혜자惠子가 양梁나라의 재상이 되었는데 장자莊子가 가서 만나 보려 하였다.
“장자莊子가 와서 당신을 대신해서 재상 자리에 들어앉을 것입니다.”
이 때문에 혜자惠子가 두려워서 온 도성都城 안을 사흘 밤낮 동안 샅샅이 수색하여 장자莊子를 붙잡으려 했다.
장자莊子가 스스로 찾아가서 그를 만나 이렇게 말했다.
“남쪽에 새가 있는데 그 이름이 원추鵷鶵라고 하네.
이 원추는 멀리 남쪽 바다에서 날아올라 북쪽 바다로 날아가는데, 오동나무가 아니면 머물지 않고, 연실練實이 아니면 먹지 않고, 예천醴泉이 아니면 마시지 않는다네.
그런데 그때 솔개가 썩은 쥐 한 마리를 얻었는데, 마침 원추가 그곳을 지나가게 되었다네.
그랬더니 솔개가 〈썩은 쥐를 빼앗길까 두려워〉 위를 보고 꽥! 하고 소리를 질렀다 하더구만.
지금 그대는 그대의 양梁나라 재상 자리를 가지고 나에게 꽥! 하고 소리를 지르는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