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지백체四肢百體를 다 버리고, 이목耳目의 감각작용을 물리치고 육체를 떠나고 지각작용을 없애서 대통의 세계와 같아졌을 때, 이것을 좌망坐忘이라 합니다.”
중니가 말했다.
“대통大通의 세계와 같아지면 좋아하고 싫어하는 것이 없게 되며, 큰 도의 변화와 함께하면 집착이 없게 되니, 너는 과연 현명하구나.
나는 청컨대 너의 뒤를 따르고자 한다.”
역주
역주1益矣 :
더함이 있음. 益은 進益으로 원래는 배움에 진보함이 있다는 뜻으로 쓰이지만, 이어지는 내용으로 미루어 볼 때 여기서는 배움이 아니라 도를 추구하여 進益함이 있다는 뜻이다. 따라서 益은 학문을 통해 지식을 증진시켰다는 의미가 아니라 도를 추구하여 인위적인 지식을 더 많이 덜어냈다는 의미로 이해해야 한다. 《老子》 제48장에 “배움을 추구하는 것은 날마다 지식을 더하는 것이고, 도를 추구하는 것은 날마다 지식을 덜어내는 것이다. 끊임없이 덜어내 무위에 이른다[爲學日益 爲道日損 損之又損 以至於無爲].”고 했는데 도를 추구하여 조금씩 無爲의 경지에 나아가는 것[進]을 損으로 표현한 것이다. 郭象이 이 구절을 두고 “덜어낸 것을 더함이라고 말한 것이다[以損之爲益也].”로 풀이한 것도 이와 같은 맥락이다.
역주2可矣猶未也 :
좋기는 하지만 아직 멀었음. 괜찮기는 하지만 아직 道와는 거리가 있다는 뜻. 朱熹는 《論語集註》에서 “可는 겨우 괜찮고 아직 극진하지 못하다[僅可而有所未盡之辭].”와 같은 표현이라고 했다.
역주3他日 :
다른 날. 他日은 때로 전날[前日]의 뜻으로 쓰이기도 하고, 어느 날[一日]의 뜻으로 쓰이기도 하는데 여기서는 後日의 뜻.
역주4坐忘 :
앉아서 모든 것을 잊어버림. 바로 뒤에 顔回가 말하고 있는 四肢百體를 다 버리고, 이목의 감각작용을 물리치고 육체를 떠나고 지각작용을 없애서 대통의 세계와 같아지는 경지로 모든 인위적이고 차별적인 지식을 잊어버리는 상태를 뜻한다. 司馬彪는 “앉아서 스스로 자신의 몸을 잊어버린 것이다[坐而自忘其身].”로 풀이했다. 〈人間世〉편의 ‘坐馳’는 坐忘과 반대말. 坐忘과 관련하여 참조할 만한 내용으로 〈齊物論〉편의 ‘吾喪我’, 〈人間世〉편의 ‘心齋’, 〈大宗師〉편의 ‘朝徹’ 등을 들 수 있다.
역주6墮(휴)枝體 黜聰明 :
사지백체를 다 버리고, 이목의 감각작용을 물리침. 墮는 무너뜨리다는 뜻. 枝는 四肢로 肢와 같다. 黜聰明은 聰明을 물리침. 곧 耳目의 감각작용을 물리친다는 뜻.
역주7離形去知 同於大通 :
육체를 떠나고 지각작용을 없애서 대통의 세계와 같아짐. 離形과 去知는 각각 앞의 墮枝體와 黜聰明을 이어서 말한 것이다(方勇‧陸永品). 同於大通은 大道와 일체가 된다는 뜻. 大通은 大道와 같다(成玄英).
역주8同則無好也 化則無常也 :
대통의 세계와 같아지면 좋아하고 싫어하는 것이 없게 되며, 큰 도의 변화와 함께하면 집착이 없게 됨. 成玄英은 “이미 大道와 같아지면 시비와 호오의 차별이 없어지고 변화에 冥合하기 때문에 일정한 것을 지키는 데 집착하지 않는다[旣同於大道 則無是非好惡 冥於變化 故不執滯守常也].”고 풀이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