吾는 以爲得失之非我也라하야 而無憂色而已矣언정 我는 何以過人哉리오
方將躊躇하며 方將四顧어니 何暇에 至乎人貴人賤哉리오
“당신은 세 번이나 초楚나라의 영윤令尹이 되었는데도 그것을 영예로 여기지 않았으며 세 번이나 그 자리를 그만두고 떠났는데도 우울한 기색이 없었습니다.
나는 처음에 그 이야기를 듣고는 ‘설마!’ 하고 의심했는데, 지금 당신의 코 사이의 숨을 살펴보니 숨 쉬는 모습이 조용하니 당신의 마음가짐은 유독 어떠합니까?”
“내가 어찌 다른 사람보다 뛰어난 점이 있겠습니까?
나는 생각하기를 영윤令尹 자리가 오는 것을 물리칠 수도 없으며, 그 자리가 떠나는 것을 멈추게 할 수도 없다고 여겼습니다.
나는 그 자리를 얻고 잃음은 나에게 달려 있는 것이 아니라고 생각해서 근심하는 기색이 없었을 뿐이언정 내 어찌 다른 사람보다 뛰어남이 있겠습니까.
그것이 저기에 있는 것이라면 나와는 상관이 없는 것이고, 그것이 나에게 있는 것이라면 저와는 상관이 없는 것입니다.
그러므로 늘 주저하고 늘 사방을 돌아보게 되니 어느 겨를에 속인들의 귀천貴賤을 생각할 수 있겠습니까.”
“옛날의 진인眞人은 지자知者도 그를 설득하지 못했으며 미인美人도 그를 넘치게 하지 못했으며 도둑도 그를 위협하여 빼앗지 못했으며, 복희伏戲나 황제黃帝와 같은 위대한 제왕도 그를 친구로 삼을 수 없었다.
죽고 사는 것은 중대한 문제였지만 그것조차도 자기를 바꾸게 할 수 없었는데 하물며 작록 따위이겠는가.
그 같은 사람은 그 정신이 태산을 지나가도 방해받지 아니하고 깊은 못의 바닥까지 들어가도 물에 젖지 아니하며, 미천한 신분에 머물더라도 고달파하지 않아서 천지 사이에 그 정신이 충만한지라, 모든 것을 남에게 다 주어도 도리어 자기 자신은 더욱 부유하게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