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莊子(3)

장자(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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莊子之楚하다가 이어늘
하고 因而問之曰
將子 有不善之行하야
於是 語卒하고 援髑髏하고 枕而臥러니 夜半 하야
皆生人之累也어니와 死則無此矣하니라
欲聞死之說乎
莊子曰
하다
髑髏曰
無君於上하고 無臣於下하며
莊子不信하야
吾 使司命으로 復生子하야 爲子 骨肉肌膚하고 호리니 欲之乎
安能棄南面王樂하고 而復爲人間之勞乎리오


장자莊子나라로 가다가 속이 빈 해골이 앙상하게 마른 채 모양만 남아 있는 것을 보았다.
장자는 말채찍으로 그 해골을 치면서 질문했다.
“그대는 과도하게 의 욕망을 추구하다가 도리道理를 잃어서 이 지경이 된 것인가?
아니면 그대는 나라의 멸망을 만나 죽었거나 도끼로 주륙당하는 형벌에 처해져 이렇게 된 것인가?
또는 그대는 좋지 못한 짓을 저질러 부모와 처자에게 치욕을 남기게 된 것을 부끄럽다고 자살하여 이렇게 된 것인가?
아니면 그대는 추위와 배고픔의 환난을 만나서 이렇게 된 것인가?
아니면 그대의 수명이 다해서 이렇게 된 것인가?”
이에 말을 끝마치고 해골을 끌어당겨 베개 삼아 베고 누워 잤는데 한밤중에 해골이 꿈에 나타나 이렇게 말했다.
“그대의 이야기는 마치 변사의 이야기처럼 달변이다.
그런데 그대가 이야기한 것들을 살펴보니 모두 산 사람의 걱정거리인데, 죽게 되면 이와 같은 괴로움이 없다.
그대는 죽은 자의 이야기를 한번 들어보겠는가?”
장자가 말했다.
“그리하겠다.”
해골이 말했다.
“죽음의 세계는 위로 군주가 없고 아래로 신하가 없으며, 또한 계절에 따라 쫓기는 일도 없다.
자유롭게 천지자연의 장구한 시간을 봄가을로 삼으니 비록 천하를 다스리는 왕의 즐거움이라 할지라도 이보다 더 즐거울 수가 없다.”
장자가 믿지 못하고 말했다.
“내가 수명을 관장하는 신으로 하여금 다시 그대의 육체를 살아나게 해서, 그대의 뼈와 살점과 살결을 만들고, 그대의 부모와 처자와 동네의 지인知人들에게 돌려보내도록 할 테니, 그대는 그것을 바라는가?”
해골이 눈살을 심하게 찡그리고 이맛살을 찌푸리며 말했다.
“내가 어찌 남면南面하는 왕의 즐거움〈보다도 더한 이 죽음의 세계의 즐거움〉을 버리고 다시 인간의 괴로움을 반복할 수 있겠는가?”


