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 때문에 “성인은 살아 있을 때에는 자연의 운행을 따르고 죽을 때에는 물物의 변화를 따르니 고요히 머물 때에는 음陰과 덕을 함께하고, 활동活動할 때에는 양陽의 기氣와 같이 물결치듯 움직인다.”고 말한다.
복福의 앞이 되지도 아니하고 화禍의 시작이 되지도 아니하고 외물外物에 감촉感觸된 뒤에 비로소 호응하며 외물外物이 급박하게 다가온 뒤에 비로소 움직이며 어쩔 수 없는 처지가 된 뒤에 비로소 일어난다.
지혜知慧와 작위作爲를 버리고 오로지 자연의 이법을 따를 뿐이다.
그러므로 하늘의 재앙이 없으며, 외물外物에 얽매임이 없으며, 사람들에게 비난받음이 없으며, 귀신에게 책망받는 일도 없다.
살아 있을 때에는 마치 떠다니는 것처럼 자연스럽고 죽을 때에는 마치 쉬러 들어가는 것처럼 편안하다.
미리 생각하거나 미리 계획하지 아니하며 안으로 빛이 갖추어져 있어도 밖으로 번쩍거리지 아니하며, 사람됨이 믿을 만하지만 기약期約하지 아니하며 잠잘 때에는 꿈꾸지 아니하며, 깨어서도 걱정하지 않으며, 정신은 순수하며, 혼魂은 지치지 않아서 무심無心(虛無)하고 무욕無欲(恬淡)하여 마침내 자연自然 본래의 작용(天德)과 합치된다.
그래서 “슬퍼하거나 즐거워하는 감정은 본래의 덕이 비뚤어진 것이고, 희喜와 노怒의 감정은 자연自然의 도道가 잘못된 것이고, 좋아하고 미워하는 감정은 본래의 덕이 상실된 것이다.”고 말하는 것이다.
그러므로 마음에 근심과 즐거움이 일어나지 않는 것은 덕의 극치이고 마음이 한결같아서 변하지 않는 것은 고요함의 극치이며 〈외물外物의 움직임에〉 거슬림이 없는 것은 허虛의 극치이고 외물外物과 교섭하지 않는 것은 담담함의 극치이고 외물을 거스름이 없는 것은 순수의 극치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