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莊子(1)

장자(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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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자(1) 목차 메뉴 열기 메뉴 닫기
問於仲尼하야
寡人 召而觀之호니 果以惡으로 駭天下하더라
與寡人으로호대 로대 而寡人 러니 不至乎期年하야 而寡人 信之호라
國無宰커늘 寡人 호니 하니
寡人 호니 去寡人而行하니
何人者也
仲尼曰
丘也 라니
일새니라
哀駘它 하며 하야 使人으로 授己國호대 唯恐其不受也케하니로소이다
哀公曰
何謂才全
仲尼曰
何謂德不形
其可以爲法也 할새니라
哀公 異日 以告하야
始也하야 하야하야
러니하고 恐吾無其實하야 輕用吾身하야 而亡其國하노니
吾與孔丘 非君臣也
而已矣니라


나라 애공哀公이 공자에게 물었다.
나라에 용모가 추악한 사람이 있는데, 애태타哀駘它라고 합니다.
남자들 중에 그와 함께 지내본 사람은 그를 사모하여 떠나지 못하며, 여자들은 그를 보고 나면 자기 부모에게 ‘다른 사람의 아내가 되느니 차라리 그의 첩이 되겠다.’고 청하는 사람이 몇십 명인데도 그런 사람이 그치지 않습니다.
그런데 아직 그가 남보다 앞서 창도唱導하는 것을 들어본 적이 없고, 항상 다른 사람을 따라갈 뿐입니다.”
“임금의 지위로 사람들의 죽음을 구제할 수 있는 것도 아니며, 재물을 모아서 사람들의 배를 채워 줄 수 있는 것도 아니며, 게다가 그 추악한 꼴이란 천하 사람들을 놀라게 할 만하고, 남의 주장을 따르기만 하고 먼저 나서서 인도하지 않으며, 지식이 사방의 다른 사람들보다 뛰어난 것도 아닌데 모든 남녀가 그 앞에 모여드니 이 사람은 반드시 보통 사람과는 다른 사람일 것입니다.
과인이 불러서 살펴보았더니 과연 추한 용모로 천하를 놀라게 할 만합디다.”
“과인과 함께 지낸 지 한 달이 채 안 되어 과인은 그 사람됨에 마음이 끌리더니, 1년이 되기 전에 과인은 그를 믿게 되었습니다.
마침 나라에 재상 자리가 비어 있어서 과인이 그에게 국정을 맡기려고 하였더니, 그는 한동안 무심히 있다가 응락하였는데 얽매임이 없어서 마치 사양하는 것 같았습니다.
그래서 과인은 갑자기 그에게 국정을 맡기려고 한 것을 부끄럽게 여겼는데 얼마 안 되어 과인을 버리고 떠나버렸습니다.
과인이 슬퍼서 무엇을 잃어버린 것 같았으며, 이 나라의 즐거움을 함께할 사람이 없는 듯했습니다.
이 사람은 어떤 사람입니까?”
중니가 말했다.
“제가 초나라에 사신으로 간 적이 있었습니다.
그때 마침 새끼돼지들이 죽은 어미돼지의 젖을 빨고 있는 것을 보았는데, 조금 있다가 깜짝 놀라서 모두 그 어미돼지를 버리고 달아났습니다.
어미돼지의 시선이 자기들을 보지 않고 있었기 때문일 뿐이며 어미돼지가 본래의 모습과 같지 않았기 때문일 뿐입니다.
새끼돼지가 어미돼지를 사랑하는 것은 그 형체를 사랑하는 것이 아니라, 그 형체를 움직이게 하는 것을 사랑하는 것입니다.”
“전쟁터에서 싸우다 죽은 사람은 그 사람을 장례 치를 적에 운삽雲翣으로 장식하여 보내지 아니하며, 발 잘린 사람은 신발을 아끼지 않습니다.
모두 그 근본이 없어져 버렸기 때문입니다.”
“〈이와 반대로〉 천자의 후궁後宮이 된 사람들은 손톱을 깎지 않고, 귀를 뚫지 아니하며, 새로 아내를 맞이한 사람은 궁전 밖에 머물게 해서 다시 숙직을 시키지 못합니다.
