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莊子(2)

장자(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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第13章
觀於武王之師하더니
赤張滿稽曰
不及有虞氏乎인저
門無鬼曰
赤張滿稽曰
是故 하며 하니라


13章
문무귀門無鬼적장만계赤張滿稽가 〈나라 주왕紂王을 토벌하는 나라〉 무왕武王의 군대를 구경 했다.
적장만계가 이렇게 말했다.
“〈나라 무왕武王은〉 유우씨有虞氏(舜)의 에 미치지 못하나 보다.
그래서 이런 비극을 만났나 보다.”
문무귀가 말했다.
“천하가 고르게 다스려지고 있는데 유우씨가 다스린 것인가 아니면 어지러운 뒤에 다스린 것인가?”
적장만계가 대답했다.
“천하가 고르게 다스려지는 것은 〈모든 사람들이〉 바라는 것인데 〈천하가 고르게 다스려지고 있다면〉 또 어찌 유우씨가 새삼 다스려 주기를 생각하겠는가.
유우씨가 두창頭瘡을 치료하는 방식은 이미 머리가 벗겨진 뒤에 가발을 씌우고 병이 심해진 뒤에 의원을 찾는 것과 같다.
효자는 약을 마련하여 어버이에게 바칠 때에 〈걱정으로〉 얼굴색이 초췌하지만 성인은 〈평소에 봉양을 잘 해서 어버이가 병들지 않게 하지 못한〉 그런 미흡한 행동을 부끄러워한다.
지덕의 시대에는 어진 사람을 숭상하지 않았으며 능력 있는 자를 부리지 않았다.
그래서 윗사람은 마치 나뭇가지 끝과 같았고 백성들은 마치 들의 사슴과 같아서 단정하게 행동하면서도 그것을 라 자랑할 줄 몰랐고, 서로 사랑하면서도 그것을 이라 자랑할 줄 몰랐으며 진실하게 행동하면서도 그것을 이라 자랑할 줄 몰랐으며 마땅하게 행동하면서도 그것을 이라 자랑할 줄 몰랐으며 벌레처럼 부지런히 움직여 서로 도와주면서도 그것을 베푸는 것이라 여기지 않았다.
이 때문에 행동함에 자취가 없었으며 일을 해도 후세에 전해지지 않았다.”


역주
역주1 門無鬼 : 인명. 위의 諄芒이나 苑風처럼 역시 실존 인물이 아니고 寓意의 인명이나 그 寓意가 무엇인지는 확실치 않다. 司馬彪본에는 門無畏로 되어 있는데 門은 姓이고 無畏는 字라 했다(陸德明). 王叔岷의 지적처럼 無鬼는 〈徐无鬼〉편과 〈寓言〉편에 인명으로 나오므로 司馬彪본의 無畏는 鬼자와 畏자의 모양이 비슷해서 잘못 필사된 것 같다.
역주2 赤張滿稽 : 역시 인명. 李頤는 “門과 赤張은 氏이고 無鬼와 滿稽는 이름이다[門 赤張 氏也 無鬼 滿稽 名也].”라고 풀이했다(陸德明). 成玄英의 疏에는 “武王이 紂를 伐하기 위해 군대가 孟津나루를 건널 때 〈門無鬼와 赤張滿稽의〉 2인이 함께 구경했음.”이라고 하였다(安東林).
역주3 不及有虞氏乎 故離此患也 : 有虞氏의 德에 미치지 못하나 보다. 그래서 이런 비극을 만났나 보다. 有虞氏는 舜임금을 지칭한다. 周나라 武王의 德이 순에게 미치지 못했기 때문에 이런 환난을 만났다는 뜻. 순임금은 요임금의 禪讓을 받아 천자가 되었는데 무왕은 선양을 받지 못했기 때문에 放伐하지 않으면 안 되는 처지를 덕의 고하로 표현한 것이다. 離는 離騷의 離와 같이 걸리다, 만나다의 뜻. 道藏本과 成玄英 疏本에는 모두 罹로 되어 있는데 같은 뜻이다(王叔岷). 此患은 이 재난, 이 悲劇을 말하는데 구체적으로는 周나라 武王이 殷의 폭군 紂를 武力으로 討伐, 즉 武力革命하지 않을 수 없는 비극을 의미한다.
