曰
하야는 吾子立爲諸侯
라가 堯 授舜
하시며 舜
이 授予
어늘 而吾子 辭爲諸侯而耕
하나니
요堯가 천하를 다스릴 때 백성자고伯成子高가 벼슬하여 제후諸侯가 되었다.
그러다가 요堯가 천자天子의 자리를 순舜에게 물려주고 또 순舜이 우禹에게 선양禪讓하자, 백성자고伯成子高는 제후가 되기를 사양하고 농사를 지었다.
우禹가 그를 만나러 갔더니 그는 들에서 밭을 갈고 있었다.
우禹가 종종걸음으로 아래쪽으로 나아가 선 채로 이렇게 여쭈었다.
“옛날 요堯가 천하를 다스릴 때에는 당신이 벼슬하여 제후가 되었다가 요堯가 순舜에게 〈천자天子의 자리를〉 물려주고 〈그 뒤〉 순舜이 나에게 물려주자 당신은 제후되기를 사양하고 농사를 짓기 시작했습니다.
“옛날 요堯임금이 천하를 다스릴 때에는 상賞을 내리지 않아도 백성들이 힘써 일하였으며 벌罰을 주지 않아도 백성들이 두려워하고 삼갔습니다.
그런데 지금 당신은 상賞을 내리고 벌罰을 주는데도 백성들은 오히려 불인不仁을 저지릅니다.
〈타고난 자연 그대로의〉 덕德이 이로부터 쇠퇴하고 〈인위적인〉 형벌刑罰이 이로부터 확립되었으며, 후세의 혼란이 이로부터 시작되었습니다.
내 일을 방해하지 마십시오.” 하고는 머리를 구부려 밭을 갈며 다시는 돌아보지도 않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