牽巨鉤
하야 하야 하니 白波若山
이오 海水震蕩
하야
是以로 未嘗聞任氏之風俗은 其不可與經於世 亦遠矣니라
옛날 임任나라의 공자公子가 커다란 낚싯바늘과 굵은 흑색 밧줄의 낚싯줄을 만들고, 50마리의 불깐 소를 낚시 미끼로 삼아 회계산會稽山에 올라가 앉아서 동해에 낚싯대를 던져놓고 매일 아침에 물고기를 낚기 시작했다.
그런데 일 년이 지났는데도 물고기를 잡지 못했다.
그러던 어느 날 이윽고 커다란 물고기가 낚싯밥을 물었다.
거대한 낚싯바늘을 끌고 엄청나게 큰 쇠고기 미끼를 입에 문 채 바다 속으로 빠져들어 밑바닥까지 내려갔다가 다시 바다 위로 놀라 튀어 올라 등지느러미를 마구 휘둘러대니, 흰 파도는 산과 같고 해수海水는 뒤집힐 듯 요동쳤다.
신음소리는 귀신의 울부짖음과 같아서 천 리 밖에 사는 사람들까지 놀라고 두려워하게 했다.
임任나라의 공자公子는 이 물고기를 낚아 올려 잘게 썰어 포를 만드니, 절강浙江의 동쪽에서부터 창오산蒼梧山의 북쪽에 이르기까지의 사람들이 이 물고기의 포를 배불리 먹지 않은 사람이 없었다.
이윽고 후세의 천박한 재사才士들이나 지껄이기 좋아하는 무리들이 모두 놀라서 서로 이 이야기를 전했다.
가느다란 낚싯줄을 묶은 보통의 낚싯대를 쳐들고 관개용灌漑用의 작은 도랑에 쫓아가 붕어와 같은 잔고기를 지켜보고 낚으려는 자는 그런 대어大魚를 낚기 어렵다.
〈이와 마찬가지로〉 쓸모없는 작은 언설言說이나 꾸며 대 현령 같은 이에게 작은 자리라도 요구하면서 다니는 자는 지극히 큰 경지에 도달한 대인大人과 비교할 때 또한 크게 차이가 난다.
그러므로 임씨任氏의 풍속風俗을 아직 듣지 못한 사람과는 함께 세상을 경륜하지 못할 것이 또한 분명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