역주4 天下均治 而有虞氏治之邪 其亂而後 治之與 : 천하가 고르게 다스려지고 있는데 유우씨가 다스린 것인가 아니면 어지러운 뒤에 다스린 것인가. 其는 抑과 같다. 우리말 ‘아니면’에 해당한다. 赤張滿稽의 말이 마치 武王을 貶下하고 舜을 일방적으로 찬미하는 것처럼 들려서 門無鬼가 舜 또한 환난으로부터 자유롭지 못함을 따져 묻는 내용이다.
역주5 天下均治之爲願 : 천하가 고르게 다스려지는 것은 바라는 것임. 모든 사람들이 천하가 다스려지기를 바란다는 뜻. 願은 天下之願, 곧 천하의 모든 사람들이 바라는 소원.
역주6 而何計以有虞氏爲 : 또 어찌 유우씨가 다스려 주기를 생각하겠는가. 만약 천하가 고르게 다스려지고 있다면 또 어찌 유우씨가 다스려 주기를 생각하겠는가. 而는 又와 같다(王叔岷). 爲는 爲天下, 곧 천하를 다스린다는 뜻.
역주7 有虞氏之藥瘍也 : 유우씨가 두창을 치료하는 방식은. 有虞氏는 舜. 虞는 순이 다스린 나라 이름. 有는 나라 이름 앞에 붙이는 성대하다는 뜻의 어조사. 也는 주격조사. 瘍은 頭瘡. 藥은 치료한다는 뜻. 따라서 藥瘍은 頭創(瘡)을 치료한다는 뜻. 王引之를 비롯한 몇몇 주석가들이 藥을 ‘요’로 읽어야 한다고 주장했는데 治療의 療와 같은 음으로 본 것이지만 굳이 따르지는 않는다. 瘍과 藥은 각각 천하의 어지러움과 다스림을 비유한 것이다.
역주8 禿而施髢 : 이미 머리가 벗겨진 뒤에 가발을 씌움. 禿은 머리가 벗겨지는 증세, 대머리. 髢는 다리(가발). 숱이 적은 머리에 덧대는 가발이다. 처음부터 머리가 벗겨지지 않도록 조처하는 것만 못하다는 뜻.
역주9 病而求醫 : 병이 심해진 뒤에 의원을 찾음. 病은 疾이 심해지는 것을 말한다. 이상의 두 구절은 有虞氏가 천하의 혼란을 미연에 방지하지는 못하고 천하가 혼란스러워지자 비로소 나와 다스렸음을 비유한 것이다.
역주10 孝子操藥 以修慈父 : 효자가 약을 마련하여 어버이에게 바칠 때. 修는 羞와 같이 쓰는 글자로 여기서는 바친다는 뜻. 林希逸은 “修는 바침이니 羞와 같다. 古字에는 통용했다[修 進也 與羞同 古字通用].”라고 풀이했고, 宣穎과 孫詒讓 등도 修를 羞자로 보고 ‘약을 바친다’는 뜻으로 풀이했다. 다만 修를 修齊治平의 治와 같은 뜻으로 보고 ‘치료한다’는 의미로 볼 수도 있다. 그럴 경우에는 “효자가 약을 마련하여 어버이를 치료할 때.”로 번역해야 한다.
역주11 其色燋然 : 얼굴색이 초췌함. 燋然은 憔悴한 모양. 어버이의 병을 근심하느라 안색이 초췌해짐을 말한다.
역주12 聖人羞之 : 성인은 도리어 그런 것을 부끄럽게 여김. 효자가 어버이의 병환을 걱정하여 안색이 초췌해진 것은 나쁜 것이라 할 수는 없지만 평소에 봉양을 잘 해서 어버이가 병들지 않게 잘 보살피는 것만 못함을 말한 것이다.
