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설]
《장자莊子》의 맨 마지막 편인 〈천하天下〉편은 육덕명陸德明이 ‘이의명편以義名篇’이라고 말하고 있는 것처럼 ‘천하의 도술’을 총괄하여 논평한다는 의미를 취한 것이기도 하지만 편 머리의 두 글자를 딴 것이기도 하다. 많은 학자들이 〈천하天下〉편은 《장자莊子》의 후서後序라 할 만하다고 평가하고 있는데 이 편은 크게 두 부분으로 이루어져 있다.
우선 앞부분에 나오는 당대當代 학술대관學術大觀, 곧 추로지사鄒魯之士, 진신선생搢紳先生의 육경六經에 관한 천착에서부터 묵적墨翟과 금골리禽滑釐를 거쳐 관윤關尹과 노담老聃에 이르기까지 제학파諸學派의 사상의 특징을 해설하고 비평하는 글이 첫 번째 부분이며, 장자의 친구 혜시惠施의 학문을 ‘역물십사歷物十事’와 ‘변자이십일사辯者二十一事’로 해설하고 이것을 장자의 ‘도道’와 관련시켜 비판하는 글이 두 번째 부분이다.
복영광사福永光司의 주장에 의하면 〈천하天下〉편은 중국 고래로부터 전해져 오는 도道의 가르침을 조술하는 네 개의 대표적인 학파, 즉 ① 묵적墨翟, 금골리禽滑釐 ② 송견宋銒, 윤문尹文 ③ 신도愼到, 전병田騈 ④ 관윤關尹, 노담老聃 등의 학설을 해설한 것으로, 장자는 맨 마지막 편에서 이들 학설을 비판적으로 계승하여 그것을 한층 더 근원적으로 심화하고 주체화하면서 인간의 절대적 자유에 대하여 말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