愛之則親하고 利之則至하고 譽之則勸하고 致其所惡則散하나니라
夫堯知賢人之利天下也하고 而不知其賊天下也하니 夫唯外乎賢者아 知之矣리라
어느 날 설결齧缺이 〈길에서 우연히〉 허유許由와 만났다.
“저 요임금은 돌보고 사랑하면서 인仁을 행하고 있으니, 나는 요堯임금이 〈언젠가는〉 천하의 웃음거리가 될까 두렵습니다.
〈인仁의 정치를 행하면 그 폐단이〉 말세末世에 가서는 반드시 사람과 사람이 서로 잡아먹게 될 것입니다.
군주가 백성들을 사랑하면 백성들은 군주를 친애親愛하고, 군주가 백성들을 이롭게 해주면 백성들은 군주에게 가까이 오고, 군주가 백성들을 칭찬하면 백성들은 자발적으로 일을 하고, 백성들이 싫어하는 일을 행하면 도망가 흩어집니다.
그런데 백성들을 사랑하고 이롭게 해주는 행위는 인의仁義의 마음에서 나오는 것인데 인의仁義를 던져버리는 자는 드물고 이롭다고 여겨서 방편으로 이용하는 사람이 많습니다.
〈진심에서 인의仁義를 추구하지 않고 이롭다고 여겨서 억지로 인의를 행하는지라〉 무릇 인의의 실천은 오직 장차 진실함이 없는 위선으로 타락할 수밖에 없으며 도리어 장차 짐승처럼 탐욕貪欲스러운 권력자에게 집권욕 충족의 도구를 빌려주게 되고야 말 것입니다.
그러므로 집권자 한 사람의 재단으로 천하를 이롭게 하려는 것은 비유하자면 사물의 일면을 얼핏 보는 것과 같을 뿐입니다.
저 요堯임금은 〈인의를 좋아하는〉 현인賢人이 천하 만민에게 이익을 주는 일면만을 알고 그것이 천하 만민을 해치는 점은 알지 못하나니, 무릇 오직 현지賢知를 버린 사람이라야만 이 같은 인의仁義의 양면을 알 수 있을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