육체가 완전한 경우에 대해서도 이와 같이 하는데 하물며 이 완전한 사람이겠습니까.”
“지금 애태타哀駘它는 말을 하지 않아도 사람들이 믿으며, 공적이 없어도 군주君主가 친애해서, 사람으로 하여금 자기 나라를 맡기게 하면서도 오직 그가 받지 않을까 두려워하게 하였으니, 이 사람은 틀림없이 재능才能이 완전하고 이 밖으로 드러나지 않은 사람일 것입니다.”
애공哀公이 말했다.
“무엇을 일러 재능이 완전하다고 합니까?”
공자孔子가 말했다.
“죽음과 삶, 보존과 패망, 곤궁함과 영달, 가난함과 부유함, 현명함과 어리석음, 치욕과 명예, 배고픔과 목마름, 춥고 더움 따위는 사물의 변화이며 천명天命이 유행하는 것입니다.
밤낮으로 앞에서 교대하는데, 인간의 지능知能으로는 그 시작을 헤아릴 수 없습니다.
그 때문에 마음의 평안을 어지럽히기에는 부족하며 마음 속에 들어오지 않게 해야 하며, 그런 변화로 하여금 조화되고 즐겁게 하여 막힘없이 통하게 하여 기쁨을 잃어버리지 않게 해야 하며, 밤낮으로 쉴 새 없이 만물과 더불어 따뜻한 봄과 같은 관계를 이루어야 하니 이것은 만물과 접촉하여 마음 속에서 때를 만들어 내는 것이니 이것을 일러 재능이 완전하다고 합니다.”
“무엇을 일러 덕이 밖으로 드러나지 않는다고 합니까?”
중니가 말했다.
“평평한 것으로는 정지하고 있는 물이 가장 성대합니다.
그것이 기준이 될 수 있으니, 안에서 잘 보전되고, 밖으로 파동波動하지 않기 때문입니다.
덕이란 완전한 평정을 닦은 것입니다.
덕이 밖으로 드러나지 않는 사람은 다른 사람들이 떠날 수 없습니다.”
애공이 다른 날에 이 말을 민자閔子에게 말했다.
“처음에 나는 임금으로서 천하에 군림君臨하여 백성들을 다스리는 권력을 잡고 백성들이 죽을까 근심하였소.
나는 스스로 이것이 지극한 도리道理라고 생각하였는데, 지금 내가 지인至人에 대한 말을 듣고 나서는 내가 실제의 은 아무 것도 없이 내 몸을 함부로 움직여서 우리나라를 망칠까 두려워하게 되었소.
나는 공구孔丘와 임금과 신하의 사이가 아니오.
덕으로 맺어진 벗일 따름이오.”


역주
역주1 魯哀公 : 春秋時代 末期의 魯나라 君主. 定公의 아들로, 이름은 蔣이며, 在位기간은 B.C.494~B.C.468년이다. 孔子는 여러 나라를 편력하다가 B.C.484년에 魯나라로 돌아와 B.C.479년에 죽었다. 따라서 이 문답은 孔子 68세 이후(魯哀公의 靑年期)의 일로 추정할 수 있지만 이 문답은 물론 寓話이지 역사적 사실은 아니다(池田知久).
역주2 衛有惡(악)人焉 : 위나라에 용모가 추악한 사람이 있음. 惡은 醜惡의 뜻.
역주3 哀駘它(애태타) : 人名. 가공의 인물(宣穎). 李頤는 “哀駘는 추악한 용모이며 它는 그의 이름이다[哀駘醜貌 它其名].”라고 하였고, 兪樾은 哀駘를 姓이라 했다. 馬叙倫은 哀가 姓이고 駘它가 이름이라고 보았는데, 《說文解字》에서 “佁는 어리석은 모양이니 駘와 같이 읽는다[佁癡貌 讀若駘].”고 한 기록에 근거하여, 駘를 佁의 假借字라고 풀이하고, 어리석은 모양[癡]을 駘它라고 부르는 용례는 현대 중국어에도 있다고 설명했다. 한편 方以智는 它를 駝자로 보고 등이 낙타처럼 불룩한 곱사등이를 지칭한 것이라고 풀이했는데 참고할 만하다.
