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초에는 무無만 있었고 존재하는 것[有]이란 아무 것도 없었고 이름조차 없었다.
일一(未分化의 일一)이 여기서 생겨나 일一은 있었으나 아직 형체形體는 없었다.
이윽고 만물이 이 일一을 얻어서 생겨났는데 이것을 덕德이라 한다.
아직 형체가 정해지지 않은 상태 속에서 구분이 있기는 하지만 그러나 〈분명하게 보이는 큰〉 틈바구니는 없는 것, 이것을 명命(分化의 필연성必然性)이라 한다.
움직여서 만물을 낳는데 물物이 이루어져 결[理]이 나타나는 것, 이것을 형形(형체)이라 한다.
이 형체形體(육체)가 정신을 보유해서 각각 고유한 법칙성을 가지게 되는데 이것을 성性이라 한다.
성이 닦여져 덕德으로 돌아가면 덕이 처음과 같아짐에 이르게 될 것이니 같아지면 모든 것이 비게 되고, 비면 곧 대大가 될 것이니 새처럼 지저귀던 부리를 닫고 침묵할 것이다.
부리를 닫고 침묵하게 되면 천지와 합하여, 완전하게 합일이 이루어지면 마치 어리석은 사람 같고 어두운 사람 같으리니 이를 일러 현덕玄德이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