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제黃帝가 대외大隗를 구자산具茨山에서 만나려고 여행을 떠났다.
우주 만물을 다 알고 있는 사방의 명지明知, 방명方明이 수레 고삐를 잡고, 우내宇內를 창성케 하는 사람, 창우昌㝢가 배승陪乘하고, 넘치는 에너지의 장약張若과 요설饒舌꾼 습붕謵朋이 선도역先導役을 하고, 혼돈한 우자愚者 곤혼昆閽과 상궤常軌를 일탈한 골계滑稽가 수레의 뒤를 따랐다.
양성襄城의 들판에 이르러 일행 일곱 명의 성인들이 모두 길을 잃었는데 길을 물으려 해도 물을 사람이 없었다.
그때 마침 말을 치는 동자童子를 만나 길을 물었다.
구자산具茨山만 알고 있는 것이 아니라 또 대외가 있는 곳까지 알고 있다니.
그렇다면 천하를 다스리는 방법에 대해 물어보고 싶구나.”
“천하를 다스리는 일도 이 같이 할 뿐이니 또 무슨 일을 하겠습니까?
저는 어릴 때부터 스스로 육합六合 안에 노닐었는데 제가 마침 눈이 흐려지는 병에 걸렸습니다.
그때 어떤 어른이 저에게 가르쳐 주기를 ‘너는 해 수레를 타고 양성襄城의 들에서 노닐도록 하라.’고 했습니다.
지금 제 병이 조금 낫기에 저는 다시 육합 밖에서 노닐고자 합니다.
천하를 다스리는 일도 이와 같이 할 뿐이니 제가 또 무슨 일을 하겠습니까?”
“천하를 다스리는 일은 참으로 우리 동자의 일은 아니다.
비록 그렇지만 천하를 다스리는 방법에 대해서 물어보고 싶다.”
“천하를 다스리는 일도 어찌 말을 기르는 것과 다를 수 있겠습니까?
황제가 두 번 절하고 머리를 조아린 다음 동자를 천사天師라고 부른 뒤 물러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