역주13 至德之世 不尙賢 不使能 : 지덕의 시대에는 어진 사람을 숭상하지 않았으며 능력 있는 자를 부리지 않았음. 어진 사람이라고 해서 그에게 높은 지위를 주지 않았고, 능력 있는 자라고 해서 그를 임용하지 않았다는 뜻. 《老子》 제3장의 “어진 사람을 숭상하지 않아서 백성들이 다투지 않게 한다[不尙賢 使民不爭].”라고 한 내용과 유사한 대목이다.
역주14 上如標枝 民如野鹿 : 윗사람은 마치 나뭇가지 끝과 같았고 백성들은 마치 들의 사슴과 같음. 標枝는 나뭇가지의 끝을 말하고 野鹿은 들판에서 자유로이 노니는 사슴을 뜻한다. 上如標枝는 윗사람은 마치 나뭇가지 끝에 머물러 있는 것처럼 단지 높은 자리에 있었을 뿐 아랫사람에게 군림하려는 마음이 없었음을 비유한 것이고, 民如野鹿은 백성들이 마치 들판의 사슴처럼 어느 것에도 구속받지 않고 자유롭게 방일했음을 비유한 것이다. 陸德明의 기록에 따르면 본래 標枝의 枝는 校자로 되어 있었는데 현행본은 대부분 枝자로 되어 있다. 본래의 校자는 枝자의 오류로 보는 견해(王叔岷 등)가 적절하다.
역주15 端正而不知以爲義 : 단정하게 행동하면서도 그것을 의라 할 줄 모름. 올바르게 행동했지만 그것이 의라는 규범에 맞는지를 몰랐다는 뜻. 곧 사회규범인 의에 구속받지 않았다는 뜻.
역주16 相愛而不知以爲仁 : 서로 사랑하면서도 그것을 인이라 할 줄 모름. 마찬가지로 자신들의 행위가 인이라는 가치규범에 합당한지를 몰랐다는 뜻.
역주17 實而不知以爲忠 : 진실하게 행동하면서도 그것을 충이라 할 줄 모름. 위의 仁義와 마찬가지. 實은 誠實, 眞實.
역주18 當而不知以爲信 : 마땅하게 행동하면서도 그것을 信이라 할 줄 모름. 當은 合當의 뜻. 至德의 시대에는 仁義禮智 따위의 규범이 없었지만 사람들이 저절로 仁義禮智의 가치에 부합되게 행동했음을 역설적으로 표현한 대목이다.
역주19 蠢動而相使不以爲賜 : 벌레처럼 부지런히 움직여 서로 도와주면서도 그것을 베푸는 것이라 여기지 않음. 蠢動은 벌레처럼 부지런히 움직인다는 뜻. 王叔岷은 蠢과 動이 모두 움직인다는 뜻이라 했는데 참고할 만하다. 相使는 서로 도움. 林希逸은 “相使는 서로 벗이 되어 도움이다[相使 相友助也].”라고 풀이했는데 적절한 견해이다. 宣穎 등은 “서로 일을 시킴[互相役使].”이라고 했지만 至德之世의 행위로 어울리지 않는다. 不以爲賜는 은혜를 베푼다고 여기지 않음, 恩賜로 여기지 않는다는 뜻. 池田知久는 “成玄英 疏에 ‘賜는 蒙賴也라’함은 부적당하고 林希逸이 ‘은혜로 여기지 않음이다[不以爲恩也].’라고 풀이한 것이 적절하며 이것이 거의 定說.”이라고 하고 있다.
역주20 行而無迹 : 행동함에 자취가 없음. 자취를 남겨서 길이 유명해지려고 하는 욕심 따위가 없음을 의미한다. 본성을 따라 행동하기 때문에 따로 자취를 남기지 않는다는 뜻(方勇‧陸永品). 《老子》 제27장에 나오는 “길을 잘 가는 사람은 바퀴 자국이 없다[善行者 無轍迹].”라고 한 내용과 같은 맥락이다.
역주21 事而無傳 : 일을 해도 후세에 전해지지 않음. 역시 이름이 후세에 전해지게 하려는 욕심이 없다는 뜻이다.

장자(2) 책은 2019.04.23에 최종 수정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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