역주4 丈夫與之處者 思而不能去也 : 남자들 중에 그와 함께 지내본 사람은 그를 사모하여 떠나지 못함. 丈夫는 남자로 뒤의 婦人과 상대되는 말. 思는 思慕함.
역주5 請於父母曰 與爲人妻 寧爲夫子妾者 : 자기 부모에게 ‘다른 사람의 아내가 되느니 차라리 그의 첩이 되겠다’고 청하는 자. ‘與~寧~’은 ‘~하느니 차라리(寧)~하겠다.’는 구문. 人妻는 다른 사람의 嫡妻. 夫子妾은 애태타의 後妻.
역주6 十數而未止也 : 몇십 명인데도 그치지 않음. 십 단위로 세어도 그치지 않는다는 뜻. 趙諫議본에는 十數가 數十으로 되어 있다(郭慶藩). 十數는 以十數之, 곧 십 단위로 헤아리다는 뜻. 未止는 ‘그치지 않음’. 따라서 “그런 사람이 몇십 명이 넘었는데도 계속 그런 사람이 나온다.”는 뜻이다.
역주7 未嘗有聞其唱者也 : 아직 그가 남보다 앞서 주장하는 것을 들어본 적이 없음. 唱은 唱導 또는 先唱으로 앞서서 인도하다, 자기 주장을 먼저 내세우다, 먼저 노래하다는 뜻. 뒤의 和와 상대되는 말이다.
역주8 常和人而已矣 : 항상 다른 사람의 주장에 화답할 뿐임. 和는 앞의 唱과 상대되는 말로 남의 뒤를 따르다, 남을 주장을 따르다, 남의 노래에 화답하다는 뜻이다.
역주9 無君人之位 以濟乎人之死 : 임금의 지위로 사람들의 죽음을 구제할 수 있는 것도 아님. ‘無~以濟’는 救濟할 수 없다는 뜻.
역주10 無聚祿 以望人之腹 : 재물을 모아서 사람들의 배를 채워 줄 수 있는 것도 아님. ‘無~以望’은 채울 수 없다는 뜻. 李楨은 望자를 《周易》의 〈小畜〉 上九, 〈歸妹〉 六五, 〈中孚〉 六四 등의 爻辭에 나오는 ‘月幾望(달이 거의 가득 참)’의 望과 같이 읽어야 한다고 주장했는데 이 견해를 따라서 充滿의 뜻으로 번역하였다. 望은 곧 滿의 뜻이다.
역주11 又以惡駭天下 : 게다가 그 추악한 꼴이란 천하 사람들을 놀라게 할 만함. 駭天下는 천하 사람들을 놀라게 한다는 뜻.
역주12 知不出乎四域 : 지식이 사방의 보통 사람들보다 뛰어나지 않음. 出乎四域은 出乎衆, 곧 出衆과 같은 의미로 지식이 출중한 것도 아니라는 뜻. 四域은 사방의 경계로 여기서는 사방의 경계 안에 사는 보통 사람의 뜻. 대부분의 주석이 지식이 四域(나라) 안을 벗어나지 못할 정도로 좁다는 뜻으로 보고 있는데 그런 해석도 가능하다. 물론 大意가 크게 서로 어긋나는 것은 아니다.
역주13 雌雄合乎前 : 남녀들이 그 앞에 모여듦. 李頤, 成玄英, 林希逸 등은 雌雄을 짐승의 암컷과 수컷으로 보고 그의 親和力이 짐승에게까지 미친 것으로 보아 “짐승들까지 모여든다.”는 맥락으로 해석했지만, 여기서는 褚伯秀가 “丈夫와 婦人들 가운데 그에게 귀의하는 자가 많다[丈夫婦人歸之者衆也].”고 풀이한 것을 따랐다. 한편 劉武는 《管子》 〈覇形〉편에서 ‘令其人有喪雌雄’이라 한 구절을 예로 들어 “사람의 남녀를 雌雄으로 호칭하는 경우가 있다.”고 지적했는데 타당한 주장이다.
