世俗之所謂知者 有不爲大盜하야 積者乎아 所謂聖者 有不爲大盜하야 守者乎아
昔者
에 齊國
에 하야 에 方二千餘里
러니 하야 所以立宗廟社稷
는 리오마는 然而
에 殺齊君而
하니 所盜者
는 豈獨其國邪
리오
故
로 田成子 有乎盜賊之名
하나 而身處堯舜之安
이라 小國
이 不敢非
하며 大國
이 不敢誅
하야 하니 則是
는 不乃竊齊國
과 竝與其聖知之法
하야 以守其盜賊之身乎
아
작은 상자를 열고 주머니를 뒤지고 궤짝을 뜯는 도둑을 염려하여 지키고 방비하기 위해서는 반드시 끈이나 줄을 당겨 단단히 묶고 빗장과 자물쇠를 튼튼히 채운다.
이것이 세속世俗에서 이른바 〈도둑을 방비하는〉 지혜이다.
그러나 큰 도둑이 오면, 궤짝을 통째로 등에 지고 상자를 손에 들고 주머니를 어깨에 메고 달아나면서 오직 끈이나 줄, 빗장이나 자물쇠가 견고하지 못할까 두려워한다.
그렇다면 앞서 이른바 지혜라는 것은 큰 도둑을 도와주는 것이 아니겠는가.
세속에서 이른바 지혜라는 것이 큰 도둑을 위해 도와준 것이 아니겠으며 이른바 성聖이란 것이 큰 도둑을 위해 지켜 준 것이 아니겠는가.
옛날 제齊나라는 이웃 고을이 서로 바라보이며 닭 우는 소리와 개 짖는 소리가 서로 들려서 그물이 펼쳐지는 곳과 쟁기와 보습이 찌르는 곳이 사방 2천 리에 달했는데 사방 국경 안을 통틀어 종묘宗廟와 사직社稷을 세우고 읍邑‧옥屋‧주州‧여閭‧향鄕 등의 고을을 구석구석까지 다스림에 어찌 성인을 본받지 않았겠는가마는 전성자田成子가 하루아침에 제나라 임금을 죽이고 그 나라를 훔쳤으니 훔친 것이 어찌 나라뿐이었겠는가.
그 때문에 전성자田成子는 도적이라는 이름을 얻었지만 몸은 요堯‧순舜과 같이 편안한 지위에 머물러 작은 나라가 감히 비난하지 못하고 큰 나라가 감히 주벌誅伐하지 못해서 열두 세대 동안이나 제나라를 차지하였으니, 이는 제나라를 훔쳤을 뿐만 아니라 성지聖知의 규범까지 아울러 훔쳐서 도적의 몸을 지킨 것이 아니겠는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