今夫此人은 以爲與己로 同時而生하야 同鄕而處者하다가 以爲夫絶俗過世之士焉하나니
하며 怵惕之恐
과 欣歡之喜
를 不監於心
하며 하나니
是以로 貴爲天子하며 富有天下라도 而不免於患也니라
善卷許由 得帝而不受하니 非虛辭讓也라 不以事로 害己니라
平이 爲福 有餘 爲害者는 物이 莫不然이로대 而財 其甚者也니라
財積而無用
이어늘 服膺而不舍
하야 하나니 可謂憂矣
로다
此六者는 天下之至害也어늘 皆遺忘하야 而不知察이라가
“사람들은 누구나 명성을 좇고 이익을 얻으려고 한다.
만일 이런 자들 가운데 어떤 사람이 부자가 되면 사람들이 그 부자에게 몰려오고, 몰려와서는 그에게 몸을 굽히고 몸을 굽히고서는 곧 존경하게 되나니, 남들로부터 머리 숙임을 받고 존경을 받는 것이 장수하고 신체가 안락하고 기분이 유쾌하게 되는 방법인데, 이제 그대만이 유독 이런 명리名利에 전연 뜻이 없으니, 지知가 부족한 것인가?
아니면 혹 알긴 알면서도 행동할 능력이 없는 것인가.
정말로 올바른 도를 결코 잊지 않고 추진하여 그것을 잊지 않아서인가?”
“이제 〈명성을 좇고 이익을 얻으려는〉 저 사람들은 〈부자가 된 사람을〉 자기와 같은 시대에 태어나서 같은 고장에 살고 있는 사람들로 〈나와 다를 것이 없다고〉 생각하다가 〈이번에는 거꾸로〉 그 사람은 범속凡俗함을 뛰어넘고 세상을 능가하는 뛰어난 사람이라고 생각한다.
이는 오로지 올바른 주견이 없는데 그 상태로 고금古今의 시대 추이推移와 시비선악是非善惡의 구별을 판단하기 때문이다.
〈그들은〉 세속과 동조하고 세상과 동화해서 지중至重의 생명을 없애고 지존至尊의 생명을 버리고서 그런 행동을 자기가 해야 할 일이라고 생각한다.
이것은 장수하고 신체가 안락하고 기분이 유쾌하게 되는 방법으로서는 또한 멀지 아니한가.
무엇이 참혹하고 고통스러운 병이며 무엇이 안락하고 유쾌한 편안함인가를 몸에 비추어보지 않으며, 무엇이 깜짝 놀랄 두려움이며 무엇이 흔쾌하고 즐거운 기쁨인가를 자기 마음에 비추어보지 않으며, 하고 싶은 일을 할 줄은 알지만 그렇게 해야 하는 이유를 알지 못한다.
이 때문에 〈이런 부류의 사람들은〉 귀하기로는 천자가 되고 부유하기로는 천하를 소유한다 하더라도 결코 재앙에서 벗어날 수 없을 것이다.”
세상의 모든 아름다움을 다 손에 넣고 모든 세력을 다 아우르는지라 지인至人이 미치지 못하고, 현인賢人이 미치지 못한다.
부富를 가지고 있는 사람은 타인의 용기와 힘을 돈으로 사서 끼고서 자기의 위세로 삼고, 타인의 지모知謀를 빌려서 자기의 명찰明察로 삼고, 타인의 덕행을 이용해서 자기의 훌륭함으로 삼고(賢人良才가 되고), 나라를 받아서 누리고 있는 것이 아닌데도 위엄이 마치 군주와 같다.
게다가 사람에게 성색聲色과 자미滋味와 권력權力은 배우지 않고서도 마음이 이것을 즐기고, 몸이 본받음을 기다릴 것도 없이 이것을 편안히 여기니 바라고 싫어하고 피하고 나아가는 것은 본디 스승의 가르침을 기다리지 않는 것이니 이것이 인간의 본성이다.
천하 사람들이 비록 내가 아닐지라도 누가 이 부富를 사양할 수 있겠는가.”
“지자知者의 행위는 본시 백성들의 생각을 기준으로 행동해서 일정한 법도를 어기지 않는다.
그래서 마음에 만족하여 남과 다투지 아니하며 일부러 꼭 해야 할 이유가 없으므로 다른 데서 구하지 않는다.
〈세상 사람들은〉 만족하지 않기 때문에 그것을 다른 데서 구하게 되는데, 그래서 사방에서 다투는데도 스스로 탐욕스럽다고 의식하지 않고, 〈만족할 줄 아는 지자知者는〉 남을 정도로 충분하다고 여기기 때문에 사양하는데, 천하를 버리고서도 스스로 청렴하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청렴淸廉이니 탐욕貪慾이니 하는 실상은 밖에서 강제되는 것이 아니다.
