君獨爲萬乘之主하야 以苦一國之民하야 以養耳目鼻口하시니
君亦必
하며 하며 하며 無以巧勝人
하며 無以謀勝人
하며 無以戰勝人
이어다
夫殺人之士民하고 兼人之土地하야 以養吾私與吾神者함은 其戰이 不知孰善고 勝之惡乎在오
“선생께서는 산중山中에 들어앉아 도토리나 밤을 먹고 파와 부추로 실컷 배를 채우고서 과인寡人을 백안시하여 찾지 않은 지 오래되었습니다.
〈그런데 이렇게 나를 만나 보러 찾아와 주었으니〉 그래 이제 노년이 되어 생활이 괴로워진 때문입니까?
아니면 술과 고기 등 맛있는 음식을 구하고자 해서입니까?
아니면 혹 과인寡人에게 사직社稷을 잘 다스릴 복이 있어서인가요?”
“저는 가난하고 미천한 데에서 태어나 자랐습니다.
그래서 고기 맛도 아는 사람이 찾는다고 저는 한 번도 감히 임금님께서 잡수시는 것과 같은 술과 고기를 먹어보지 못했습니다.
〈지금 이렇게 임금을 찾아온 것은〉 와서 임금님을 위로해드리려는 것입니다.”
“임금님의 정신과 몸을 위로해드리고자 합니다.”
“천지자연이 만물을 양육하는 작용은 한결같이 똑같습니다.
높은 곳에 올랐다고 해서 우월하다고 생각해서는 아니 되고, 낮은 곳에 머물러 있다고 해서 열등하다고 생각해서는 아니 됩니다.
그런데 임금께서만은 만승萬乘 대국大國의 군주가 되어서 온 나라 백성들을 괴롭혀서 이목비구耳目鼻口의 욕망을 만족시키고 있습니다.
그러니 이러한 생활은 정신적으로는 스스로 좋아하지 않을 것입니다.
무릇 정신이란 조화로움을 좋아하고 간악함을 미워하는 법입니다.
무릇 간악함은 병든 것이니 그 때문에 제가 임금님을 위로해드리려는 것입니다.
그런데 임금님께서는 병드신 것은 어떤 것인지요?”
“과인이 선생을 만나고자 한 지 참 오래되었습니다.
나는 인민을 사랑하고 정의를 위해 전쟁을 멈추려 하는데 이렇게 하는 것이 좋겠지요.”
백성을 사랑하겠다는 것이 도리어 백성을 해치는 첫걸음이고 정의를 위해 전쟁을 멈추겠다는 것이 전쟁을 시작하는 근본입니다.
임금님께서 이 같은 생각에서 그런 행위를 한다면 아마도 그것을 이루지 못하실 것입니다.
무릇 아름다움을 이루는 것은 악을 담는 그릇이니 임금님께서는 비록 인의를 실천하시려 하나 아마도 거짓이 되고 말 것입니다.
형식적 규범은 필연적으로 더욱 위선적인 형식적 규범을 만들며, 그 형식이 일단 성립되면 필연적으로 실패가 기다리며, 변동하는 마음이 일어나면 필연적으로 타인과 무력으로 다투게 됩니다.
임금님께서는 또한 절대로 학렬鶴列의 진陣을 높은 누각 사이에 정렬하지 말 것이며, 보병과 기병의 훈련을 제사를 지내는 치단錙壇의 궁전에서 하지 말 것이며, 도리를 저버린 역기逆氣를 타고난 그대로의 덕에 간직하지 말 것이며, 인위의 기교로 타인에게 이기려 하지 말 것이며, 모략을 써서 남에게 이기려 하지 말 것이며, 전쟁을 통해서 남에게 이기려 하지 말아야 할 것입니다.
무릇 타국의 병사들과 백성들을 죽이고 타국의 토지를 병합하여 나 자신의 사욕과 나의 정신을 만족케 하는 자들은 그 전쟁이 어느 나라가 정의이고 전쟁에 이기는 나라는 어느 나라가 될지 알 수 없습니다.
임금께서 만일 그만두실 수 없다면 흉중의 성실함을 닦아서 천지자연의 본래의 모습에 그대로 따라서 어지럽히지 말 것입니다.
그러면 백성들은 이미 사지死地에서 벗어났을 것이니 임금님께서는 도대체 무엇 때문에 전쟁을 멈추려고 애쓸 것이 있겠습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