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백자기南伯子綦가 상구商丘의 폐허에서 노닐 때 커다란 나무를 보았는데 보통 나무와는 다른 점이 있었다.
그 나무는 말 네필을 묶은 수레 천 대를 그 그늘에 덮어서 가릴 수 있을 정도였다.
이것은 반드시 특별한 쓸모가 있을 것이다.”하고,
위로 가지를 살펴보았더니 구불구불해서 대들보로 쓸 수 없었고, 아래로 커다란 뿌리를 살펴보았더니 가운데가 갈라져서 관을 만들 수도 없었고,
잎사귀를 혓바닥으로 핥아봤더니 불에 덴 것처럼 상처가 나며, 냄새를 맡으면 사람으로 하여금 미친 것처럼 취하게 하여 사흘이 지나도록 가라앉지 않았다.
신인神人들도 이처럼 쓸모없음으로써 자신의 생명을 보존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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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장(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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