彼其充實하야난 不可以已며 上與造物者遊코 而下與外死生無終始者로 爲友라 其於本也에
적막하여 형체가 없으며, 끊임없이 변화하여 일정한 모습이 없다.
아득하여 어디로 가며, 황홀하여 어디로 가는 것인가.
만물이 모두 여기에 망라되어 있기는 하나 족히 여기에 귀수歸宿할 줄을 알지 못한다.
장주莊周가 이러한 학풍을 듣고 그것을 기뻐하였다.
그는 터무니없는 이야기와 황당한 말과 밑도 끝도 없는 언사言辭로 이따금 제멋대로 하면서도 한쪽에 치우치지 않았으며, 진기함을 자랑삼아 그것을 내보인 것이 아니다.
천하 사람들이 혼탁함에 빠져 함께 바른 이야기를 할 수 없다고 생각해서, 치언巵言으로 자연의 끝없는 변화에 순응케 하고, 중언重言으로 진실을 깨닫게 하고, 우언寓言으로 우주의 광대함을 깨닫게 하였다.
그리하여 그는 홀로 천지의 정묘하고 신묘한 작용과 함께 일체가 되어 왕래하면서도 만물 위에서 오만하게 흘겨보지 아니하며, 시비를 따져 추궁하고 견책하지 아니하여, 세속과 더불어 살았다.
그의 저서著書는 비록 터무니없이 진기한 내용을 담고 있으나, 둥글게 순환하여 사물을 해치는 일이 없으며 그 언사는 비록 크고 작게 어긋남이 있으나 수수께끼처럼 기발하여 볼만한 점이 있다.
그는 마음에 무엇인가가 충실하게 되면 멈출 수가 없어서, 위로는 조물자와 함께 노닐고, 아래로는 사생死生을 도외시 하고, 끝도 시작도 없는 사람을 벗으로 사귄다.
도道의 뿌리에 대해서는 넓고 크게 열고, 깊고 크게 뻗어나갔으며 도의 큰 줄기에 대해서는 조화적합調和適合해서 높은 경지에까지 올라갔다고 할 수 있을 것이다.
비록 그러하나 변화에 대응하여 만물을 해명解明할 때에는 사물의 조리條理를 다하지는 못했으며 사물이 올 때 다 벗어나지 못했으며 아득하고 어두울 뿐인지라, 아직 극진하지는 못한 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