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자가 서쪽으로 가서 주周나라 왕실에 〈자기가 편수編修한〉 서적을 소장시키려고 했다.
“제가 들으니 주周나라의 징장사徵藏史 중에 노담老聃이라는 사람이 있었는데 지금은 그만두고 향리鄕里에 돌아가 살고 있다고 하니 선생님께서 저서著書를 수장收藏케 하고자 하신다면 시험 삼아 그에게 가서 소개를 부탁하시지요.”
공자가 말하기를 “좋다.” 하고 가서 노담을 만나 보았는데 노담이 허락하지 않았다.
이에 공자는 가지고 간 십이경十二經을 펴놓고 설득하기 시작했다.
“묻겠는데 인의仁義는 사람의 본성本性인가요?”
군자가 불인하면 목적을 이루지 못하고 불의하면 사람들과 함께 살 수 없으니 인의는 참으로 사람의 본성입니다.
“마음에서부터 만물을 즐거워하고 모든 사람을 똑같이 사랑하여 사심이 없는 것, 이것이 바로 인의의 실정입니다.”
거듭해서 다시 또 겸애兼愛를 말하는 것은 또한 우활迂闊하지 않은가.
사심私心을 없애려 하는 것이 바로 사심私心이다.
선생이 만일 천하의 모든 사람들이 길러짐[牧]을 잃어버리는 일이 없게 하려 한다면 〈다음과 같은 사실을 눈여겨 보아야 할 것이다.〉
천지는 본래 일정한 질서가 있으며, 해와 달은 본래 저절로 밝음이 있으며, 별들은 본래 질서 있게 배열되어 있으며, 금수는 본래 무리 지어 살고 있으며, 수목은 본래 대지 위에 서 있으니
선생도 또한 본래 갖추어진 덕德에 따라 행동하고 도道를 따라 나아간다면 그것으로 이미 충분할 것인데 또 무엇 때문에 애써 인의仁義를 내걸고 마치 북을 두드리며 잃어버린 자식을 찾듯이 합니까?
선생은 사람의 참다운 본성을 어지럽히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