역주14 是必有異乎人者也 : 이 사람은 반드시 보통 사람과는 다른 사람일 것임. 人은 보통 사람의 뜻.
역주15 不至以月數 : 한 달이 채 안 됨. 곧 한 달을 단위로 헤아리는 데에 미치지 않았다는 뜻. 郭象은 ‘未經月’, 成玄英은 ‘不過二旬’, 陳壽昌은 ‘數之不及一月’, 曹礎基은 ‘不到一個月’ 등 모두 ‘한 달이 안 되었다.’는 뜻으로 풀이하였다. ‘몇 달이 지나지 않아서’로 해석하는 견해(池田知久, 福永光司)도 있지만 따르지 않는다.
역주16 有意乎其爲人也 : 그 사람됨에 마음이 끌림. 有意는 ‘마음을 두다.’는 뜻으로 애공이 애태타의 사람됨에 매력을 느꼈다는 의미. 朴世堂은 “有意는 마음으로 좋아한다는 표현[有意 心悅之之辭]”이라고 풀이했다.
역주17 傳國 : 나라를 전해 줌. 여기서는 재상의 자리를 주어 국정을 맡긴다는 뜻. 宣穎은 傳자를 傅자의 잘못으로 보고 ‘나라를 보좌한다.’는 뜻으로 풀이했지만, 뒤에 傳國과 같은 의미인 ‘卒授之國’이라는 표현이 나오는 것으로 미루어 볼 때 옳지 않다.
역주18 悶然而後應 : 한동안 무심히 있다가 응락함. 悶然은 知覺이 없는 모양(李頤), 곧 무심한 모양이다.
역주19 氾而若辭 : 얽매임이 없어서 마치 사양하는 듯함. 氾은 얽매임이 없는 모양(陸德明), 곧 무관심한 모양을 뜻하며 泛과 통하며 而자가 없는 本도 있다. 成玄英, 奚侗 등은 氾을 氾若으로 보아야 한다고 주장했고, 武延緖, 陳鼓應 등은 氾然으로 보아야 한다고 주장했지만 원문을 그대로 두고 같은 의미로 해석할 수 있기 때문에 굳이 따르지 않았다.
역주20 醜乎卒授之國 : 갑자기 그에게 국정을 맡기려고 한 것을 부끄럽게 여김. 醜는 李頤와 崔譔 모두 ‘부끄러워하다.’는 뜻으로 풀이했는데 朱桂曜는 恥와 발음이 같아서 통용된 것이라고 풀이했다. 또 ‘寡人醜乎 卒授之國’으로 絶句하는 것이 成玄英 이래의 독법이며, 이에 따를 경우 “과인이 한편으로 부끄러이 여기면서도 마침내 그에게 국정을 맡겨 주었다.”라는 해석(安東林)이 나올 수 있다. 그러나 寡人醜乎를 독립구로 끊는 것은 구문상으로도 어색할 뿐만 아니라, 애공이 스스로 그것을 부끄럽게 여기면서 결국 그에게 나라를 맡겼다는 것은 맥락상 다소 무리가 있기 때문에 따르지 않는다. 여기서는 王闓雲, 金谷治, 池田知久 등의 견해에 따라 醜乎를 卒授之國과 이어지는 것으로 보고 번역하였다.
역주21 無幾何也 : 얼마 안 있다가. 幾何는 ‘얼마인가?’하고 묻는 의문사로 쓰일 때도 있고, 여기서처럼 잠깐의 시간을 나타내는 표현으로 쓰이기도 한다.
역주22 卹(술)焉 若有亡也 : 슬퍼서 무엇을 잃어버린 것 같음. 卹은 恤과 통하는 글자(王叔岷). 焉은 然과 통한다. 朴世堂은 “卹은 마음에 근심하는 바가 있는 것이다[卹者 心有所憂也].”라고 풀이했다. 번역문의 ‘슬퍼서’를 ‘근심 걱정 속에’로 바꿔 해석할 수도 있음.
역주23 若無與樂是國也 : 이 나라의 즐거움을 함께할 사람이 없는 듯했습니다. 樂是國은 ‘이 나라 다스리는 것을 즐거워하다’는 뜻.
