孔子曰 善哉라 辭其交遊하며 去其弟子하고 逃於大澤하야 衣裘褐하며 食杼栗하면
공자孔子가 진陳나라와 채蔡나라 사이에서 포위되었을 때 이레 동안 따뜻한 밥을 지어먹지 못했다.
태공임太公任이 말했다. “당신은 죽는 게 싫습니까?”
“내가 시험 삼아 불사不死의 도리道理를 말해 보리다.
동해東海에 새가 있는데, 그 이름을 의태意怠라 한다오.
이 새는 돼먹기를 퍼덕퍼덕 날개를 치기만 할 뿐 제대로 날지도 못하고 아무 능력도 없는 것 같아서 다른 새들이 끌어당기면 겨우 날며, 닦달을 당하고 위협을 당하고 나서야 겨우 집에 들어가 쉬며, 나아갈 때는 남들보다 앞서지 않고, 물러날 땐 남들보다 뒤에 남지 않습니다.
밥 먹을 때에도 감히 먼저 맛보지 않고 반드시 모두가 남긴 찌꺼기를 먹습니다.
그 때문에 새의 대열에서 배척받지 않으며, 외부의 인간이 결국 해를 입히지 못하는지라 이런 까닭에 근심을 면하게 되었습니다.
곧은 나무는 먼저 베어지고 맛있는 우물은 먼저 마르게 마련이지요.
당신은 아마도 자신의 지식을 포장하여 어리석은 자들을 놀라게 하고, 자기 자신을 수양하여 그로써 다른 사람의 악행을 돋보이게 만들되, 분명하게 마치 해와 달을 치켜들고 다니듯 했기에 근심스러운 일에서 벗어나지 못한 것입니다.
예전에 내가 크게 도를 이룬 분에게 다음과 같은 말을 들은 적이 있습니다.
그는 ‘스스로 자랑하는 사람은 공적을 이룰 수 없고, 공은 이루어지고 나면 무너지게 되고 명성은 이루어지면 훼손된다.’고 했습니다.
누가 공적과 명예를 버리고 백성들에게 돌아가 함께 살아갈 수 있겠습니까?
도道는 널리 세상에 퍼져 있으면서도 뚜렷하게 머물지 않고 덕德은 만물에 작용하면서 명성을 차지하지 않습니다.
순수하고 한결같아서 미치광이에나 비길 수 있을 것입니다.
흔적을 없애고 권세를 버려 공명功名을 추구하지 않으니 이 때문에 남을 책망하지도 않고 남에게 책망을 받지도 않습니다.
지인至人은 명성이 소문나지 않는 법인데 그대는 어찌하여 그런 것을 좋아하시오?”
공자는 “훌륭한 말입니다!”라고 하고는 교제를 사양하고 제자들을 돌려보내고 큰 연못가에 은둔하면서 가죽옷과 갈옷을 입으며 도토리를 먹고 살았다.
이윽고 짐승들 속에 들어가도 무리가 흩어지지 않고, 새들 사이에 들어가도 행렬이 흩어지지 않게 되었다.
새나 짐승들도 싫어하지 않는데, 하물며 사람이겠는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