且夫
하고 과 하야 하야 이어늘 而自以爲得
하나니 則是
는 하며 어니따녀
백 년이나 된 나무를 쪼개서 제사용 술동이[犧樽]를 만들고 푸른색과 누런색으로 칠해서 장식하는데 깎여진 나무 찌꺼기는 더러운 도랑 속에 버려진다.
희준犧樽을 도랑 속에 버려진 나무 찌꺼기와 비교한다면 미추美醜에는 커다란 차이가 있지만 본성을 잃어버렸다는 점에서는 매한가지이다.
도척盜跖과 증삼曾參‧사추史鰌 사이에는 올바른 행동을 기준으로 살펴보면 큰 차이가 있다.
또한 본성을 잃어버리는 경우에는 다음의 다섯 가지 유형이 있다.
첫째, 오색五色이 사람의 눈을 어지럽혀서 눈을 밝게 보지 못하게 한다.
둘째, 오성五聲은 사람의 귀를 어지럽혀서 귀를 밝게 듣지 못하게 한다.
셋째, 오취五臭는 사람의 코를 그을려서 코 막히고 머리 아픔이 이마를 아프게 한다.
넷째, 오미五味는 사람의 입맛을 흐리게 하여 입을 병들고 어긋나게 한다.
다섯째, 취사선택取捨選擇의 판단判斷은 사람의 마음을 어지럽혀서 본성을 터무니 없는 데로 폭주暴走하게 한다.
이 다섯 가지는 모두 본성을 해치는 것들이다.
그런데 양주楊朱와 묵적墨翟이 마침내 이리저리 뛰어다니면서 스스로 진리를 얻었다고 자부하니 내가 이른바 ‘진리를 얻었다고 말하는 것’이 아니다.
〈자기 딴에는〉 진리를 얻었다고 자부하는 자들이 실제로는 막힌다면 그것을 두고 진리를 얻었다고 할 수 있는가.
그렇다면 비둘기와 올빼미가 새장에 갇혀 있는 것도 〈자유를〉 얻었다고 할 수 있을 것이다.
또한 취사선택의 판단과 음악音樂과 채색彩色의 유혹으로 내면內面의 자연스러움을 가로막고 피변皮弁(가죽관)과 휼관鷸冠(비취새의 깃털로 만든 관), 그리고 옥홀玉笏을 꽂고 큰 띠를 두르고 긴 치마를 입어 밖을 속박하며, 안으로는 빙 둘러친 나무 울타리로 꽉 막히고 밖으로는 〈질서秩序와 예의禮儀라는〉 새끼줄이나 끈으로 겹겹이 묶여서 둘둘 묶인 채 새끼줄이나 노끈 속에 갇혀 있는데도 스스로 진리[道]를 얻었다고 하니 이것은 죄인罪人이 팔을 교차시켜 묶이고 손가락을 꺾이며 범이나 표범이 함정 속에 갇혀 있으면서도 〈자유를〉 얻었다고 말할 수 있다는 것과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