역주24 嘗使(시)於楚矣 : 초나라에 사신으로 간 적이 있었음. 使는 여기서처럼 본동사로 쓰일 때는 ‘시’로 읽는다.
역주25 適見㹠(돈)子 食於其死母者 : 마침 새끼돼지들이 죽은 어미돼지의 젖을 빨고 있는 것을 봄. 㹠子는 새끼돼지. 㹠은 豚과 같다. 食은 젖을 빨아 먹음(郭象). 朴世堂은 “새끼돼지들이 어미의 젖을 빠는 이야기는 사랑은 덕에 있는 것이지 형체에 있는 것이 아님을 비유한 것이다[㹠子食母 喩愛之在德 而不在形].”라고 풀이했다.
역주26 眴(현)若 : 깜짝 놀라는 모양. 司馬彪, 林希逸, 兪樾 등 모두 놀라는 모양으로 풀이했고, 성현영은 ‘눈동자가 움직이는 잠깐의 시간[眴目之頃]’으로 풀이했는데, 羅勉道는 이 두 견해를 절충하여 ‘깜짝 놀라 눈동자가 흔들리는 모양[驚覺而動目也]’이라고 풀이했다. 崔譔은 ‘죽은 어미의 눈이 움직인 것[死母目動]’으로 풀이했는데 옳지 않다.
역주27 皆棄之而走 : 모두 어미돼지를 버리고 달아남. 之는 죽은 어미돼지를 가리키는 대명사.
역주28 不見己焉爾 : 어미돼지의 시선이 자기들을 보지 않았기 때문일 뿐임. 釋德淸은 “어미돼지의 눈이 자기들을 보지 않음을 말한다[謂母之目 不見己也].”고 풀이했다. 焉爾는 단정을 나타내는 종결사.
역주29 不得類焉爾 : 어미돼지가 본래의 모습과 같지 않았기 때문일 뿐임. 석덕청은 “몸이 뻣뻣하여 전날 어미에게 젖을 빨던 때와 같지 않았음을 말한 것이다[言形僵不同前者之食於母].”로 풀이했는데 이 견해를 따랐다. 林雲銘은 “그 어미가 보지 못하고 어미의 육체가 움직이지 못하기 때문에 자신들과 다르다고 여겼다[以其母不能視 母形不能動 與己不類].”고 풀이하여 不得類를 자신들과 다르다는 뜻으로 이해했다.
역주30 所愛其母者 非愛其形也 愛使其形者也 : 새끼돼지가 어미돼지를 사랑하는 것은 그 형체를 사랑한 것이 아니라, 그 형체를 움직이게 하는 것을 사랑하는 것임. 使其形은 육체를 움직이게 하는 것. 林雲銘은 “使其形은 육체를 움직이는 것이다. 이것은 그 덕 없이 단지 그 육체만 있다면 비록 모자지간이라도 그 정을 굳게 결속시킬 수 없다는 말이다[使其形 是運動此形者 此言無其德而但有其形 雖母子不能固其情也].”라고 풀이했다. 郭象은 使其形을 才德으로 풀이했고, 成玄英은 다시 才德을 精神이라고 풀이했다. 林希逸은 “새끼돼지의 비유는 사람들이 좋아하고 싫어하는 것이 외형의 미추에 달려 있지 않음을 말한 것이다[㹠子之喩 謂人之愛惡不在於形骸之美惡也].”라고 풀이했다.
역주31 戰而死者 : 싸우다 죽은 사람. 곧 전쟁터에서 싸우다가 몸이 성하지 않은 상태로 죽은 사람.
역주32 不以翣(삽)資 : 새의 깃털로 장식하여 보내지 아니함. 翣에 대해서는 부채(陸德明), 武飾(宋均), 棺의 裝飾(王闓運) 등 여러 해설이 있으나 여기서는 《說文解字》의 ‘관을 장식하는 새의 깃털[棺羽飾]’이라는 풀이를 따랐다. 褚伯秀는 “육체도 온전히 갖추어지지 못했는데 어찌 예물이 완비되기를 바라겠는가[形且不得全備 何望儀物之備哉].”라고 풀이했다. 資는 보내다는 뜻(李頤)으로 장례 치르는 것을 送終之禮라고 표현하는 것과 같은 의미이다. 范應元, 武延緖 등은 ‘不以翣 資刖者之屨’로 絶句하여 資를 주다[給也]는 뜻으로 해석했지만 부적절하다.
