夫
하며 伏於巖穴
은 靜也
요 夜行晝居
는 戒也
요 雖
이라도 은 定也
라
에 有邑焉
하니 名爲
이니 하며 하여 與而不求其報
하며 하며 이오 이로대 乃
이니 吾
는 願君
이 去國捐俗
하시고 與道
로 相輔而行
하소서
君其涉於江而浮於海하야 望之而不見其崖하며 愈往而不知其所窮이라
送君者는 皆自崖而反이어든 君은 自此로 遠矣시리이다
吾
는 願去君之累
하시며 除君之憂
하시고 而獨與道
로 遊於
하소서
할새 이어든 舟
에 雖有惼心之人
이라도 不怒
어니와 有一人
이 在其上
이면 則
호대 一呼而不聞
하며 再呼而不聞
커든 於是
에 三呼邪
면 則必以惡聲
으로 隨之
하리니 向也
에 不怒
코 而今也
에 怒
는 向也
에 虛
하고 而今也
에 實
일새니라
저잣거리 남쪽에 사는 초楚나라 사람 웅의료熊宜僚가 노魯나라 임금을 만나 뵈었는데 노魯나라 임금이 근심하는 기색을 띠고 있었다.
“임금께서 얼굴에 근심스러운 안색이 있는 것은 무슨 까닭입니까?”
“나는 옛날 성왕聖王들의 치도治道를 배우고 선대先代 임금들의 유업遺業을 닦아서 귀신鬼神을 공경하고 현자賢者를 존경하여 몸소 이런 도리를 실천하여 잠시도 선왕지도先王之道를 떠나서 안일하게 거처함이 없었는데도 걱정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습니다.
무릇 풍성한 털을 가진 여우와 아름다운 무늬의 가죽을 가진 표범이 산림山林 깊숙한 곳에 살며 암혈巖穴 속에 몸을 숨기고 있는 것은 고요함을 잘 지키는 것이고, 밤에 나돌아 다니고 낮에는 꼼짝 않고 가만히 있는 것은 경계하는 것이고, 비록 배고프고 목마르고 곤궁困窮하더라도 오히려 커다란 하천河川이나 넓은 호수 가에서 멀리 떨어져 먹을 것을 찾는 것은 안정安定을 지키는 태도입니다.
그런데도 그물이나 덫에 걸려 죽는 걱정을 면치 못하니 어찌 이들에게 무슨 죄가 있어서 그런 것이겠습니까.
다만 그들의 가죽이 재앙을 초래하는 것입니다.
지금 노魯나라야말로 바로 임금님의 가죽이 아니겠습니까.
저는 임금께서 임금이란 신분身分을 베어버리고 노魯나라라는 가죽을 내버려서 마음을 씻고 욕심을 버리고 아무도 없는 들에서 자유롭게 노니시기를 바랍니다.
남월南越에 어떤 고을이 있는데 이름을 덕德을 확립한 사람들의 나라라고 하는데, 그 백성들은 우직愚直하고 소박素朴하여 사욕私欲을 적게 하고 욕심을 줄여서 묵묵히 일할 줄만 알고 자기 몫으로 저장貯藏할 줄 모르며, 남에게 주기만 하고 그 보답을 바라지 아니하며 도리에 꼭 맞출 줄 모르며 예禮를 받들 줄도 모르고 미친 듯 제멋대로 행동하는데도 대도大道를 벗어나지 아니하여 삶을 즐길 만하고 죽음을 거두어 간직할 만하니 저는 임금께서 나라를 떠나 세속世俗을 버리시고 도道와 더불어 서로 도우면서 이 나라[建德之國]로 떠나가시기를 바랍니다.”
“그 도정道程은 멀고 험한데다 큰 강과 산이 가로 놓여 있는데 나에게는 배와 수레가 없으니 어찌하면 좋겠습니까?”
“임금께서는 겉으로 드러나는 오만함을 없애고 편안하게 살겠다는 집착을 없애서 그것을 임금님의 수레로 삼으시기 바랍니다.”
“저 도道는 깊고 멀어서 아무도 찾는 사람이 없으니 내 누구와 이웃이 될 수 있겠습니까?
또 나는 양식이 없고 먹을 것이 없으니 어떻게 저곳에 이를 수 있겠습니까?”
“임금께서 비용을 줄이시고 욕심을 적게 하면 비록 양식이 없어도 충분할 것입니다.
임금께서 강을 지나 바다에 떠가시면 멀리서 바라볼 때 그 끝이 보이지 않을 것이며 갈수록 다하는 곳을 알 수 없을 것입니다.
임금을 전송하는 이들은 모두 그 끝에서 되돌아오면 임금께서는 거기서부터 더 멀리 나아가실 것입니다.
그 때문에 인민을 자신의 소유로 삼아 다스리는 자는 얽매이고 다른 사람에게 부림을 당하는 자는 근심하게 됩니다.
그 때문에 요임금은 인민을 자신의 소유로 다스리려 하지 않았으며 다른 사람에게 부림을 당하지도 않았던 것입니다.
저는 임금께서 얽매인 것을 풀어버리고 근심하는 것을 제거해서 홀로 도道와 함께 아득한 대막의 나라[大莫之國]에서 노니시기를 바랍니다.
두 척의 배를 나란히 띄워 하수를 건너갈 때 빈 배가 와서 부딪치면 비록 속 좁은 사람이라 하더라도 노여워하지 않지만 그 위에 사람이 있으면 고성으로 배를 밀어라 당겨라 하고 소리를 지르는데 한 번 소리쳐서 듣지 못하고 두 번 소리쳐도 듣지 못하여 결국에 세 번 소리 지르게 되면 반드시 욕설이 따르게 될 것이니 지난번에는 노여워하지 않았다가 이번에는 노여워하는 까닭은 지난번에는 빈 배였고 이번에는 사람이 타고 있었기 때문입니다.
이처럼 사람이 자신을 비워서 세상에 노닐면 누가 해칠 수 있겠습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