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莊子(3)

장자(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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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자(3) 목차 메뉴 열기 메뉴 닫기
昔予爲禾호대 耕而鹵莽之호니 則其實 亦鹵莽而報予하고 芸而滅裂之호니 其實 亦滅裂而報予할새
하야 深其耕而熟耰之호니 其禾繁以滋어늘
予終年厭飱호라
莊子聞之하고
今人之治其形하며 理其心하되 多有似封人之所謂로니
漂疽疥癰 內熱溲膏 是也


장오長梧의 국경지기가 자뢰子牢에게 말했다.
“그대가 정치를 할 때 거칠고 함부로 해서는 안 되며, 백성을 다스림에 아무렇게나 엉터리로 해서는 안 됩니다.
전에 나는 벼농사를 한 적이 있었는데 그때 논을 거칠고 함부로 경작하였더니, 곧 그 벼의 알갱이도 거칠게 열매가 맺혀 나에게 보답했고, 또 아무렇게나 엉터리로 김을 매었더니 그 벼의 열매도 또한 아무렇게나 엉터리로 맺혀서 나에게 보답했습니다.
그래서 내가 다음 해에는 방법을 바꾸어서 깊이 밭 갈고 뿌린 씨에 정성껏 흙을 덮어주었더니, 그 벼가 무성하게 자라서 열매가 더욱 많이 맺혔습니다.
그래서 나는 일 년 내내 싫도록 먹을 수 있었습니다.”
장자莊子가 그 말을 듣고는 말했다.
“요즘 사람들이 육체를 다스리고 마음을 수련하는데 바로 이 봉인封人이 말한 것과 비슷한 점이 많다.
〈요즘 사람들은 본연으로 갖추어진〉 자연自然[天]에서 일탈하고, 주어진 본성을 떠나고, 타고난 그대로의 감정을 소멸시키고, 정신을 잃어버리고 있는데 이는 인위人爲가 많기 때문이다.
그러므로 그 본성을 거칠고 함부로 하는 자는 애욕증오愛欲憎惡와 같은 움이 돋아나 본성을 해치는 잡초가 되니 처음에 싹이 나서는 내 몸의 성장을 도와주는 일도 있으나 〈결국에는〉 나의 본성을 뿌리째 뽑아서 일제히 종기가 터지고 고름이 흘러나와 몸의 여기저기를 가리지 않는다.
악성惡性의 부스럼과 종기와 내장의 발열과 尿백갈白渴과 같은 것이 바로 이에 해당한다.”


역주
역주1 長梧封人問子牢 : 長梧의 국경지기가 子牢에게 물음. 封人은 변경 지키는 사람. 子牢는 琴牢로 孔子의 제자라 하는데 확실한 근거가 있는 것은 아니다. 司馬彪는 “바로 琴牢로 孔子의 弟子이다[卽琴牢 孔子弟子].”라고 풀이했다. 王引之, 郭慶藩 등은 司馬彪의 이 견해가 옳지 않다고 비판했다. 長梧는 地名에서 유래된 호칭으로 〈齊物論〉편에 長梧子로 나왔고, 封人은 같은 예가 〈天地〉편에 華의 封人으로 나온 적이 있다.
역주2 君이 爲政焉호대 勿鹵莽 : 그대가 정치를 할 때 거칠고 함부로 해서는 안 됨. 鹵는 거칠다는 뜻이고, 莽는 함부로 한다는 뜻이다. 馬叙倫은 《說文解字》에서 “妄은 어지러움이다[妄 亂也].”라고 풀이한 것을 따라 莽을 妄의 假借字라고 주장했다.
역주3 治民焉勿滅裂 : 백성을 다스림에 아무렇게나 엉터리로 해서는 안 됨. 滅裂은 아무렇게나 함. 楊愼은 “잘 심지 않는 것을 滅裂이라고 한다[藝之不善曰滅裂].”라고 풀이했다.
역주4 予來年變齊 : 내가 다음 해에는 방법을 바꿈. 變齊는 방법을 바꾼다는 뜻이다. 司馬彪는 “변경함이니 방법을 변경함을 말한다[變更也 謂變更所法也].”라고 풀이했고, 林希逸은 “그 방법을 바꿈이다[變易其法也].”라고 풀이했다. 齊는 농사짓는 방법. 齊家의 齊처럼 가지런히 농사짓듯이 한다는 뜻에서 비롯된 말. 王敔는 “齊는 劑와 같다[齊 與劑同].”라고 풀이했다.
역주5 遁其天 離其性 滅其情 亡其神 以衆爲 : 自然[天]에서 일탈하고, 주어진 본성을 떠나고, 타고난 그대로의 감정을 소멸시키고, 정신을 잃어버리고 있는데 이는 人爲가 많기 때문이다. 衆爲는 人爲가 많다[衆]는 뜻. 金谷治는 王叔之의 견해를 따라 본성의 문제에 집중하지 않고 잡다한 일을 이것저것 손대는 것을 ‘衆爲’라고 풀이했다. 곧 자신의 본성을 거칠고 함부로 다룬다는 뜻으로 풀이했는데 참고할 만하다.
역주6 欲惡之孼이 爲性의 萑葦蒹葭 : 愛欲憎惡와 같은 움이 돋아나 본성을 해치는 잡초가 됨. 孼은 벤 나무 그루터기에서 난 새싹. 蘖과 통한다. 萑葦蒹葭는 모두 갈대 종류이지만 여기서는 쓸모없는 잡초라는 뜻으로 쓰였다.
역주7 始萌以扶吾形 尋擢吾性 竝潰漏發 不擇所出 : 처음에 싹이 나서는 내 몸의 성장을 도와주는 일도 있으나 〈결국에는〉 나의 본성을 뿌리째 뽑아서 일제히 종기가 터지고 고름이 흘러나와 몸의 여기저기를 가리지 않음. 不擇所出은 몸의 여기저기를 가리지 않고 병이 생긴다는 뜻이다.

장자(3) 책은 2019.04.23에 최종 수정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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