스스로 돌아보아 일정한 법도에 비추어보는 것이다.
그러니 권세가 천자의 지위에 오르더라도 귀한 신분을 가지고 남에게 교만하게 뻐기지 않으며 부유함이 천하를 소유한다 하더라도 그 많은 재물을 가지고 남을 업신여기지 않는다.
〈그러니 천하를 버리는 것은〉 천자의 고통을 헤아리고 그것이 뒤집힐 수 있다는 것을 생각하여 〈그 세勢와 부富가〉 자기의 본성에 해로운 것이라 생각한 것이다.
그 까닭에 사양하고 받지 않는 것이니, 그렇게 함으로써 〈청렴하다는〉 명예를 구하고자 한 것이 아니다.
요순堯舜이 제왕이 되어서 천하의 백성들이 화합하였으니 이것은 천하에 인정仁政을 베풀었기 때문이 아니라 선정善政의 실현이라는 미명美名으로 자기 생명을 해치지 않았기 때문이다.
선권善卷과 허유許由는 임금자리를 양보 받고서도 받지 아니하였으니, 공연히 사양한 것이 아니라 번거로운 일 때문에 자기 생명을 해치지 않으려 했던 것이다.
이들은 모두 자기에게 유익한 쪽으로 나가고 자기에게 해로운 쪽을 피했던 것인데 천하 사람들이 그들을 현인賢人이라고 칭송하였으니, 그들이 현인의 명예를 가질 만하지만 그들은 그렇게 함으로써 명예를 일으키고자 했던 것은 아니다.”
“사람이 반드시 자기의 명예를 지키려고 할진댄 육체를 괴롭히고 맛있는 음식을 끊어 몸의 보양保養을 줄여서 생명을 간신히 유지해야 할 것이다.
그렇다면 오래도록 병을 앓고 긴 세월 가난에 고생하면서 죽지 않고 겨우겨우 살아가는 경우와 다를 것이 없을 것이다.”
“과불급 없이 평탄하게 균형을 이루는 것이 행복이고 너무 많아서 남아도는 것이 해가 되는 것은 모든 사물이 그렇지 않음이 없는데, 그 가운데서도 재물의 경우가 제일 심하다.
이제 부유한 자들은 귀는 종소리, 북소리, 피리소리에 어지럽혀지고 입은 맛있는 쇠고기, 돼지고기와 탁주와 감주甘酒를 실컷 먹어서 그 때문에 마음이 흔들리고 자기가 해야 할 일을 잊어버리게 되니 어지러운 생활이라 할 만하다.
왕성한 혈기에 분별없이 빠져 있어서 마치 노예처럼 무거운 짐을 짊어지고 언덕길을 올라가는 것과 같으니 괴로움이라 할 만하다.
재물을 탐내서 걱정으로 우울해지고 권력을 탐해서 체력을 다 소모하여, 여가가 있을 때에는 쾌락에 탐닉하고 몸이 윤택하게 되면 주체하지 못할 정도로 움직이게 되니 병이라 할 만하다.
부富를 바라고 이익에 달려가기 때문에 가득 참이 마치 담장에 흙을 쌓듯 하지만 그로 인한 해를 피할 줄 모르며, 또한 왕성하게 쌓으면서 그만두지 않으니 가히 욕辱이라 할 만하다.
재물이 쌓여서 그것을 쓸 데가 없는 데도 재물 쌓는 일을 가슴속에 품고 멈추지 아니하여 마음은 온통 초췌해졌는데도 재물이 더욱 보태지기를 추구하여 멈추지 않으니 근심하고 번뇌한다 이를 만하다.
집안에 있을 때에는 위협하거나 빼앗으려는 도적을 걱정하고 밖에 외출해서는 강도와 도적의 해를 두려워하여 집 둘레에는 망루와 견고한 건축물로 두르고 밖으로는 감히 혼자 다니지 않으니 두려움에 가득 찬 생활이라 할 만하다.
이 여섯 가지는 천하에서 가장 심한 해로움인데도 세상의 부자富者들은 모두 이 사실을 잊은 채 살펴볼 줄 모른다.
그러다가 재앙이 현실로 나타남에 이르러서야 비로소 가지고 있는 능력을 다 쏟고 긁어모은 재산을 다 털어서 다만 하루라도 아무 일 없는 평온한 삶으로 돌아가기를 구하지만 그렇게 될 수 없다.
그러므로 명예를 기준으로 보더라도 아무 것도 보이지 아니하고 이익을 기준으로 보더라도 아무 것도 얻을 것이 없다.
그런데도 마음을 흐트러뜨리고 몸을 멸망시켜 가면서까지 명리名利를 다투니 이는 또한 미혹된 것이 아니겠는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