無爲也則用天下而有餘하고 有爲也則爲天下用而不足하나니
上
이 無爲也
어든 下 亦無爲也
하면 이니 下 與上
으로 同德則不臣
이니라
下 有爲也
어든 上
이 亦有爲也
하면 이니 上
이 與下
로 同道則不主
니라
대저 제왕의 덕德은 천지天地를 근본으로 삼고 도덕道德을 중심으로 삼고 무위無爲를 영원한 법칙으로 삼는다.
무위無爲하게 되면 천하 만민을 마음대로 부려서 넉넉하게 되고 유위有爲하게 되면 천하 만민을 위해 부림을 당하게 되어 부족하게 된다.
그 때문에 옛사람은 무위無爲를 중시했던 것이다.
윗사람이 무위한다고 해서 아랫사람 또한 무위하게 되면 이는 아랫사람이 윗사람과 덕德을 함께하는 것이니 아랫사람이 윗사람과 덕을 함께하면 신하 노릇을 할 수 없다.
아랫사람이 유위한다고 해서 윗사람 또한 유위하게 되면 이는 윗사람이 아랫사람과 도道를 함께하는 것이니 윗사람이 아랫사람과 도를 함께하면 군주 노릇을 할 수 없다.
윗사람은 반드시 무위해서 천하의 사람들을 부리고 아랫사람은 유위해서 천하를 위해 일하는 것, 이것이 바꿀 수 없는 도道이다.
그 때문에 옛날 왕으로 천하를 다스린 사람은 비록 천지天地를 다 망라할 정도의 지식을 가지고 있다 하더라도 스스로 생각하지 않았으며, 비록 만물을 두루 다 논할 정도의 말재주를 가지고 있다 하더라도 스스로 말하지 않았으며, 비록 사해 안의 모든 일을 맡아 처리할 능력을 가지고 있다 하더라도 스스로 일하지 않았다.
하늘이 스스로 낳지 않아도 만물이 저절로 화생化生하며 땅이 스스로 키워 주지 않아도 만물은 저절로 화육하며 제왕이 하는 일이 없어도 천하의 공업功業이 저절로 이루어진다.
그 때문에 말하길 “하늘보다 신묘한 것이 없고 땅보다 풍부한 것이 없고 제왕보다 위대한 것이 없다.”라고 하는 것이다.
그래서 이르길 “제왕의 덕德은 천지天地에 짝한다.”고 한 것이니 이것이 천지를 타고 만물을 몰아서 사람의 무리를 부리는 도道이다.