今先生이 何以說吾君이완대 使吾君으로 說이 若此乎오
서무귀徐无鬼가 여상女商의 소개로 위魏나라 무후武侯를 만났다.
그 때문에 과인을 기꺼이 만나 보려 하신 것이군요.”
그럴지언정 임금님께서 또 어떻게 나를 위로하겠다는 것입니까?
임금님께서는 먹고 마시는 욕망을 가득 채우고 호오好惡의 감정에 따라 행동하고자 하신다면 성명性命의 올바름이 병들 것이고, 〈반대로〉 임금님께서 먹고 마시는 욕망[嗜慾]을 억제하여 물리치고 호오好惡의 감정을 버리고자 하신다면 귀나 눈의 감각기관이 병들 것입니다.
그러니 나야말로 임금님을 위로해드릴지언정 임금님께서 또 어떻게 나를 위로한다는 것입니까?”
무후武侯가 언짢아하며 아무런 말도 하지 않았다.
“시험 삼아 임금님께 제가 개를 감정하는 방법을 말씀드려 보겠습니다.
하급의 자질에 해당하는 개는 배불리 먹는 데 집착할 뿐이니 이는 고양이와 다를 것이 없습니다.
중등의 자질에 해당하는 개는 마치 해를 쳐다보는 것 같이 먼 데를 쳐다봅니다.
그런데 상등의 자질에 해당하는 개는 마치 자신을 잊어버린 것과 같습니다.
그런데 제가 개를 보는 감정법은 또 제가 말을 감정하는 방법에는 미치지 못합니다.
말이 직진할 때에는 먹줄에 맞고, 굽이돌 때에는 갈고리에 맞고, 네모진 모양으로 꺾어질 때에는 곱자에 맞고, 둥근 모양으로 돌 때에는 그림쇠에 들어맞으면 그런 말은 온 나라에서 가장 뛰어난 명마名馬라고 할 수 있을 것입니다.
그러나 이것은 아직 천하의 명마에는 미치지 못합니다.
이 천하제일의 명마는 천성天成의 미질美質을 갖추고 있는데, 이 말은 일견 공허한 듯하고 무엇인가를 잃어버린 것 같으며 마치 자기 자신을 잃어버린 것처럼 멍한 모습으로 있는데 이와 같은 말은 한 번 내달으면 다른 말들을 그냥 추월해서 먼지조차 따돌려 어디로 가는지도 알 수 없습니다.”
무후武侯는 이 말을 듣고 크게 기뻐하며 흰 이를 드러내고 웃었다.
서무귀徐无鬼가 밖으로 나오자 여상女商이 말했다.
“선생은 도대체 우리 임금님께 무슨 말을 하였소?
지금까지 내가 우리 임금님께 말씀드렸던 것은 횡橫으로는 시詩‧서書‧예禮‧악樂을 말씀드렸고, 종縱으로는 금판金板이나 육도六弢 같은 병법을 말씀드렸는데 때로는 일을 받들어 크게 공을 세운 적이 헤아릴 수 없을 정도로 많았습니다.
그런데도 우리 임금님께서는 한 번도 이를 드러내고 웃지 아니하셨습니다.
그런데 지금 선생께서는 우리 임금님께 무슨 이야기를 하셨기에 우리 임금님으로 하여금 이토록 기뻐하게 하신 겁니까?”
“저는 다만 임금님께 개나 말을 보는 방법에 대해 말씀드렸을 뿐입니다.”
“당신도 남쪽 끝 월越나라 땅에 유배된 죄인의 이야기를 들은 적이 있겠지요.
본국을 떠나 며칠이 지나면 〈귀양살이하는 사람은〉 자기가 알고 있는 사람을 만나면 기뻐하고, 본국을 떠나 열흘이나 한 달이 지나면 전에 본국에서 잠깐 본 일이 있는 사람을 만나도 기뻐하고, 일 년이 지남에 이르러서는 자기 나라 사람 비슷한 사람만 보아도 기뻐합니다.
이야말로 인간사회에서 떠난 지 오래되면 오래될수록 사람을 그리워하는 마음이 더욱 깊어진다는 것을 보여주는 것 아니겠소.
도대체 인적이 끊긴 산골짜기로 도망쳐 홀로 사는 사람도 족제비나 다니는 좁은 길에 명아주풀이 우거진 가운데 비틀거리며 텅 빈 골짜기에서 지내게 되면 어쩌다가 사람의 발걸음이 저벅저벅하는 소리만 들어도 기뻐하게 됩니다.
그런데 하물며 형제나 친척이 찾아와 자기 곁에서 기침소리 내며 이야기라도 나누게 되면 얼마나 기뻐하겠습니까!
아무도 〈개감정법이나 말감정법과 같은 양생養生의 진리를 말하는〉 진인眞人의 말로 우리 임금 곁에서 기침소리를 내며 이야기하지 않은 적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