추고, 세 번째 경에라도 임명되면 백부伯父나 숙부叔父의 이름까지도 마구 불러댈 정도로 거만하게 되나니, 누가 요堯임금이나 허유許由에 부합될 수 있겠는가.
도적 가운데 제일 큰 도적은 덕에 마음이 있고 마음에 눈이 있게 되는 것이다.
마음에 눈이 있게 됨에 이르러서는, 눈이 있는 마음으로 생각하게 되니, 그렇게 되면 덕이 무너진다.
인간의 악덕惡德에는 다섯 가지가 있는데 심중心中의 흉덕凶德이 으뜸이다.
심중의 흉덕이란 스스로 자신을 좋아하는 것이고, 자기가 하지 못하는 것을 헐뜯는 것이다.
또 사람이 곤궁하게 되는 데에는 여덟 가지 결정된 원인이 있고, 영달함에 세 가지 필연적 원인이 있고, 형벌을 받는 데에는 형벌의 원인이 되는 여섯 가지 위험요인이 있다.
용모가 아름답고, 멋진 수염이 있으며, 키가 크고, 체격이 크며, 굳세고 씩씩해서 위세당당하고, 태도가 멋지고 화려하며, 용기 있고, 결단력 있는 것이다.
이 여덟 가지가 모두 남보다 뛰어나면, 이 여덟 가지를 따라서 곤궁困窮에 빠지고, 자기를 내세우지 않고 주위의 상황에 따르고, 굽어보고 우러러보기를 다른 사람의 장단에 맞추고, 괴로움과 두려움을 지니고 겁쟁이로 사는 것, 이래서 다른 사람만 못하면, 이 세 가지 유형의 사람은 모두 영달榮達한다.
지식과 총명은 바깥으로만 치달려 안을 손상시키고, 용기와 활동은 남에게서 원망을 많이 사고, 인애仁愛와 정의는 남으로부터 책망을 많이 받게 되니, 이 여섯 가지는 서로 형벌에 걸리게 하는 원인이다.
생명의 실상에 통달한 자는 위대하지만, 지혜에만 통달한 자는 왜소하다.
생명과 같은 커다란 운명運命에 통달한 자는 〈그 대명大命을〉 그대로 따르지만 작은 운명에만 통달한 자는 부조리한 일을 만나 좌절하게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