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莊子(4)

장자(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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予自宰路之淵호니
元君하야 使人占之하니
此 神龜也로다
君曰
漁者 有余且乎
左右曰
하니이다
君曰
令余且 會朝하라
明日 余且 朝커늘 君曰
漁何得
對曰
且之網 得白龜焉하니 其圓 五尺이러이다
君曰
獻若之龜하라
龜 至커늘 再欲殺之하며 再欲活之하다가 心疑卜之한대
이리라하야늘
仲尼曰
神龜能見夢於元君이로대 而不能避余且之網하고 知能七十二鑽而無遺筴이로대 不能避刳腸之患하니
如是 則知有所困이며 神有所不及也로다


원군元君이 한밤중에 꿈을 꾸었다.
〈꿈속에서〉 어떤 사람이 머리를 풀어헤치고 궁실 모퉁이의 쪽문을 들여다보면서 이렇게 말했다.
“저는 재로宰路라고 하는 못에서 왔습니다.
저는 청강淸江(長江의 지류)의 을 위해 황하黃河 하백河伯이 있는 곳에 심부름을 왔는데, 어부인 여차余且가 저를 잡아버렸습니다. 〈제발 살려주세요.〉”
원군元君이 꿈에서 깨어나 몽점관夢占官에게 이 꿈을 점쳐 보게 하였다.
그랬더니 꿈을 해몽하는 이가 말했다.
“이 거북이는 〈예언력을 가진〉 신귀神龜입니다.”
그리하여 원군元君이 좌우의 측근에게 말했다.
“어부 가운데 여차余且라는 자가 있는가?”
좌우의 신하가 말했다.
“있습니다.”
원군元君이 말했다.
“여저를 조회에 나오게 하라.”
다음 날 여저가 조회에 나오자, 원군元君이 말했다.
“물고기 잡으러 가서 무엇을 잡았는가?”
여차余且가 대답했다.
“제 어망에 흰 거북이가 잡혔는데, 등껍질의 직경이 5이나 됩니다.”
원군元君이 말했다.
“그대의 거북이를 나에게 헌상하라.”
그리하여 거북이가 오자 원군元君은 재차 이 거북이를 죽일까 살릴까 망설이다가 의심이 들어 점을 치게 하였다.
그랬더니 ‘거북이를 죽여서 그것을 가지고 점치면 길할 것이다.’라고 하였다.
마침내 거북이의 배를 가르고 내장을 다 꺼내고서 점을 치니 72번이나 갑라甲羅에 구멍을 뚫어 점을 쳤는데 한 번도 길흉이 맞지 않은 일이 없었다.
이 이야기를 들은 중니는 다음과 같이 논평하였다.
“저 신귀神龜 원군元君의 꿈에 나타날 정도의 신통력을 가지고는 있었지만 일개 어부 여차余且의 그물을 피할 수 없었고, 그 지혜는 72번이나 구멍을 뚫어 점쳐서 한 번도 길흉을 맞추지 못할 때가 없을 수 있었지만 내장이 갈라져 목숨을 잃는 재앙을 피할 수는 없었다.
이와 같다면 지력知力이라고 하는 것은 〈그것이 아무리 뛰어났다 하더라도〉 막히는 경우가 있으며, 신통력이라고 하는 것도 〈그것이 아무리 영묘하다 하더라도〉 미치지 못하는 경우가 있는 것이다.
비록 최고의 지혜를 가지고 있는 사람이 있다 하더라도 만인萬人중지衆知를 모아 그를 도모할 수 있으며, 물고기는 그물을 두려워하지 않고 사다새만을 두려워하니 〈그러다가 그만 그물에 걸리고 마니〉 소지小知를 버리면 곧 대지大知가 밝게 현현하고, 이른바 을 버리면 곧 저절로 참다운 이 드러난다.
갓난아이는 태어나서 따로 큰 스승이 없이도 말할 수 있게 되는 것은 말할 줄 아는 사람과 함께 거처하기 때문이다.”


