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자의 제자 증자曾子가 위衛나라에 살고 있었다.
입고 있던 솜옷은 겉이 다 닳아 떨어져 속이 보일 정도였으며, 얼굴색은 종기가 곪아 터져 푸석푸석한데다 야위고 까칠하며, 손발은 트고 갈라지고 굳은살이 박혀 있었다.
사흘 동안이나 불로 익힌 식사를 하지 못하였고 10년 동안이나 옷을 새로 만들어 입지 못하였다.
또 갓을 바로 쓰려 하면 갓끈이 끊어지고 옷깃을 여미려 하면 옷이 찢어져 팔꿈치가 드러나고 신을 신으려 하면 신의 뒤축이 터져버릴 지경이었다.
그런데도 뒤축 터진 신발을 질질 끌면서 상송商頌을 노래하면 그 노랫소리는 천지 사이에 가득 차고 마치 금속 악기와 석제石製 악기를 연주한 것처럼 맑게 메아리쳤다.
천자天子도 그를 신하로 삼을 수 없었으며 제후들도 그를 친구로 삼지 못했다.
그러므로 의지를 소중히 여겨 기르는 사람은 자기의 육체를 잊고, 육체를 잘 기르는 사람은 세속의 이해득실利害得失을 잊고, 근원의 도道를 체득한 사람은 마음마저 잊고 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