室無空虛
하면 則婦姑勃豀
하고 心無天遊
하면 則
하나니
눈의 작용이 막힘없이 발휘되는 것을 명明(눈밝음)이라 하고, 귀의 작용이 막힘없이 발휘되는 것을 총聰(귀밝음)이라 하고, 코의 작용이 막힘없이 발휘되는 것을 전顫(냄새를 잘 맡음)이라 하고, 입의 작용이 막힘없이 발휘되는 것을 감甘(혀가 맛을 달게 잘 느낌)이라 하고, 마음이 막힘없이 생각하는 것을 지知라 하고, 지知가 막힘없이 사유하는 것을 덕德이라 한다.
막히면 통하지 않게 되고 얽매여서 통하지 않게 되어 그것이 멈추지 않으면 곧 작용이 어지러이 어긋나게 되니, 어긋나면 곧 모든 재해災害가 거기서 생겨난다.
만물 가운데 지각작용을 갖는 것들은 호흡에 의지해서 생명을 유지한다.
그런데 그 호흡이 활발하지 못한 것은 자연인 천天의 죄가 아니다.
자연인 천天이 사람의 몸에 〈콧구멍 등의〉 구멍을 뚫어 막힘없이 통하게 하는 것은 밤낮으로 멈추는 일이 없는데 사람이 도리어 그 구멍을 막아서 통하지 않게 한다.
주방에는 여러 개의 출입구가 있고 〈이와 마찬가지로〉 사람의 마음에는 그 무엇에도 구속되지 않은 자연인 천天의 노님이 있다.
방에 공간의 여유가 없으면 며느리와 시어머니가 다투고, 마음에 자연의 노님이 없으면 〈눈 귀 코 등〉 여섯 개의 감각을 담당하는 기관이 서로 다투게 된다.
큰 수풀이나 언덕, 산 따위가 사람들에게 좋은 까닭은 또한 정신이라는 것이 〈여유 없는 좁은 공간에서는〉 서로간의 다툼을 감당할 수 없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