역주
역주1 宋元君夜半而夢 : 宋의 元君이 한밤중에 꿈을 꿈. 宋은 나라 이름. 元君은 春秋 후기의 군주. 〈田子方〉편 제7장에 이미 나왔다.
역주2 人被髮闚阿門 : 어떤 사람이 머리를 풀어헤치고 궁실 모퉁이의 쪽문을 들여다봄. 被髮은 머리를 풀어헤침. 〈達生〉편 제9장에 이미 나왔다. 被자가 披자로 표기되어 있는 판본이 있고(王叔岷), 闚(엿볼 규)자가 ‘窺’자로 표기되어 있는 판본이 있다(馬叙倫, 王叔岷). 阿門은 궁실 모퉁이의 작은 쪽문.
역주3 予自宰路之淵 予爲淸江使河伯之所 漁者余且得予 : 저는 宰路라고 하는 못에서 왔습니다. 저는 淸江(長江의 지류)의 神을 위해 黃河의 神 河伯이 있는 곳에 심부름을 왔는데, 어부인 余且가 저를 잡아버렸습니다. 여저라는 어부에게 잡힌 몸이 되었으므로 살려달라는 뜻이다. 宰路는 연못 이름. 李頤는 “연못 이름이니 거북이가 사는 곳이다[淵名 龜所居].”라고 풀이했다. 淸江은 長江의 지류로 여기서는 淸江의 江神를 가리킨다. 河伯은 黃河의 神. 〈秋水〉편에 이미 나왔다. 余且는 어부의 성명으로 且는 ‘저’로 읽는다. 成玄英은 “성은 余이고 이름은 且이니 물고기를 잡는 어부이다[姓余 名且 捕魚之人也].”라고 풀이했다. 兪樾은 “《史記》 〈龜筴傳〉에는 豫且로 표기되어 있다[史記龜筴傳作豫且].”라고 소개하고 있다. 한편 陸德明은 余且의 余를 預로 읽어야 한다고 했지만, 우리의 언어생활에서 余 또는 與를 預로 읽는 구분은 거의 희미해졌기 때문에 따르지 않는다.
역주4 心疑卜之한대 曰 殺龜以卜이면 吉 : 의심이 들어 점을 치게 하였더니 거북이를 죽여서 점을 치면 길할 것이라고 함. 心疑는 마음의 결정을 내리지 못하여 의심함. 池田知久는 “‘거북이를 죽여 그것으로 점을 치리까.’하였더니 길하다고 하였다.”라는 뜻으로 풀이했는데 다소 번쇄한 견해로 따르지 않는다.
역주5 乃刳龜 七十二鑽而無遺筴 : 거북이의 배를 가르고 내장을 다 꺼내고서 점을 치니 72번이나 甲羅에 구멍을 뚫어 점을 쳤는데 한 번도 길흉이 맞지 않은 일이 없었음. 刳는 ‘배를 가름’. 鑽은 ‘뚫을 찬’. 筴은 策과 같고 遺筴은 失策과 같은 뜻으로 점괘가 틀림을 말한다. 七十二는 1년의 개략적인 날 수인 360을 五行의 5로 나눈 수로 여러 가지 상징적인 의미가 있지만 여기서는 ‘數가 많음’을 말한 것이다. 〈天運〉편 제7장에도 “그것을 가지고 72명의 군주에게 나아가 벼슬을 구했다[以奸者七十二君].”라고 한 표현이 나오고, 《史記》 〈孔子世家〉에서도 “〈제자 가운데〉 몸에 六藝를 다 익힌 이가 72명이었다[身通六藝者 七十二人].”라고 한 표현이 나온다. 또 《管子》 〈封禪〉편에도 예부터 封禪을 했던 군주가 ‘七十二家’에 이르렀다는 표현이 나온다.
역주6 雖有至知 萬人謀之 : 비록 최고의 지혜를 가지고 있는 사람이 있다 하더라도 萬人이 衆知를 모아 그를 도모할 수 있음. 〈天地〉편에서 “至言이 나오지 못하는 것은 세속의 鄙俗한 말이 너무 많기 때문이다[至言不出 俗言勝也].”라고 한 표현과 유사하지만 다소 다른 맥락의 이야기이다. ‘之’는 ‘至知’를 가리킨다.
역주7 魚 不畏網이오 而畏鵜鶘하나니 去小知(에)而大知明 : 물고기는 그물을 두려워하지 않고 사다새만을 두려워하니 〈그러다가 그만 그물에 걸리고 마니〉 小知를 버리면 곧 大知가 밝게 현현함. 鵜鶘는 사다새. 陸德明은 “鵜鶘는 물새이다. 淘河라고도 한다[鵜鶘 水鳥也 一名淘河].”라고 풀이했다. 사다새만을 두려워하는 小知를 버리고 그물을 두려워할 줄 아는 大知를 밝혀야 한다는 뜻이다(羅勉道).
역주8 嬰兒生無石師而能言 與能言者處也 : 갓난아이는 태어나서 따로 큰 스승이 없이도 말할 수 있게 되는 것은 말할 줄 아는 사람과 함께 거처하기 때문임. 石師는 큰 스승, 대학자. 石師의 石은 ‘碩’의 假借(林希逸, 焦竑). 陸德明은 “石은 匠人의 이름이다[石者 匠名也].”라고 풀이했는데 따르지 않는다. 다만 “어떤 판본에는 ‘所師’로 되어 있고 또 ‘碩師’로 된 경우도 있다[一本作所師 又作碩師].”라고 한 내용은 참고할 필요가 있다.

장자(4) 책은 2019.04.23에 최종 수정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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