以事爲常하며 以衣食爲主하야 蕃息畜藏하야 老弱孤寡로 爲意하나니 皆有以養民之理也니라
譬如耳目鼻口 皆有所明호대 不能相通이 猶百家衆技也라
判天地之美
하며 析萬物之理
하며 하야(컨댄) 寡能備於天地之美
하며 稱神明之容
하니
하야 天下之人
이 各爲其所欲焉
하야 以自爲方
하나니 悲夫
라
後世之學者
도 不幸
하야 不見天地之純
과 古人之大體
로소니 하리로다
그런데 모두가 자기가 닦고 있는 도술이 더 보탤 것이 없는 최고의 학문이라고 생각한다.
그러니 옛날의 이른바 도술道術이라고 하는 것은 과연 어디에 있는가.
그렇다면 신인神人은 무엇을 말미암아 내려오며, 밝은 지혜는 무엇을 말미암아 나오는 것인가.
성인은 태어나는 까닭이 있고 왕자王者는 이루어지는 까닭이 있으니 모두가 하나에 근원한다.
도道의 대종大宗에서 떠나지 않는 사람을 천인天人이라 하고, 도道의 정수精髓에서 떠나지 않는 사람을 신인神人이라 하고, 도의 진수眞髓에서 떠나지 않는 사람을 지인至人이라 하고, 천天을 도道의 대종大宗으로 삼고 도道의 체득體得을 자기의 근본으로 삼으며, 도道를 문으로 삼아 출입하여 우주 만물의 변화 조짐을 미리 아는 사람을 성인聖人이라 하고, 인애仁愛로 은혜를 베풀며, 정의로 조리를 세우며, 예를 행위의 기준으로 삼으며, 악樂으로 조화를 이루어 따뜻하게 자애로운 사람을 군자라 한다.
법률로 직분을 정하며, 관명으로 그 직무를 표기하며, 그것을 실무와 비교하여 성적을 검증하며, 참고하여 상벌을 결정하니, 그 상벌의 등급을 매기는 수는 일이삼사一二三四가 그에 해당한다.
백관은 이 일이삼사一二三四로 수량화된 등급에 의해 서로의 차례가 정해진다.
노동을 일상으로 삼으며, 의식衣食의 공급을 제일가는 일거리로 삼아 가축을 번식시키고 곡물을 저장하여 노인‧어린이‧고아‧과부를 특히 마음에 두니 모두 백성을 기를 수 있는 도리이다.
신묘한 도와 밝은 지혜와 짝하며 천지에 순수하게 화합하며, 만물을 육성하며, 천하를 화평하게 하여 그 은택이 백성에게 미치고, 근본의 이법理法에 밝고, 말절末節의 법도法度까지 체계화하며, 상하사방으로 통하고 사계절에 열려, 작고 크고 정밀하고 거친 모든 존재에 이르기까지 도道의 운행이 미치지 않은 데가 없다.
그중에서 분명하게 법도로 나타난 것은 예부터 전해온 법률을 대대로 전하는 사관史官의 기록에 지금도 많이 남아 있고, 시경詩經‧서경書經‧예禮와 악樂의 경전經典에 문자로 기재되어 있는 것은 추로鄒魯의 선비들과 띠를 두른 선생들 중에서 밝게 아는 이가 많다.
시詩로 사람의 마음을 표현하고, 서書로 고대의 정사政事를 말하고, 예禮로 인간의 실천을 말하고, 악樂으로 조화를 말하고, 역易으로 음양陰陽을 말하고, 춘추春秋로 명분을 말하고 있다.
옛 도술의 구체적인 내용이 천하에 흩어져 중원中原의 나라에 베풀어진 것을 제자백가諸子百家의 학파에서도 때로 말하는 자가 있다.
천하가 크게 어지러워지자 현인 성인이 모습을 감추었고, 도덕道德이 하나로 통일되지 못해서 천하 사람들이 일부만 알고 스스로 만족하는 경우가 많아졌다.
비유하자면 귀‧눈‧코‧입이 각자 밝게 아는 부분이 있지만 서로 소통하지 못하는 것은 마치 제자백가의 여러 학술이 서로 소통하지 못하는 것과 같다.
모두 나름대로 뛰어난 점이 있어 때로 그 기술을 쓸 곳이 있다.
비록 그렇지만 전부를 포괄하거나 두루 미치지 못하여 일부분밖에 알지 못하는 사람들이다.
그들은 본래 하나인 천지의 미덕을 멋대로 가르고, 본래 하나인 만물의 이법理法을 쪼개며, 고인古人들이 체득했던 도술道術의 전체를 산산조각 내서, 천지의 아름다움을 갖추고 천지의 신묘하고 밝은 모습에 꼭 맞출 수 있는 이가 적다.
이 때문에 내면으로는 성인이면서 밖으로는 제왕이 되는 내성외왕內聖外王의 도道가 어두워서 밝게 드러나지 못하며 막혀서 나타나지 못하여 천하의 모든 사람들이 각각 자기가 하고 싶은 대로 해서 그것을 스스로 방술方術이라고 여기니 슬프다.
제자백가들은 각자 앞으로 나아가기만 할 뿐 〈도의 근본으로〉 돌아오지 않아서, 절대 도道와 만나지 못할 것이다.
후세의 학자들은 불행히도 천지의 순수純粹함과 고인古人의 대체大體를 보지 못할 것이니 도술道術이 천하 사람들 때문에 바야흐로 찢겨질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