臣
이 將爲鐻
할새 하야 必齊以靜心
하야 齊三日而
하고 齊五日
에 하고 齊七日
에 호이다
목수 경慶이 큰 나무를 깎아서 거鐻(鐘이나 경磬을 걸어 놓는 가대架臺)를 만들었는데, 거鐻가 완성되고 나자 그것을 본 사람들은 모두 놀라서 마치 귀신과 같은 솜씨라고 하였다.
“신은 목수일 뿐인데 무슨 특별한 기술이 있겠습니까.
신이 거鐻를 만들 때에는 지금까지 체내의 기氣를 소모한 적이 없어서 반드시 재계齋戒하여 마음을 고요하게 하여, 3일간 재계를 하면 감히 상으로 받는 물건이나 작록爵祿 따위를 마음에 품지 않게 되고, 5일간 재계를 하면 자기 작품에 대한 세상의 훼예毁譽나 작품의 잘 되고 못 됨에 대한 생각을 마음에 품지 않게 되고, 7일간 재계를 하면 가만히 움직이지 않는 채로 내가 사지四肢와 육체를 가지고 있다는 것조차 잊어버리고 맙니다.
이때가 되면 조정의 권세도 마음에 없게 되는지라 기술이 전일專一하게 되고 방해가 완전히 소멸됩니다.
그런 뒤에 산림山林 속으로 들어가서 나무의 자연스러운 성질과 모양이 가장 좋은 것을 관찰합니다.
그런 뒤에 드러난 가대架臺를 마음속에서 완성합니다.
그렇지 않을 경우에는 가대架臺 만드는 일을 그만둡니다.
〈거鐻를 만드는 일은〉 자연스러운 본성本性을 가지고 나무의 자연스런 본성本性과 일치一致하게 하는 것이니 제가 만든 기물器物(鐻)이 귀신같은 솜씨로 인정받는 까닭은 바로 이 때문일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