其隱巖穴也 難爲於布衣之士하니 雖未至乎道나 可謂有其意矣로다
언젠가 중산中山의 영주領主가 된 일이 있는 위魏나라 공자公子 모牟가 첨자瞻子에게 말했다.
“나의 몸은 강하江河와 대해大海의 물가에 숨어 지내지만 마음은 위궐魏闕의 조정朝廷 아래에 가 있으니 어찌하면 좋겠습니까?”
“비록 그 이치는 알고 있으나 아직 스스로 극복하지 못했습니다.”
“스스로 극복하지 못하면 내키는 대로 따르십시오.
그러면 정신이 미워하는 일은 없지 않겠습니까.
스스로 극복하지 못하는데 억지로 따르지 않으면 이것은 〈자기를〉 거듭 해치는 것이니 거듭 해친 사람치고 장수하는 무리에 끼어든 경우는 없습니다.”
중산공자中山公子 모牟는 만승萬乘 대국大國의 공자公子이다.
그런 사람이 암혈巖穴 속에 숨어 산다는 것은 베옷을 입는 서민들보다 하기가 어려우니 공자公子 모牟가 비록 아직 도道의 경지에는 이르지 못하였으나 도道에 나아가려는 뜻만은 충분히 있다고 할 수 있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