역주33 刖者之屨 無爲愛之 : 발 잘린 사람은 신발을 아끼지 않음. 刖者之屨는 刖者之於屨의 줄임으로 ‘발 잘린 사람은 신발에 대해서’의 뜻. 이미 발이 없어졌기 때문에 신발을 아낄 필요가 없어졌다는 뜻.
역주34 皆無其本矣 : 모두 그 근본이 없어져 버렸기 때문임. 棺을 장식하는 이유는 시신을 존중해서이고 신발을 아끼는 이유는 발을 보호하기 위해서인데, 이미 장식의 목적인 屍身이 훼손되고, 신발을 아끼는 목적인 발을 잃어버렸기 때문에 더 이상 장식하지도 않고 아끼지도 않는다는 뜻이다.
역주35 爲天子之諸御 : 천자의 후궁이 되어서는. 御는 천자를 모시는 사람. 여기서는 천자를 모시는 후궁이며 諸御는 그런 사람들의 총칭이다.
역주36 不爪翦 : 손톱을 〈짧게〉 깎지 않음. 육체를 손상시키지 않는다는 뜻. 翦은 剪과 통용하는 글자. 武延緖, 陳鼓應 등은 不剪爪로 고쳐야 한다고 했지만, 古文에서 이처럼 목적어와 술어가 도치되는 경우는 비일비재하기 때문에 따르지 않는다. 馬叙倫은 《禮記》 〈曲禮 下〉편의 ‘不蚤鬋’과 같다고 보고, “귀밑머리를 깎지 않는다[不刮鬢也].”는 뜻으로 보았으나 赤塚忠은 不蚤鬋은 大夫나 士가 國外로 추방될 때의 禮이지 女御의 예는 아니라고 하였다.
역주37 不穿耳 : 귀를 뚫지 않음. 귀걸이를 하기 위해 귀를 뚫지 않는다는 뜻.
역주38 取妻者 : 아내를 맞이한 사람. 관리 중에서 새로 장가든 사람을 뜻한다. 取는 娶와 통용한다.
역주39 止於外 : 밖에 머무르게 함. 外는 궁궐 밖, 곧 관리의 私宅을 의미한다. 朴世堂은 “밖에 머문다는 것은 밖에 나가 자기 집에 거처하여 다시 공소에 들어와 복역하지 않는 것이다[止於外 言出居私室 不復入役於公也].”라고 풀이하였다.
역주40 不得復使 : 다시 숙직을 시키지 못함. 崔譔은 ‘不得復使入’으로 보고 “다시는 숙직 근무를 서지 않는다[不得入直也].”는 뜻으로 풀이했다. 林希逸은 《禮記》 〈禮運〉편의 “삼년상을 치르는 자와 새로 결혼한 자는 1년 동안 부리지 않는다[三年之喪與新有昏者 期不使].”는 기록을 근거로 삼아 일정 기간 동안 직무를 면제해 주는 것으로 풀이했다.
역주41 形全 猶足以爲爾 而況全德之人乎 : 육체가 완전한 것에 대해서도 오히려 이와 같이 하는데 그런데 하물며 〈哀駘它처럼〉 內面의 덕이 완전한 사람일까 보냐. 내면의 덕이 완전한 사람에 대해서는 사람들이 전부 그를 존경하고 사랑하게 될 것이다. 猶足以爲에서 爲는 할 수 있다, 爾는 이와 같음, 이와 같은 대접을 가리킴.
역주42 未言而信 : 말을 하지 않아도 사람들이 믿음. 훌륭한 말을 하지 않아도 사람들이 스스로 그가 훌륭하다고 믿는다는 뜻.
역주43 無功而親 : 공적이 없어도 군주가 친애함. 親은 親愛.
역주44 才全而德不形者也 : 재능이 완전하고 덕이 밖으로 드러나지 않은 사람. 才全은 바로 뒤의 문장에 자세한 내용이 나온다.
