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설]
이 편은 말[馬]의 본성이 백락伯樂과 같은 자들의 억압에 의해 서서히 변질되는 것처럼 사람 또한 성인聖人들이 내세우는 인의로 인해 서서히 타락해 간다는 주장을 담고 있는데 전편에 걸쳐 일체의 문명적 장치를 거부하고 있다는 점에서 과격한 무정부주의에 가까운 주장을 펼치고 있다.
제1장과 제3장에서는 말을 통해 인간과 자연의 평화로운 공존 관계가 지배‧종속의 관계로 변질되었음을 드러내 밝히고 있는데, 그런 변질을 주도한 자들이 세상에서 칭송하는 성인들임을 지적하고 그들의 인위적인 통치를 없애야 비로소 사람들이 자신의 본성대로 살아갈 수 있다고 주장하고 있다.
제1장에서는 말의 본성을 예시한 다음 백락伯樂에 의해 서서히 파괴되는 말의 모습을 세밀하게 묘사하면서 동시에 옹기장이와 목수들이 각기 인위적인 방식으로 자연 사물을 대함으로써 사물 고유의 본성을 파괴하는 과정을 그리고 있는데 마지막 부분에서 자연의 방임放任을 의미하는 천방天放을 강조함으로써 무위적 통치의 실마리를 제시하고 있다.
제2장에 나오는 지덕지세至德之世의 묘사는 무정부주의에 가까운 유토피아를 그린 정치사상이라 할 수 있다.
제3장에서도 상고시대의 통치자 혁서씨赫胥氏를 거론하면서 당시에는 소박하기 짝이 없었던 백성들이 훗날 성인이 나타나 인위적인 예악禮樂으로 구속하면서 그때부터 서로 이익을 다투게 되었다고 비판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