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설]
육덕명陸德明은 “기록한 일을 들어 편 이름을 지었다[擧事以名篇].”고 풀이했다. 왕선겸王先謙은 소여蘇輿의 말을 인용하여 “이 편도 장자의 학생이 기록한 것인데 〈인간세人間世〉편과 같은 뜻으로 혼탁한 세상에 살면서 해로움을 피하는 기술을 말하고 있다[此亦莊徒所記 旨同於人間世 處濁世避患害之術也].”고 풀이했다(王叔岷).
이 편의 대지는 제1장에 있다 할 것이다. 여기서 장자는 스스로 무용無用과 유용有用의 사이에 머물겠다고 말하는데, 무용無用으로 천수를 누린 산목山木과 울지 못하기 때문에 일찍 죽게 된 거위의 상반된 이야기를 통해 어지러운 세상에서 생존하기가 얼마나 어려운지 말하고 있다.
제2장에서는 시남의료市南宜僚와 노후魯侯와의 문답을 통해 이상적 삶의 모습을 그리고 있다. 여기서 장자는 무위자연의 도道를 체득하여 자신을 비우면 남을 해치지도 않고 남에게 해침을 당하지도 않는 이상적인 삶의 태도를 지닐 수 있다고 말하고 있다. 빈 배[虛舟]의 비유는 바로 자신을 비우는 무욕의 태도를 말하고 있다.
이 편에서 주목할 만한 또 다른 기사로는 제4장, 제5장, 제7장에 나오는 공자의 설화를 들 수 있다. 여기서 장자는 진채지간陳蔡之間에서 곤경을 당한 공자의 이야기를 통해 한편으로는 공자의 처지를 동정하면서 또 다른 한편으로는 공자의 처세를 비판하고 있는데, 〈인간세人間世〉 제8장에 나오는 접여接輿의 공자비판孔子批判과 비교하면서 감상할 만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