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젠가 제가 상심觴深의 못으로 불리는 넓고 크고 깊고 물살이 센 곳을 건넌 일이 있었습니다만, 뱃사공이 배를 모는 솜씨가 마치 귀신같았습니다.
그래서 제가 ‘배 젓는 일은 배워서 되는 겁니까?’ 하고 물었는데, 사공이 말하기를, ‘되지요.
헤엄을 잘 치는 사람은 배 젓는 것을 빨리 익힐 수 있습니다.
이를테면 잠수부 같은 사람은 배를 한 번 보지도 않고 바로 배를 저을 수 있지요.’라고 했습니다.
제가 그 까닭을 물어보았지만 저에게 말해 주지 않았습니다.
감히 여쭈어보겠습니다만, 그게 무슨 뜻인지요?”
“헤엄을 잘 치는 사람이 빨리 배울 수 있다는 것은 그가 물을 잊어버리기 때문이다.
그런데 잠수부 같은 사람이 배를 한 번 보지도 않고 바로 배를 저을 수 있다는 것은 그가 깊은 연못을 마치 언덕과 같이 보고 배가 뒤집히는 것을 마치 수레가 후진後進하는 정도와 같이 여기기 때문이다.
전복顚覆과 퇴각 등 여러 가지 일들이 눈앞에 펼쳐지더라도 그것이 그의 마음을 어지럽히지 못하니, 어디에 간들 여유가 있지 않겠는가.
〈물건을 던져서 승패勝敗를 겨루는 던지기 놀이를 하는 경우에〉 별 가치가 없는 기왓장을 〈경품景品으로〉 걸고 던지는 경우에는 〈승부에 얽매이지 않으므로〉 아주 잘 던지고, 이보다 가치가 있는, 은銀이나 동銅으로 만든 혁대고리를 걸고 던지는 경우에는 마음이 약간 떨려 두려워하고, 황금을 걸고 던지는 경우에는 완전히 마음이 어두워져 혼란에 빠져 잘 맞추지 못한다.
〈그런 까닭은〉 기술은 같은데 놓치면 아깝다고 생각하는 집착심이 있게 되면 외물外物을 중시하여 거기에 마음을 빼앗기기 때문이다.
무릇 외물外物을 중시하는 경우에는 내면의 마음이 소홀하게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