역주45 死生存亡 窮達貧富 賢與不肖 毁譽飢渴寒暑 : 죽음과 삶, 보존과 패망, 곤궁함과 영달, 가난함과 부유함, 현명함과 어리석음, 치욕과 명예, 배고픔과 목마름, 춥고 더움. 인간이 살면서 마주치는 외부 세계의 다양한 변화와 그에 대한 인간의 반응을 의미한다.
역주46 是事之變 命之行也 : 사물의 변화이며 천명이 유행하는 것임. 成玄英은 “모두 사물의 변화이고 천명이 유행하는 것이다[並是事物之變化 天命之流行].”라고 풀이했다. 福永光司는 事之變을 萬象의 끊임없는 변화, 命之行을 運命의 流轉의 相이라 하였다.
역주47 日夜相代乎前 : 밤낮으로 우리의 眼前에서 교대함. 앞의 온갖 변화가 끊임없이 인간의 삶에 간섭한다는 뜻. 이 표현은 〈齊物論〉편에도 보이는데, “인간의 감정적 변화가 밤낮으로 끊임없이 앞에 나타난다.”는 뜻으로 쓰였다. 前은 앞의 상태. 寒과 교대하여 暑가 오듯 교대하여 나타난다는 뜻으로 풀이할 수도 있지만, 目前, 우리의 眼前의 뜻으로 보는 것이 간명하다.
역주48 知不能規乎其始者也 : 인간의 지능으로는 그 시작을 헤아릴 수 없음. 인간의 지능으로는 온갖 변화의 근본원인을 파악할 수 없다는 뜻. 規는 求하다(林希逸), 헤아리다(安東林)의 뜻. 馬叙倫, 陳鼓應 등은 窺를 생략한 글자라고 했다.
역주49 不足以滑(골)和 : 마음의 평안을 어지럽히기에는 부족함. 그런 변화를 따라가면서 마음의 평정을 어지럽힐 만한 가치가 없다는 뜻. 滑은 어지럽히다(成玄英)는 뜻. 和는 마음의 평안. 福永光司는 事之變과 命之行을 流轉變化 그 자체에 맡겨 억지로 간섭하지 아니하니, 그것이 足히 內面(마음)의 평안을 어지럽히지 못한다고 하였다.
역주50 不可入於靈府 : 마음 속에 들어오지 않게 함. 그런 변화가 마음 속에 침입하지 않게 한다는 뜻. 郭象과 成玄英은 靈府를 ‘정신이 머무는 곳[精神之宅]’, 곧 마음으로 풀이했다.
역주51 使之和豫通 而不失於兌(열) : 그로 하여금 조화되고 즐겁게 하여 막힘 없이 통하게 하여 기쁨을 잃어버리지 않음. 使之의 之는 앞에서 말한 死生存亡 등의 여러 가지 변화를 지칭한다. 豫는 樂과 같다. 通은 “막힘없이 흘러 통하다[流通也].”는 뜻(林希逸). 兌는 悅과 같다(李頤). ‘열’로 발음한다.
역주52 使日夜無郤(극) : 밤낮으로 쉴 새 없이. 郤은 틈(李頤).
역주53 與物爲春 : 流轉變化하는 만물과 더불어 따뜻한 봄과 같은 따뜻한 관계를 이룸. 봄이 만물을 생성시켜 주는 것처럼 따뜻한 안식처가 된다는 뜻. 곽상은 “여러 생물들이 의지하는 바이다[群生之所賴也].”로 풀이했다. 林希逸은 “여기의 春字는 앞의 兌字와 같다[此春字 與兌字同].”고 풀이했다. 〈大宗師〉편에 ‘煖(훤)然似春’으로 유사한 내용이 나온다.
역주54 接而生時於心 : 만물과 접촉하여 마음 속에서 때를 만들어 냄. 生時於心은 마음 속에서 변화의 때, 변화의 흐름을 만들어낸다는 뜻. 李頤는 “만물과 접하여 생명을 베풀어 주고, 사계절에 따라 함께 생명활동을 이룬다[接萬物而施生 順四時而俱作].”고 풀이했고, 林雲銘은 “가슴 속에 스스로 사계절의 운행을 가지고 있다[胸中自有四時之行].”고 풀이했다.