역주
역주1 見空髑髏髐(효)然有形 : 속이 빈 해골이 앙상하게 마른 채 모양만 남아 있는 것을 봄. 髑髏는 죽은 사람의 두개골. 髐然은 바짝 말라버린 모양.
역주2 撽以馬捶 : 말채찍으로 해골을 침. 撽는 치다는 뜻. 馬捶는 말채찍.
역주3 貪生失理而爲此乎 : 과도하게 生의 욕망을 추구하다가 道理를 잃어서 이 지경이 된 것인가? 욕망을 지나치게 추구하다 이렇게 죽게 되었느냐는 뜻.
역주4 將子 有亡國之事 斧鉞之誅而爲此乎 : 아니면 그대는 나라의 멸망을 만나 죽었거나 도끼로 주륙당하는 형벌에 처해져 이렇게 된 것인가? 싸움터에서 죽은 것인가 아니면 형벌을 받아 죽게 된 것이냐는 뜻. 將은 ‘아니면’. 抑과 같다. 아래 將子의 將도 마찬가지이다. 子는 ‘그대’, ‘너’의 뜻. 이인칭 대명사.
역주5 愧遺父母妻子之醜而爲此乎 : 부모와 처자에게 치욕을 남김을 부끄럽게 여겨 이렇게 된 것인가? 곧 수치스러운 행위로 인해 자살함을 뜻한다. 醜는 치욕스러운 일. 遺는 치욕을 끼침.
역주6 有凍餒之患而爲此乎 : 추위와 배고픔의 환난을 만나서 이렇게 된 것인가? 凍餒는 추위에 떨고 굶주림.
역주7 子之春秋 故及此乎 : 수명이 다해서 이렇게 된 것인가? 春秋는 春夏秋冬의 줄임말로 1년을 나타내는데 여기서는 나이, 수명이 다함을 뜻한다.
역주8 髑髏見(현)夢 : 해골이 꿈에 나타남. 話題의 주인공이 꿈에 나타나 꿈꾼 사람과 대담하는 것은 〈人間世〉편 제4장에도 보인다. 여기서는 장자의 꿈에 해골이 나타나 유명한 髑髏문답이 전개되는데, 〈人間世〉편에서는 匠石의 꿈에 社에 심어진 상수리나무[櫟社樹]가 나타나 不材之木문답이 전개되고 있다.
역주9 子之談者 似辯士 : 그대의 말은 변사와 같음. 곧 아까 그대가 한 말은 마치 변사의 이야기처럼 달변이라는 뜻.
역주10 視子所言 : 그대가 한 이야기를 살펴봄. 視가 諸로 표기된 판본이 있으며(福永光司, 金谷治, 森三樹三郞), 諸로 표기한 인용문도 있다(馬叙倫, 劉文典, 王叔岷). 林希逸은 “그대가 말한 모든 것[凡子所言也].”이라고 풀이했는데 諸자로 보고 풀이한 것이다. 奚侗, 阮毓崧 등도 諸로 보고 凡의 뜻으로 읽어야 한다고 했지만 여기서는 福永光司 등의 견해를 따라 視로 보고 풀이하였다. 視는 續古逸叢書本에는 諸로 표기되어 있으나 古逸叢書本에는 視로 표기되어 있다.
역주11 亦無四時之事 : 또한 계절에 따라 쫓기는 일도 없음. 겨울의 추위나 여름의 더위에 대비하기 위한 수고로움 따위가 없다는 뜻.
역주12 從然以天地爲春秋 : 자유롭게 천지자연의 장구한 시간을 봄가을로 삼음. 從然은 자연스러운 모양. 從容과 같다(陸德明). 이에 관해서는, 〈逍遙遊〉편 제1장에 보이는 “옛날 上古에 大椿이라는 나무가 있었으니 8천 년을 봄으로 삼고 8천 년을 가을로 삼았다[上古有大椿者 以八千歲爲春 八千歲爲秋].”라는 《莊子》 개권 첫머리부분의 寓話도 참고할 것.
역주13 雖南面王樂 不能過也 : 비록 천하를 다스리는 왕의 즐거움이라 할지라도 이보다 더 즐거울 수가 없음. 南面王樂은 천하를 다스리는 왕의 즐거움. 죽음의 세계에서 누릴 수 있는 즐거움은 제왕이 천하를 다스리는 즐거움보다 훨씬 더 즐겁다는 뜻. 한편 뒤의 安能棄南面王樂의 南面王樂은 南面王樂보다 훨씬 즐거운 죽음의 세계에서 누리는 즐거움을 직접적으로 지칭하고 있다.
역주14 反子 父母妻子閭里知識 : 그대의 부모와 처자와 동네의 知人들에게 돌려보냄. 다시 살려 주도록 하겠다는 뜻. 閭里知識은 동네에서 알고 지내던 사람들.
역주15 髑髏 深矉蹙頞 : 해골이 눈살을 심하게 찡그리고 이맛살을 찌푸림. 矉은 顰의 假借字(馬叙倫, 王叔岷). 陸德明은 “이맛살을 찌푸리는 것을 矉이라 한다[蹙額曰矉].”고 풀이했다.

장자(3) 책은 2019.04.23에 최종 수정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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