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나라 임금이 장차 그림을 그리려고 할 때 여러 화공들이 모두 당도하여 〈송원군의〉 읍揖을 받고 시립해서 붓에 침을 바르고 먹을 타며 밖에 있는 자가 절반이었는데 어떤 화공 한 명이 뒤늦게 이르러 느긋하게 종종걸음으로 걷지 않으며 읍을 받은 뒤 서 있지 않고 곧바로 집안으로 들어갔다.
공이 사람을 시켜 엿보게 했더니 옷을 벗고 벌거벗은 채로 앉아 있었다.
임금이 말하기를 “옳다.
이 사람이야말로 진정한 화공이다.”고 했다.
역주
역주1宋元君 :
宋元公, 在位 기간은 B.C. 531~B.C. 517(金谷治, 福永光司). 이름은 佐. 전국 후기의 군주(池田知久). 畫圖는 成玄英이 “국중의 산천과 토지의 형상을 그림이다[畫國中山川地土圖樣].”고 풀이한 것이 적절하다. 福永光司는 이 장의 대의에 대해 “참으로 창조적인 정신을 가진 인간이 형식적인 속박을 타파하고 있는 점을 밝히고 있는 장이다. 또한 참으로 개성적인 회화예술이 規矩準繩에 얽매이지 않는 적나라한 인간성의 표현을 그 본질로 함을 밝히고 있는 장이다.”고 풀이했는데 참고할 만하다.
역주3受揖而立 :
읍을 받고 시립함. 송원군의 인사를 받았다는 뜻(方勇‧陸永品). 司馬彪는 “명령을 받고 읍을 한 뒤 섬이다[受命揖而立也].”고 受와 揖의 주체를 반대로 풀이했는데 옳지 않다. 한편 馬叙倫은 ‘揖’을 ‘牘’의 가차자로 풀이하고 그림 그리는 판으로 이해했는데 다소 무리이다.
역주4舐筆和墨 :
붓에 침을 바르고 먹을 탐. 그림 그릴 준비를 하고 있는 모양을 묘사한 부분이다.
역주7解衣般礴臝 :
옷을 벗고 벌거벗은 채로 앉음. 막 그림을 그리려고 하는 모양을 묘사한 대목이다. 般礴은 두 다리를 뻗고 앉음. 司馬彪는 “두 다리를 뻗고 앉음이다[謂箕坐也].”고 풀이했다. 臝는 裸와 같다. 林希逸은 “곧 裸이다[卽裸也].”라고 풀이했다. 司馬彪는 “막 그림을 그리려고 했기 때문에 옷을 벗고 몸을 드러낸 것이다[將畫 故解衣見形].”고 풀이했다. 安東林은 “옷을 벗고 두 다리를 내뻗은 채 벌거숭이로 쉬고 있었다.”고 풀이하고 있는데 참고할 만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