역주55 平者 水停之盛也 : 평평한 것으로는 정지하고 있는 물이 가장 성대함. 성대함은 곧 완벽함인데 평평한 것의 비유로는 정지하고 있는 물이 가장 적절하다는 뜻. 水停者 平之盛也의 도치 형태로 이해하는 것이 적절하다.
역주56 內保之 而外不蕩也 : 안에서 잘 보전되고, 밖으로 波動하지 않음. 蕩은 움직인다는 뜻.
역주57 成和之脩也 : 완전한 평정을 닦은 것임. 異說이 분분한 구절이다. 여기서는 成은 완전함, 和는 마음의 平靜으로 보고 林希逸이 “成은 완전히 함이다. 이 性 속의 和를 완전하게 하는 것, 이것이 덕을 닦는 것이다[成者全也 全此性中之和 是其德之修也].”라고 풀이한 것을 따라 ‘마음 속의 평정을 완전하게 닦은 것’이라는 뜻으로 번역하였다.
역주58 德不形者 物不能離也 : 덕이 밖으로 드러나지 않는 사람은 다른 사람들이 떠날 수 없음. 곧 완전한 평정을 이룬 사람은 마치 물이 모든 평면의 기준이 되는 것처럼, 일체만물의 모범이 되므로 사람들이 그의 곁에서 떠날 수 없다는 뜻. 陸樹芝는 “덕이 드러나지 않는 것은 마치 물이 안으로 고요함을 간직하여 흔들리지 않는 것과 같으니, 만물(사람들)이 스스로 법도로 삼아 떠날 수 없다[德不形 猶水內保而不蕩 則物自取法而不可離也].”고 풀이했다. 物을 ‘사람들’이라는 뜻으로 보는 것은 《老子》 24章에 보이는 ‘物或惡之’의 物과 같다.
역주59 閔子 : 인명. 공자의 제자로 이름은 損, 字는 子騫. 魯나라 사람. 효행으로 유명하며 孔門四科 중 德行科에 속하는 인물이다.
역주60 以南面而君天下 : 임금으로서 천하에 君臨함. 예로부터 군주는 북쪽에서 남쪽을 향하여 앉는다. 따라서 南面은 군주를 가리키며 北面은 신하를 가리킨다. 君天下의 君은 군림하다는 뜻의 동사.
역주61 執民之紀 : 백성들의 紀綱을 잡음. 紀는 백성들을 다스리는 법, 지배권력을 의미한다.
역주62 憂其死 : 백성들이 죽을까 염려함. 백성들의 어려움을 구제하기 위해 노력한다는 뜻. 憂는 儒敎的 憂忠意識의 한 표현.
역주63 吾自以爲至通矣 : 내 스스로 지극한 道理라고 생각함. 至通은 至道와 같다.
역주64 聞至人之言 : 至人에 관한 말을 들음. 至人을 孔丘라고 풀이하는 견해(成玄英, 王叔岷, 安東林, 方勇‧陸永品)가 많지만, 莊子가 孔子를 至人으로 평가했다고 보기는 어렵기 때문에, 宣穎이 “공자가 애태타에 대해 말한 것이다[孔子之言哀駘它].”라고 풀이한 것을 따라, 至人은 哀駘它를 지칭하는 것으로 보고 “공자가 至人인 哀駘它에 관해 한 말을 들었다.”고 보는 것이 타당하다.
역주65 德友 : 덕으로 사귀는 벗. 朴世堂은 “德友라고 말한 것은 천승 제후국의 군주로서 士를 벗으로 사귄다고 말한 것과 같다[德友 猶云千乘以友士].”고 풀이했는데, 이는 《孟子》 〈萬章 下〉에 나오는 ‘千乘之國以友士’의 예로 비유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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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제4장(1) 1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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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제4장(2) 3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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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제4장(3) 2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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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 제4장(4) 29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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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 제4장(5) 1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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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 제4장(6) 9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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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 제4장(7) 2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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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 제4장(8) 1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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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 제4장(9) 275

장자(1) 책은 2019.04.23에 최종 수정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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