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래자老萊子의 제자가 들판에 나가서 땔나무를 하다가 중니仲尼를 만나고, 돌아와 노래자老萊子에게 고하여 말했다.
“땔나무 하러 간 그곳에 어떤 사람이 있었는데 상반신이 길고 하반신이 짧으며 등줄기가 굽은 데다 머리 뒤쪽에 귀가 붙어 있고, 눈초리는 온 세계를 경영하는 것처럼 날카로워 보였습니다.
그대의 스스로 뽐내는 태도와 그대의 아는 체하는 얼굴을 버려라.
중니가 깜짝 놀라 두려워하면서 읍을 하고 뒤로 물러나 안색을 바꾸고 용모를 가다듬어 고치고 물었다.
“저의 학업을 더 나아가게 할 수 있겠습니까?”
“〈그대는〉 한 시대 백성들의 고통을 차마 보지 못하여 만세萬世의 근심거리를 아무렇지 않게 여기고 있으니, 도대체 본디 마음이 협소하여서인가, 아니면 지략知略이 미치지 못하여서인가?
타인에게 작은 은혜를 베푼다고 하여 기뻐하고 평생의 수치를 아무렇지 않게 여기니 평범한 사람들의 행동도 이보다는 더 나을 것이다.
〈또 그대는〉 명성을 가지고 서로 끌어대고 사사로운 정情으로 서로 패거리를 결성하니 요堯를 칭찬하고 걸桀을 비난하는 것보다는 양쪽을 다 잊고 훼예포폄毁譽褒貶하는 자의적 평가를 막아버리는 것이 낫다.
이를 어기면 남을 해치는 것이 아님이 없으며 인위적인 행동을 일삼아 움직이면 사악하지 않음이 없게 된다.
성인은 주저하면서 일을 시작해서 항상 성공한다.
그러니 어찌하여 일을 잘하고서 〈마지막에〉 뽐내고 자랑하는 것으로 마치겠는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