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쓸모없음’을 알아야만 비로소 쓸모 있음에 대해 더불어 말할 수 있다네.
무릇 천지天地는 넓고 또 크지 않은 것이 아니지만 실제로 사람이 필요로 하는 것은 발로 밟는 크기만큼의 공간일 뿐이지.
그러나 그렇다고 해서 발의 크기를 측량하여 그 공간만 남기고 주위의 나머지 땅을 깊이 파 황천黃泉까지 도달하게 한다 치면, 그러고서도 〈발 딛는 공간이〉 사람들에게 여전히 쓸모 있는 땅이 될 수 있겠는가?”
“그렇다면 쓸모없는 것이 쓸모가 있다는 것 또한 분명한 사실이구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